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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다혜의 방송사냥]보수 인사들의 '세월호 참사' 막말 릴레이, 국민이 뿔났다
작성 : 2014년 04월 23일(수) 09:37

지만원 망언/ 시스템클럽 캡처

[스포츠투데이 김다혜 기자]"시체장사에 한두 번 당해봤는가? 세월호 참사는 이를 위한 거대한 불쏘시개다."

사회발전시스템연구소장이자 대표적인 보수 논객인 지만원은 22일 자신이 운영하는 인터넷 사이트 '시스템클럽'에 '박근혜. 정신 바짝 차려야'란 제목의 글을 게재하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지만원은 "이번 세월호 사건을 맞이한 박근혜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안산과 서울을 연결하는 수도권 밴드에서 국가를 전복할 목적으로 획책할 '제2의 5·18반란'에 지금부터 빨리 손을 써야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제2의 5·18폭동, 이것이 반드시 일어날 것이라는 확신 하에 대통령은 단단히 대비해야 할 것"이라며 "만일 대통령이 이번에도 광주 5·18행사에 참석하면 우익 애국자들의 분노는 박근혜에 대한 싸늘함으로 전환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렇듯 세월호 희생자들을 비하하는 듯한 망언으로 지만원은 23일 오전 9시까지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올라 있었다.

한 네티즌은 "뭐 또 ×소리야. 좀 제발 입 다물고 도움 안 되면 가만히 있어라. 어린학생들 데려가지 말고 이런 쓰레기들부터 데려 가세요 좀"이라며 "그리고 이 상황에서 보수 정치인들은 한마음이 되서 위로하고 기도하는 게 맞지 않냐"라고 통렬히 비판했다.

보수 인사들 혹은 관련 인물들의 막말 릴레이는 지난 16일 오전 8시58분 안산 단원고등학교 학생 및 교사들을 태운 여객선 세월호가 전남 진도 관매도 부근 해상에서 침몰한 이후 계속되고 있어 국민의 공분을 사고 있다.

스타트를 끊은 것은 새누리당 정몽준 위원의 아들이었다. 정 의원의 아들은 지난 1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우리나라 국민들은 대통령이 가서 최대한 수색 노력하겠다는데도 소리 지르고 욕하고 국무총리한테 물세례 하잖아"라며 "국민 정서 자체가 굉장히 미개한데 대통령만 신적인 존재가 돼서 국민의 모든 니즈를 충족시키길 기대하는 게 말도 안 되는 거지"란 글을 올렸다.

이어 "국민이 모여서 국가가 되는 건데 국민이 미개하니까 국가도 미개한 것 아니겠냐"라고 덧붙였다.

이후 '미개'라는 표현은 논쟁의 화두가 됐다. 작곡가 김형석과 수많은 네티즌이 자신을 '미개인'으로 지칭하며 비아냥댔다. 특히 동양대 교수 진중권은 "저들이 사는 세상은 초 현실이다", "앞으로 미개인들에게 표를 구걸 말라" 등의 강력한 일침을 날렸다.
결국 정 의원은 지난 21일 공식적으로 "아들 교육을 잘못시켰다"고 국민들에게 사과하기에 이르렀다.

이어 권은희 새누리당 의원이 나섰다. 지난 2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세월호 실종자 가족 행세를 하며 정부를 욕하며 공무원들 뺨때리고 악을 쓰고 욕을 하며 선동하는 이들"이라며 "현장에 혼란과 불신, 극한 대립을 일으키는 전문 선동꾼은 누굴 위해 존재하는 사람들인지?"라는 글과 함께 동영상과 사진을 올리며 유가족 중 선동꾼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유가족들에게 명찰을 나눠주려고 하자 그거 못하게 막으려고 유가족인 척 하는 선동하는 여자의 동영상입니다. 그런데 위의 동영상의 여자가 밀양송전탑 반대 시위에도 똑같이 있네요"라고 전했다.

그러나 이 글에 나온 당사자들은 실제 실종자 가족인 것으로 밝혀졌으며 선동꾼이라고 함께 게시된 밀양송전탑 권모씨의 사진은 조작된 사진으로 드러났다. 논란이 커지자 권 의원은 "자세히 못 살펴 죄송하다"며 글을 삭제했지만, 결국 권은희 의원은 지난 22일 경찰조사를 명받았다.

보수 인사들의 막말 파문은 현재 세월호로 예민해진 온 나라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일부에서는 "이 상황이 오는 6월 4일에 있을 전국 동시 지방선거 결과에 영향을 주지 않을까"란 조심스러운 예측이 쏟아지고 있다. 그러나 세월호 참사가 사회적 부패를 개선하려는 수단이 되어야지 정치권력을 잡기 위한 도구로 교묘히 사용돼서는 안 될 것이다.

23일 오후 1시 기준으로 사망자는 150명, 실종자 152명은 생사조차 알 수 없는 상태다. 보수 인사들은 가족들을 잃은 피해자들에게 최소한의 인간적 도리와 예의를 갖추길 바란다. 정치색을 떠나 우리 모두, 수많은 국민들이 고통스럽게 죽어 가는데 아무 도움도 주지 못한 죄인들이지 않는가.

김다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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