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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가장' 헤일리의 부담감…"잘하고 싶은데"
작성 : 2015년 11월 23일(월) 20:07

헤일리

[인천=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소녀가장' 헤일리가 너무 무거운 짐을 짊어졌다.

인삼공사는 23일 오후 5시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5-2016 V리그 여자부 흥국생명과의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1-3(23-25 15-25 25-16 14-25)로 패했다. 6연패에 빠진 인삼공사는 1승8패(승점 4)로 최하위에 머물렀다.

이날 인삼공사는 헤일리가 30점으로 분전했지만 팀 패배를 막지 못했다. 공격성공률은 29.88%에 머물렀고 범실도 7개나 됐다. 헤일리를 도와야 하는 국내 선수들의 활약도 아쉬웠다. 이연주가 6점을 기록했지만 헤일리를 돕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올 시즌 헤일리의 활약은 '소녀가장'이라고 해도 부족함이 없다. 늘 가장 많은 공격점유율과 득점을 기록하며 인삼공사의 공격을 이끌고 있다. 문제는 헤일리에게 너무 많은 부담이 지워지고 있다는 점이다. 공격뿐 만이 아니다. 연패까지 길어지면서 심리적인 부담까지 헤일리를 힘들게 하고 있다.

이날 경기 전 기자들과 만난 이성희 감독은 "본인이 못하고 있으니 잘하고 싶어 한다. 그런데 본인이 미스를 많이 해 경기를 진다고 생각한다. 심리적으로 힘들어 하는 것 같고, 아직 체력적인 문제는 없다"고 헤일리의 심리적인 문제를 진단했다.

이 감독은 "선수들 가운데 (헤일리와) 가장 많이 이야기한다. 실력도 실력이지만 외국인선수는 향수병이 있을 수도 있다. 자기편이 있다는 느낌을 주고 싶다"며 "잘하고 있는데 앞으로 더 잘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한다"고 전했다.

문제는 헤일리의 성격이 매우 섬세하다는 점이다. 어차피 진 경기라면 깔끔하게 잊고 새로운 마음으로 시작하는 것이 낫다. 하지만 헤일리에게는 1패, 1패가 쌓이면서 커다란 부담감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 감독은 "(헤일리가) 엄청 여리고 소심하다. 미디어데이 때도 혼자 말을 더듬었다"면서 "본인도 자신이 (소심하다고) 느낀다. 사람 사귀는 것도 힘들어 한다. 더욱 이야기를 많이 하려고 하는데 부담이 될지 힘이 될지 모르겠다"고 걱정했다.

이성희 감독은 또 "자신 있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다. 외국인선수가 당당한 모습을 보여줘야 국내 선수들도 자신감을 얻는다"며 "할 수 있는 것은 믿고 기다려주는 것 뿐이다"고 헤일리의 분발을 기대했다.

헤일리가 어깨의 짊어진 짐을 훌훌 털어내고 인삼공사를 위기에서 구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상필 기자 sports@stoo.com
사진=방규현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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