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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프랑켄슈타인' 괴물이 이렇게 쫄깃할 줄이야(리뷰)
작성 : 2015년 12월 09일(수) 13:31

뮤지컬 프랑켄슈타인 공연 사진 / 사진=충무아트홀 제공


[스포츠투데이 박보라 기자]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해외 라이선스 뮤지컬이 한국 뮤지컬계를 장악하며 창작 뮤지컬의 존재감이 위태롭다는 조심스러운 걱정이 튀어나왔다. 여기에 한국 창작 뮤지컬의 수준을 논하는 말들도 심상치 않았다. 특히나 대표적인 대형 창작 뮤지컬은 손에 꼽을 정도였다.

지난해 초연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2015년 다시 돌아온 뮤지컬 '프랑켄슈타인'은 이런 지적 사이에서 보란듯 '한국 창작 뮤지컬'의 대표작으로 우뚝 솟았다. 영국 천재 여성작가 메리 셸리의 소설 '프랑켄슈타인'을 원작으로 한 '프랑켄슈타인'은 한국 뿐 아니라 전 세계를 상대로 독특하고 세련된 예술 작품으로 탄생했다.

19세기 유럽 나폴레옹 전쟁 당시를 배경으로 스위스 제네바 출신 과학자 빅터 프랑켄슈타인이 '죽지 않는 군인'을 만들기 위해 연구를 진행하면서 신체접합술의 뛰어난 앙리 뒤프레를 만난다. 연구실은 폐쇄됐지만 프랑켄슈타인 성에서 실험을 계속하던 두 사람은, 예상치 못한 사건을 겪고 결국 빅터가 창조물을 탄생시키며 실험에 성공한다. 이후 빅터의 창조물은 세상의 가장 어두운 곳을 경험한 뒤 자신을 만든 빅터 앞에 나타난다.

뮤지컬 프랑켄슈타인 공연 사진 / 사진=충무아트홀 제공


무채색, 온기라고는 찾아 볼 수 없는 무대는 작품 속 빅터와 앙리 그리고 창조주와 창조물의 관계에 주목한다. 빅터가 가지고 있던 과거는 결국 평생 그를 괴롭히는 트라우마가 되어 '죽지 않는 군인' 그리고 창조된 피조물에 대한 집착을 드러낸다. 창조주와 창조물의 관계, 애증의 복수는 인간의 이기심과 생명의 본질에 주목했다. 신이 되려 했던 인간, '교만한 창조주'는 끝일 것 같았던 실험에서 크게 잘못 된 무언가를 깨달으며 그제야 한계를 깨닫는다. 또 태어나자마자 자신을 만들어준 인간에게 버림받으며 축복받지 못한 탄생으로 발걸음을 내딛은 창조물은 세상 속 가장 밑바닥을 경험하며 인간의 추악함과 배신을 거스름 없이 보여준다.

'프랑켄슈타인'은 빅터가 왜 '죽은 인간에게 숨을 불어 넣었는가' 그리고 결국 그의 손에서 탄생한 창조물이 '왜 인간들에게 증오라는 감정을 가졌는가'에 집중하기 위해 상당히 친절한 스토리를 이어나간다. 전자의 질문을 위해 빅터의 어린 시절 '유령'의 이야기는 관객들의 감수성을 자극하며 안쓰러움을 자아낸다. 또 후자의 질문에는 화려하지만 잔인하게 펼쳐지는 격투장의 이야기가 자극적이게 펼쳐진다. 마치 엘렌과 줄리아, 까뜨린느의 이야기는 빅터와 앙리 그리고 창조물 사이의 날카로운 줄다리기를 흥겹게 지켜보고 있는 심판과 같다.

무엇보다 '프랑켄슈타인'의 묘미는 1인2역의 색다른 반전일 것이다. 창조물이 인간 세상에 나온 후 겪게 되는 첫 세상인 격투장은 창조물이 인간을 향한 '애증'의 원천적인 감정이다. 불과 방금 전까지 빅터였던, 엘렌이었던, 줄리아였던 배우들은 180도 다른 의상과 캐릭터로 뒤바꿈해 완벽히 다른 극을 이어나간다.

쉽사리 다가가기 어려운 소재와 작품의 분위기는 밝고 행복한 연말공연의 홍수 속에서 단연 튄다. 쉴 새 없이 몰아치는 무대 전환과 넘버들은 약 180분의 다소 긴 공연시간임에도 불구하고 한 시도 눈을 뗄 수 없게 만드는 긴장감은 물론 짜릿함까지 선사한다. 수준 높은 넘버들과 화려한 오케스트라는 탄탄한 '프랑켄슈타인'의 스토리와 맛물려 보는 재미와 듣는 맛을 함께 잡았다.

뮤지컬 프랑켄슈타인 빅터 역 전동석(왼쪽)과 앙리/괴물 역 박은태 / 사진=충무아트홀 제공


그동안 '모차르트!'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엘리자벳' 등을 통해 차근차근 작품 활동을 이어온 전동석은 이번 '프랑켄슈타인'을 통해 폭발적인 힘을 보란 듯 분출해 낸다. 전동선은 빅터가 가진 예민한 천재성 그리고 자신의 '유령'으로 인해 극한으로 스스로를 몰고 가는 성격을 표현하며 팽팽한 긴장감을, 또 격투장의 주인 쟈크가 가진 냉혹하고 호들갑스러운 잔인함을 동시에 풀어낸다. 그동안 가창력으로 주목을 받았던 전동석은 이번 작품에서 놀라울 정도로 성장한 연기력까지 더해져 완벽한 빅터이자 자크로 탄생됐다.

자신의 신의와 빅터에 대한 믿음을 가지고 연구에 몰두하는 앙리 그리고 빅터의 손에서 태어난 창조주, 괴물을 열연한 박은태는 '프랑켄슈타인'을 통해 다시 한 번 실력을 입증했다. 순식간에 창조물이 되어 무대를 장악하는 모습은 관객을 충격으로 몰아넣을 정도. 세상에 증오로 가득 차 마지막 대결을 펼치는 장면에서는 박은태만의 보일 수 있는 예민하고 섬세한 신경선으로 관객들의 마음을 쫄깃하게 만든다.

또 '레미제라블'의 코제트 역으로 이름을 알린 이지수는 이번 작품에서도 맑고 투명한 매력을 뽐낸다. 특히 2막에서 격투장의 하녀 까트린느를 열연하는 그는 가장 밑바닥의 삶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며 안타까움을 전한다. 마음 따뜻한 빅터의 누나 엘렌으로, 격투장의 비열한 여주인장 에바를 열연하는 서지영은 섬세한 연기력과 호탕한 가창력으로 엄지를 치켜 올리게 만든다.

유준상, 박건형, 전동석, 박은태, 한지상, 최우혁, 서지영, 이혜경, 안시하, 이지수, 이희정, 홍경수 등이 출연하는 '프랑켄슈타인'은 오는 2016년 2월28일까지 서울 충무아트홀 대극장에서 공연한다.


박보라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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