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오대진 기자]지난해 8위로 체면을 구긴 KIA 타이거즈가 올 시즌 새 구장 광주-KIA 챔피언스필드 개장과 함께 도약을 꿈꾸고 있다. 그 중심엔 타선을 이끌고 있는 메이저리그 출신 외국인 타자 브렛 필이 있다.
KIA는 지난 겨울 에이스 윤석민(볼티모어 오리올스)과 부동의 1번타자 이용규(한화 이글스)를 내보내며 극심한 전력 누수를 경험했다.
그러나 올 시즌 초반 6승8패를 기록하며 의외로 선전하고 있다. 양현종과 이대형이 윤석민과 이용규의 공백을 완벽히 메우고 있고, 새롭게 가세한 필이 홈런 부문 공동 2위에 오르는 등 눈부신 활약을 보이고 있다.
'필' 받은 브렛 필
필의 영입 당시 국내에선 선구안이 좋은 중장거리형 타자라는 의견이 많았다. 메이저리그에서는 이렇다 할 활약을 펼치지 못했지만, 트리플A에서 20개 전후의 홈런과 100타점 내외를 기록하며 괜찮은 파워와 꾸준한 타점 능력을 선보였기 때문이다.
KIA 팬들은 필에게 2001년 타율 3할1푼 150안타 26홈런 107타점 46볼넷을 기록한 트레이시 산토스와 비슷한 성적을 기대했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필의 기세가 놀랍기만 하다. 기대했던 타격 능력과(타율 3할7푼8리) 훌륭한 선구안(출루율 4할4푼)을 보임과 동시에 기대를 뛰어넘는 파워(4홈런·공동2위)까지 과시, 코칭스태프와 팬들을 흡족하게 하고 있다.
현재 필은 홈런왕 레이스에 합류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상태다. 14일까지 12경기에서 45타수 17안타(공동4위) 타율 3할7푼8리(6위) 4홈런(공동2위) 9타점 11득점 출루율 4할4푼 장타율 6할8푼9리(4위)를 기록 중이다.
KIA 타이거즈의 브렛 필(왼쪽에서 3번째)/ KIA 제공
필이 가세한 KIA 타선
각성한 이대형과 함께 필은 KIA 타선을 이끌며 코칭스태프들의 두터운 신임을 얻고 있다. 1번타자 이대형은 58타수 20안타(1위) 타율 3할4푼5리 출루율 4할1푼5리를 기록하며 KIA에서 제2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그러나 2번타자 김주찬(타율 2할6푼2리)과 4번타자 나지완(타율 2할)이 동반 부진에 빠져 있어 좀처럼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장타에 있어서도 아쉬움이 남는다. 필이 팀 홈런 8개 중 절반인 4개를 혼자 터뜨리고 있어 상대 투수들의 필에 대한 집중견제가 더욱 심해질 전망이다.
KIA 타이거즈의 브렛 필(오른쪽)/ KIA 제공
필의 2014 시즌
필은 타 팀에 합류한 외인타자들과 달리 불리한 점을 안고 있다. 바로 출장 경기 수의 제약이다.
KIA는 올 시즌에 앞서 팀의 마무리 투수로 하이로 어센시오를 영입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의 규정상 외국인 선수는 한 경기에 2명만 출전할 수 있다. 때문에 또다른 외국인 투수인 데니스 홀튼이 선발로 등판할 경우 필은 경기 출전에 제약을 받게 된다.
실제로 필은 KIA가 14일까지 치른 총 14경기 중 홀튼이 선발로 나선 2경기에서 결장하며 12경기에 나섰다. 시즌이 거듭될수록 필의 결장 경기는 늘어날 전망이다. 물론 어센시오 대신에 필이 출전할 수도 있지만 KIA 불펜 사정을 감안하면 타자보다는 투수를 남겨놓는 상황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올 시즌에 앞서 KIA의 중심타선은 김상현의 이적(SK 와이번스)과 최희섭의 부상으로 물음표를 달고 있었다. 현재까지는 필이 그 공백을 깔끔하게 메우고 있는 가운데, 이러한 활약이 남은 시즌에도 지속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오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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