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최성근 기자]전지현이 빠진 영화 '엽기적인 그녀'를 상상할 수 있을까. 앙코가 있어야 찐빵이 제맛을 낸다는 말이 있듯, 잘 다듬어진 캐릭터는 게임의 재미를 배가시켜준다. 게임업계도 이를 간파하고 일찍부터 캐릭터 개발에 골몰해왔다. 주목할 점은 게임 산업이 남성 중심적으로 발전해온 덕분에(?) 여성 캐릭터들의 진화가 두드러졌다는 것. 2015년 온라인 및 모바일 게임계를 빛낸 여성 캐릭터들을 살펴봤다.


미소녀 및 섹시 콘셉트를 앞세운 게 일반적이다. 대표적인 게임은 격투 대전 게임 데드오어얼라이브다. 올해 초 공개된 여성 신 캐릭터 '호노카'는 18살의 여고생이지만 청순함과 함께 섹시함을 전면에 내세웠다. 옅은 핑크색 머리에 교복 차림으로 남성들의 보호 본능을 불러일으키는 캐릭터다. 하지만 여리여리해 보인다고 얕봤다가는 큰 코 다친다. 트레이드마크인 해골 무늬의 장갑은 그녀의 야성을 상징한다. 데드오어얼라이브는 호노카 외에도 마리 로즈, 카스미, 아야네, 코코로 등의 캐릭터를 통해 섹시함을 '대놓고' 내세우고 있다.


미모의 여성캐릭터들이 구름처럼 등장해 남심을 저격하기도 한다. 모바일 레이싱 게임 '드리프트걸즈'는 꿈의 스포츠카로 질주하는 레이싱 게임이다. 단순히 달리는 재미에 더해 아찔한 미모를 자랑하는 히로인들과 데이트까지 즐기는 파격 콘텐트로 남성 이용자들의 재미를 더하고 있다. 여성 캐릭터들이 워낙 많다보니 게이머들은 가장 마음에 드는 여성을 고르는 것도 일이라고 불만 아닌 불만을 털어놓는다.

게임 속 여성 캐릭터는 전통적인 성역할에 묶여있지 않다. 강인한 여전사 캐릭터도 게이머들의 이목을 사로잡는다. 오버워치의 신규 캐릭터로 공개한 디바는 특수부대 여전사. 프로게이머 출신으로 조국의 안보를 지키기 위해 군인으로 활약하며 전 인류의 사랑을 한 몸에 받는 한국 출신의 프로게이머 겸 로봇 조종사다. 앳된 얼굴과 묵직한 총이 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다.


모바일 RPG '데스티니 차일드'의 두 번째 캐릭터 '리자'도 강인한 여성을 표방하며 흥행몰이를 하고 있다. 긴 금발과 시원시원한 눈망울이 매력적이지만 오른팔에 찬 '증오'를 상징하는 완장이 그가 전투 캐릭터임을 알려주고 있다.


모바일 길드전투 RPG ‘길드오브아너’의 신규 부대원 '제시'와 '웬디'는 화려한 외모와 강한 여전사의 이미지를 함께 표현했다. '제시'는 강인한 여성 전사다. 원거리형 부대원으로 창을 주 무기로 활용해 적에게 큰 피해를 입힌다. '웬디'는 회복형 부대원으로 치유 캐릭터다. 마법 공격력으로 아군의 생명력을 회복시키고 상태이상을 해제하는 능력을 지닌다.


실제 유명 연예인이 게임 속 캐릭터로 재탄생되기도 한다. 서든어택은 가수 아이유와 영화배우 박보영, 치어리더 박기량 등을 캐릭터로 내세웠다. 게이머와 연예인 모두 만족한다. 아이유는 게임 속 자신의 캐릭터에 대해 "실제 저보다 더 다리도 길게 만들어주시고 얼굴도 작게 만들어주셔서 감사하다. 캐릭터 음성 녹음은 이번이 두 번째라 처음 했을 때보단 익숙해서 편안하게 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 연예인에 한정되지 않는다. 중화권 톱배우 '안젤라베이비'는 웹게임 '운중가'의 실사 캐릭터로 등장한다. '운중가'는 소설이 원작인 TV드라마로 '안젤라베이비'는 어린 나이에 황제에 오른 '한소제'를 사랑한 비운의 여인 '운가' 역을 맡아 큰 인기를 얻었다. 안젤라베이비는 인형 같은 미모로 중국의 런닝맨에서 송지효 역할을 맡았고, 최근에는 한화 360억원에 해당하는 초호화 결혼식을 올리면서 유명세를 탔다.

깨물어 주고 싶은 캐릭터도 있다. 모바일게임 '포켓 메이플스토리 for Kakao'의 신규 캐릭터 '메르세데스'는 귀여운 이미지로 사랑받고 있다. 귀여운 외모를 갖고 있다고 막 대하면 곤란하다. 직위는 엘프 종족의 왕이다. 아름다운 외모에 강한 공격력과 민첩함을 갖춘 메르세데스는 가장 날렵한 기술을 갖춘 최고의 궁수로 등장한다.


최성근 기자 game@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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