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송효경 칼럼] 나는 멋진 인생을 살고 싶다.
항상 자신감이 넘쳤던 20대의 나이에는 내 주변의 모든 사람들이 소중하다 생각했다. 내 시간을 남에게 배려하고 양보하면서 스스로 '착한사람'이라는 최면을 걸면서 살았던 것 같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곤욕스럽고 억울한 일을 마주할 때마다 '다 내 탓이다'고 자책했다. 내가 못나서 벌어진 일이라고 생각하면서 늘 상대를 먼저 생각했다. 부정적인 생각보다는 긍정적인 마음으로 세상을 살아가는 것이 행복의 길이라 믿었다.
하지만 사랑하는 사람의 아이를 낳고 책임감을 다할 수 없었던 나의 인생에서, 한 아이의 엄마이지만 내 마음대로 아이를 품을 수 없었던 서러움 속에서 긍정의 힘 따위는 존재하지 않았다. 죽을 수 없기에 마지못해 살았고, 뭐라도 하지 않으면 미칠 것 같은 마음에 정신없이 살았다.
다른 사람들을 위해 쏟아 부었던 에너지를 나에게 쏟으니 많은 것들이 변했다. 인생의 낙오자 같았던 내 삶 속에 행복이 찾아온 것 같았다. 계속 발전하는 모습을 보면서 소소한 기쁨까지 느끼게 됐다. 격투기를 통해서 꿈이 생겼고, 살아가는 이유를 찾게 됐다. 특히 ROAD FC 무대에서 첫 승을 했을 때의 벅찬 감동은 내 아픔을 달래주는 선물과도 같았다.
요즘은 운동을 통해 목표를 추구하면서 사는 것이 재미있고 신난다. 꿈을 꾸는 과정은 오늘을 살게 하는 이유다. 더 발전된 내일을 꿈꾸며 나는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성장을 하고 있다.
누군가는 내게 '꿈만 꾸며 살아가느냐!'며 호되게 꾸짖기도 했다. 나도 꿈만으로는 살아갈 수 없는 것이 현실이라는 것을 안다. 하지만 자신이 가장 즐거워하는 일에 미치다 보면 세상에 결코 이루지 못할 일은 없다고 믿고 싶다.
내가 소속된 ROAD FC 역시 나와 많이 닮았다. 글로벌 진출이라는 꿈을 바라본 끝에 그 결실을 맺고 있다. 지난 7월 일본에서 첫 해외 대회를 열었고, 오는 27일에는 중국 대회를 앞두고 있다. 또한 중국 기업 샤오미(XIAOMI)가 메인스폰서로 나섰고, UFC와 차별화를 둔 새로운 룰이 도입됐다.
선수들이 꿈꿀 수 있는 여건도 마련되고 있다. '억대연봉'을 받는 선수들이 늘어나고 있다. 내가 쏟은 시간과 열정을 물질적으로 보상받을 수 있다는 것이 참으로 좋은 일이다. 이는 격투 선수로써 자부심을 갖게 하고, 더 열심히 할 수 있는 동기부여가 된다.
나 역시 마찬가지다.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은 나의 가치를 판단하는 수단이다. 어느 곳에서든 자신의 능력은 곧 연봉과 관련이 있고, 스포츠 세계에서도 스타성과 실력을 겸비한 선수는 많은 연봉을 받는다. 이것이 현실이다. 더 많은 연봉을 받기 위해 오늘도, 내일도 노력할 것이다.
열심히 달려온 지난 시간을 생각해보면, 그동안 흘린 노력에 대한 결실이 참으로 많은 열매를 맺었다. 분주했던 격투계에서도 2015년의 유종의 미를 거두고자 이곳저곳에서 많은 이벤트가 열리고 있다. UFC는 조제알도 VS 맥그리거, 와이드먼 VS 락홀드 두 체급의 타이틀전이 열렸다. 연말에는 라이진, ROAD FC에서 각각 헤비급, 무제한급 토너먼트 이벤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특히 ROAD FC는 오는 26일 중국 상해 동방체육관에서 '큰놈들이 온다'는 타이틀로 무제한급 8강 토너먼트를 진행한다. 지난 7월 열린 일본 대회에 이어, 두 번째로 해외에서 열리는 대회다. 많은 이들이 열심히 준비한 만큼, 멋진 대회로 기억됐으면 좋겠다.
개인적으로는 최무배와 마이티 모의 재대결과 중국 기자회견에서 육중한 몸으로 거친 몸싸움을 했던 김재훈과 아오르꺼러의 경기가 특히 기대된다. 물론 명현만, 최홍만 선수도 많이 준비를 했다고 들어, 케이지 위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 지 기대된다.
나와 닮은 ROAD FC가 영원히 멋진 모습으로 기억되기를 진심으로 응원한다.
스포츠투데이 송효경 칼럼니스트
ROAD FC 소속 이종격투기 선수, 2012년 전국 YMCA 보디빌딩 1위 입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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