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오대진 기자]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의 외국인 타자 펠릭스 피에(29)가 지난 20일 대전 LG전에서 올 시즌 첫 홈런을 쏘아 올렸다. 피에의 홈런에 한화 팬들은 지난 1999시즌 한화의 창단 첫 우승을 이끈 제이 데이비스를 떠올렸다.
호타준족형 타자인 피에는 올 시즌 입단 전부터 한화에서 지난 1999년부터 2006년까지(2003년 제외) 7시즌 동안 총 836경기에 출전해 타율 3할1푼3리 167홈런 591타점 108도루로 맹활약했던 데이비스와 비교되곤 했다.
올 시즌 피에가 20일까지 기록한 성적은 데이비스를 떠올리기에 충분하다. 총 18경기에 나선 피에는 타율 3할2푼8리(67타수 22안타) 1홈런 14타점 7득점 1도루 출루율 3할9푼7리 장타율 4할6푼3리로 활약 중이다.
피에와 데이비스는 성적 외적인 면에서도 많은 부분 닮아 있다. 두 선수 모두 중견수로 수비 위치가 같고, 타격폼 또한 비슷하다. 여기에 어디로 튈지 모르는 성격과 기행마저 닮았다. 피에는 지난 8일 마산 NC전 경기 중 덕아웃에서 주문을 외는 듯한 모습으로 야구팬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했다.
한화 이글스의 펠릭스 피에(가운데)와 정근우(오른쪽)/ 한화 제공
20일 경기는 피에에게서 데이비스를 떠올리는 데 더없이 좋은 경기였다. 피에는 20일 경기 전까지 올 시즌 17경기에 나서 홈런을 터뜨리지 못했다. 그리고 이날 올 시즌 18경기, 77타석 만에 첫 홈런을 터뜨렸다.
한화 팬들에게 이날 최고의 하이라이트는 피에가 홈런을 치고 3루 베이스를 도는 장면이었다. 피에가 3루 베이스에 근접하자 3루 주루코치인 이종범 코치는 피에를 향해 거수경례를 했다. 이에 피에도 똑같이 거수경례로 화답했고, 이 모습에 한화 팬들은 열렬한 환호를 보냈다.
피에의 거수경례 세리머니에 한화 팬들은 데이비스의 향기를 느낄 수 있었다. 거수경례 세리머니는 데이비스가 한화에서 활약하던 시절 즐겨했던 세리머니다.
이처럼 피에는 한화에 자연스럽게 스며들며 벌써부터 한화 팬들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다. 이미 여러 차례 선보인 정근우와의 파이팅 넘치는 세리머니도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올 시즌 전 한화 김응용 감독도 "피에는 발도 빠르고 수비 범위가 넓어 활용의 폭이 클 것"이라고 말하며 피에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친 바 있다.
피에는 이러한 팬들과 김 감독의 기대에 열정 넘치는 에너지와 실력으로 답하고 있다. 데이비스를 넘어서는 피에의 올 시즌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오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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