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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퍼즐] 송효경이 만난 윤동식…격투기와 울고 웃은 진정한 상남자
작성 : 2016년 01월 05일(화) 09:42

윤동식 / 사진=스포츠투데이 DB

[스포츠투데이 송효경 칼럼]2015년은 한국 격투기 있어 기억에 남을 만한 해였다. ROAD FC는 일본과 중국을 발판으로 세계 시장에 진출해 본격적인 '글로벌화'를 선언했다. 몇몇 뛰어난 선수들은 억대연봉 대열에 올랐으며 이들을 바라보고 성장하는 루키 파이터들이 대거 배출됐다.

일본 격투기에서도 의미 있는 움직임이 있었다. 일본 격투기 단체 라이진이 출범했으며, '60억분의 1의 사나이'로 불리던 효도르 에밀리아넨코(러시아)가 약 3년 6개월여 만에 종합격투기에 복귀했다. 아직 과거의 성세와 비교하기에는 이르지만 의미 있는 한 걸음이라고 할 수 있다.

한때 일본 격투기는 세계 격투기의 중심지였다. 10년 전만 해도 효도르를 비롯해 크로캅, 마크 헌트, 노게이라 등 세계를 주름잡았던 파이터들이 모두 일본에서 활동했다. 한국에서도 유도, 레슬링, 씨름 등 각 종목을 주름잡았던 선수들이 일본 격투계에 진출했다. 한국선수 최초로 최무배가 프라이드FC에서 활동했고, 곧 이어 유도 국가대표 출신 윤동식도 프라이드FC에 진출했다.

당시 격투기 팬들은 이들의 활약과 경기에 울고 웃었다. 비록 최근엔 전성기가 지나 과거와 같은 기량을 보여주지는 못하지만, 우리들에게 '격투기'라는 꿈을 꾸게 해주고, 가슴을 벅차게 했던 기억은 절대 잊어서는 안 된다. 이들이 없었다면 지금의 한국 격투기 또한 없을 것이다.


오늘은 한국 유도계의 간판스타이자, 종합격투기 선수인 윤동식에 대해 이야기 하고자 한다. 윤동식은 유도에서 47연승이라는 놀라운 기록을 보유했을 정도로 뛰어난 선수다. 국내는 물론 세계 유도계가 주목한 선수였다. 그러나 특정 대학 출신이 아니라는 이유로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불이익을 당했던 아픔이 있었다.

종합격투기 경력 역시 파란만장했다. 2005년 프라이드에 진출한 이후 4연패를 당하며 팬들의 비난을 받았지만, 이후 '암바 대마왕'이라는 별명을 얻으며 무수한 선수들을 꺾었다. 최근에는 ROAD FC에서 활약하며 종합격투기 선수 생활을 이어오고 있다.

다음은 윤동식과의 일문일답이다.

윤동식 / 사진=스포츠투데이 DB


"안녕하세요. 유도가이자 현재는 격투기 선수인 윤동식입니다."

Q. 윤동식은 어떤 사람인가?
A. 30년 이상 엘리트체육인으로 살아오면서 시간과 룰을 지키는 것에 익숙해졌다. 그러다보니 게으른 것을 싫어하는 단순한 사람이 됐다. 또한 '상남자'가 되고 싶은 남자다.

Q. 전성기와 비교할 때 지금의 기량은 어떤가?
A. 얼마 전부터 부상이 조금씩 늘어나기 시작했다. 이제 격투기하고 곧 이별을 준비해야 할 것 같아 슬프다.

Q. 성장이 멈춰 슬럼프에 빠진 적도 있었을 것 같다.
A. 늘 노력한 만큼 성과가 나왔던 것 같다. 훈련을 소홀하게 했던 때는 거의 졌던 것 같다.

Q. 유도 격투가가 되지 않았더라면 어떤 삶을 살았을까?
A. 또 다른 운동 분야에서 활동했을 것 같다. 골프나 축구, 야구 같은 종목의 선수로. 결국 유도 선수가 아니더라도 다른 운동선수의 삶을 살고 있었을 것 같다.

Q. 최근의 고민은?
A. 부상이 잦아지는 것이 고민이다. 자연히 은퇴시기에 대한 고민도 하게 된다.

사진=송효경 제공


Q. 지금 당장 하고 싶은 일은?
A. 초등학교 때부터 운동만 하고 살았다. 유도선수로 활약할 때 많은 나라에서 경기를 했고, 메달도 땄었다. 특히 유럽에서 하는 대회에서는 거의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것 같다. 하지만 그 당시에는 경기가 끝나면 곧바로 귀국해야 했기 때문에 그 나라들을 둘러볼 기회가 없었다. 당시를 회상하며 유럽 여행을 하고 싶다.

Q. 결혼하고 싶은 생각은?
A. 있다. 요즘은 100세 시대라고 하지 않나? 이제 겨우 40대 초반이니 슬슬 생각해볼 것이다.

Q. 최근 KBS2 예능프로그램 '우리동네 예체능' 유도편이 인기를 얻고 있다. 유도선수로서 감회가 남다를 것 같다.
A. 그렇다. 손가락 부상만 없었다면 나 역시 출연해서 유도 홍보에 일조하고 싶었다.

Q. 윤동식이 생각하는 유도의 매력은?
A. 예의를 중시하는 유도의 정신이다. 또한 격렬한 시합 도중 도복 사이로 보이는 복근도 매력이 아닐까 싶다

Q. 그렇다면 격투기의 매력은?
A. 두려움을 모르는 남자의 강인함을 표출할 수 있다. 남자라면 누구나 도전하고 싶은 로망이 아닐까?

Q. 나에게 유도란? 또 격투기란?
A. 유도는 애증이라면 격투기는 사랑이다.

내가 만나 본 윤동식은 혼자 수영하기를 좋아하고 좋은 사람들과 어울리기를 즐겨하는 남자였다. 30년 동안 운동을 하며 매일같이 치열한 전투를 벌이면서도, 자신의 정체성과 목표를 잊지 않고 세계 강자들과 맞섰던 사람. '위버멘쉬'같은 사람이 바로 윤동식이다.

윤동식은 "내 삶에 위대한 것이 있다면 그것은 목적이 아니라 과정이었다"고 말했다. 윤동식의 격투인생은 지금의 현실에 안주하지 말고 한계를 극복하는 삶이야말로 진정으로 자신의 가치를 높이는 지름길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내 안의 능력은 아무도 모를 일이다. 지금의 내가 무기력하더라도 윤동식처럼 굳은 의지와 용기로 꿈과 희망을 가진다면 병신년 새해가 더 의미 있는 1년이 되지 않을까

윤동식 / 사진=송효경 제공




스포츠투데이 송효경 칼럼니스트
ROAD FC 소속 이종격투기 선수, 2012년 전국 YMCA 보디빌딩 1위 입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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