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이채민 기자]데이빗 핀처 감독이 IT기업 애플의 창업자 스티브 잡스 전기를 소재로 한 영화에서 하차했다.
미국 연예매체 할리우드 리포터는 14일 오후(현지시간) "데이빗 핀처 감독이 소니 픽처스와 이견을 보여 영화에서 하차하기로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핀처 감독은 제작비 1000만 달러(약 104억)와 영화 마케팅에 자신의 의견이 반영되길 요구했다. 하지만 소니 픽처스는 이를 무리한 요구로 여기고 받아들이지 않았다.
소니 픽처스는 지난 2012년 개봉한 영화 '밀레니엄: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의 마케팅에 핀처 감독의 의견을 적극 반영했다가 불필요하게 많은 돈이 투입된 선례를 들어 그의 요구를 수용하지 않았다. 이는 결국 감독의 하차로 이어졌다.
핀처 감독의 하차 소식을 전해들은 영화 팬들은 큰 아쉬움을 표하고 있다. 핀처 감독과 시나리오 작가 아론 소킨의 호흡을 기대했기 때문이다.
두 사람은 지난 2010년 개봉한 영화 '소셜 네트워크'에서 환상적인 호흡을 선보였다. 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주커버그를 다룬 영화는 감각적인 연출과 탄탄한 시나리오로 흥행에 성공했다. 소킨은 이 영화로 제8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각색상을 수상했다.
두 사람의 조합이 더욱 관심을 모았던 이유는 지난해 스티브 잡스를 소재로 한 영화가 개봉했으나 흥행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잡스'(감독 조슈아 마이클 스턴)는 주인공을 맡은 할리우드 대표 스타 애쉬튼 커쳐가 생전 잡스의 모습과 높은 싱크로율을 보여 화제가 됐으나 좋은 성적을 기록하지 못했다. 때문에 소킨 작가의 합류가 결정된 후 두 사람이 함께 그려내는 스티브 잡스의 이야기에 많은 기대가 몰렸다.
핀처 감독의 하차로 영화는 위기를 맞았다. 영화 관계자는 핀처 감독과 소니가 다시 협상한 뒤 준비를 계속할 수 있지만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핀처 감독은 '세븐'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소셜 네트워크' '밀레니어: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 등 다수의 작품으로 실력을 인정받은 거장이다.
이채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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