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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男배구 감독 "모로즈, 대표팀 오려면 한국 떠나라"
작성 : 2016년 01월 15일(금) 22:45

모로즈

"돈인지 배구인지 선택하라"

러시아 남자배구 대표팀의 블라디미르 알레크노 감독이 파벨 모로즈(대한항공)의 대표팀 복귀 조건으로 한국을 떠날 것을 요구했다.

러시아는 최근 독일에서 열린 리우 올림픽 유럽지역 예선에서 프랑스를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전력 손실이 있는 상황에서 거둔 성과라 더욱 의미가 컸다. 세계 최고의 센터로 꼽히는 드미트리 무셜스키가 개인 사정을 이유로, 라이트 공격수 모로즈가 대한항공 입단으로 대표팀에 합류하지 못했지만 우승을 차지하며 1위에게만 주어지는 리우행 티켓을 손에 넣었다.

올림픽 진출을 확정지은 러시아는 이제 무셜스키와 모로즈의 대표팀 복귀를 논의하고 있다. 알레크노 감독은 14일(현지시간) 러시아 스포츠매체 스포츠 익스프레스와의 인터뷰에서 두 선수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먼저 무셜스키에 대해서는 "최근 경기에 출전하지 않았다. 기다려야 한다"며 "무셜스키와 이야기를 나눌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모로즈의 대표팀 복귀에 대한 생각도 전했다. 알레크노 감독은 "만약 모로즈가 러시아 대표팀에서 뛰기를 원한다면 스스로 실력을 증명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아니다"고 말했다.

알레크노 감독은 "한국 리그는 러시아 리그보다 약하다"면서 "최근 리우 올림픽 유럽지역 예선에서 그로저(삼성화재)의 모습을 봤다. 그로저는 약한 리그에서 뛰기 때문에 좋은 플레이를 하지 못했다"고 V리그의 수준을 혹평했다. 이어 "모로즈는 돈인지 배구인지 선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표팀에 복귀하기 위해서는 한국을 떠나야 한다는 뜻이다.

알레크노 감독의 말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먼저 러시아 리그의 수준이 V리그보다 높은 것은 사실이다. 러시아 리그는 이탈리아와 함께 세계에서 가장 강한 리그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세계적인 선수들이 우글우글하다. 반면 V리그의 수준은 아직 러시아 리그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

하지만 러시아 리그의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고 해서 V리그의 절대적인 수준이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현재 V리그에서 활약하는 시몬(OK저축은행)과 그로저, 모로즈, 오레올(현대캐피탈), 얀 스토크(한국전력), 네멕 마틴(KB손해보험) 등은 모두 세계적인 명성을 갖춘 선수들이다. 심지어 시즌 도중 한국을 떠난 산체스(쿠바)와 군다스(헝가리)도 해외에서는 거물급 선수로 꼽힌다. 또한 가빈(캐나다)과 앤더슨(미국)은 모두 한국에서 경험을 쌓은 뒤 현재 자국 국가대표팀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알레크노 감독의 편견이 아쉬운 이유다.

한편 V리그는 2016-2017시즌부터 남자부에서도 트라이아웃제도를 통해 외국인선수를 선발할 예정이다. 모로즈 역시 이번 시즌을 마지막으로 V리그를 떠나야 하는 상황이다.


이상필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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