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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준형을 깨운 신영철 감독의 한 마디
작성 : 2015년 12월 14일(월) 21:57

권준형 / 사진=한국전력 배구단 제공

[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드디어 권준형이 제 궤도를 찾았다.

한국전력은 14일 오후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5-2016 V리그 남자부 우리카드와의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0(25-22 25-18 25-22)으로 승리했다. 길었던 4연패에서 벗어난 한국전력은 8승9패(승점 24)를 기록하며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한국전력에게는 의미가 있는 승리였다. 연패 탈출도 연패 탈출이지만 드디어 세터 권준형이 안정을 찾았다. 서재덕-오재성이라는 안정적인 리시브 라인에 얀 스토크-전광인이라는 공격수를 갖춘 한국전력은 세터만 안정된다면 어느 팀과 붙어도 만만치 않은 팀이다. 우리카드와의 경기에서도 이를 증명했다.


누구보다 이러한 점을 잘 알고 있는 권준형의 마음고생도 심했다. 권준형은 "지난해 한국전력에 오고 4연패까지는 안했다. 그런데 올해 4연패를 하니 힘들었다"고 그동안의 마음고생을 털어놨다.

궁지에 몰린 권준형을 깨운 것은 "도망갈 곳이 있느냐?"는 신영철 감독의 한 마디였다. 권준형은 "감독님이 연패를 하는 동안 침체돼 있는 것을 보고는 '도망갈 곳은 배구를 그만두는 것 밖에 없다'고 한 것이 가슴에 와 닿았다"면서 "도망갈 곳이 없으니 잘하든 못하든 일단 해보자는 마음이 컸던 것 같다"고 달라진 모습의 이유를 설명했다.

"나도 내 실력을 잘 안다"고 말한 권준형은 "(그동안) 공격수가 힘들게 때리는 볼이 많았다. 그러다보니 득점도 못하고 블로킹에도 많이 걸렸다"면서 "오늘은 (서)재덕이와 (오)재성이가 리시브를 잘해줬다. 어제 재덕이에게 도와달라고 이야기를 했는데 재덕이가 들떠 있을 때마다 가라앉혀줬다. 코트 안에서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신영철 감독의 질책이 서운하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감독님이 세터 출신이다. 저한테 많은 이야기를 한다. 감독님이 현역 때 잘하셨는데 저는 그 만큼 안 되기 때문에 감독님이 더 많이 이야기해주셔야 잘할 수 있다"고 의연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권준형은 마지막으로 "연패 기간 동안 답답해 혼자 체육관에서 미친 듯이 뛰어다니고 소리도 지르고 공도 던지고 그랬는데 답답함이 조금 풀렸다"면서 "원래는 혼자 꿍하는 성격이었는데 소리를 지르니 좀 낫다. 이제 그렇게 해보려고 한다"고 웃었다.


이상필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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