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시카고' 세이브더칠드런 화보 / 사진=신시컴퍼니 제공
[스포츠투데이 박보라 기자] 뮤지컬 '시카고'가 몸과 마음을 '후끈'하게 만들었다. 섹시한 공연에 착한 뜻을 더한 것.
지난 14일 개막한 '시카고'의 공연장 신도림 디큐브아트센터의 로비에는 특별한 부스가 존재한다. 바로 국제구호개발 NGO인 세이브더칠드런의 모자 뜨기 체험 공간이다.
'시카고'를 관람하기 위해 공연장을 찾은 관객들은 로비 한 쪽에 쌓여져 있는 뜨개질 키트에 호기심을 보였다. 로비를 통해 공연장 1층으로 올라오는 에스컬레이터에는 세이브더칠드런의 모자 뜨기 키트로 만들어진 미니 모자들이 옹기종기 전시돼 있어 한층 가까워진 크리스마스와 연말 분위기를 전한다.
실제로 지난 21일 '시카고'를 관람하기 위해 공연장을 찾은 다수의 관객들은 세이브더칠드런의 부스를 찾았다. 이날 '시카고'의 한 관람객은 세이브더칠드런 아동 후원을 결심하며 "공연을 보기 위해 즐거운 마음으로 왔는데 공연장에 이렇게 남을 도울 수 있는 기회가 있으니 편하게 후원을 맺을 수 있었다"면서 "행복하게 공연을 관람하고 뜻 깊은 일도 했으니 따뜻한 연말이 될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시카고'는 공연장 내에 부스를 마련한 것뿐만 아니라 2015년 공연을 세이브더칠드런과 손을 잡고 훈훈한 연말을 준비한다. 아프리카 잠비아와 중앙아시아 타지키스탄의 신생아에게 전달될 세이브더칠드런의 모자 뜨기 키트를 완성하여 기부할 경우 '시카고'를 할인 받을 수 있는 혜택을 공지하며 참여도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을 제안했다.
사실 '시카고'가 이번 시즌만 '착해진 것'은 아니다. 지난 2007년부터 개최한 핫파티는 '시카고'의 전통 행사로 자리 잡았다. 초창기 '시카고' 핫파티에서는 배우들의 소장품을 가지고 경매가 진행됐고 이것의 수익금을 자선기부 형태로 진행하기로 했다. 이러한 자선 경매는 1회성으로 끝나지 않았다. '시카고' 핫파티를 즐기는 뜨거운 관객들의 성원에 보답하고자 2009년에는 '한 부모 여성가장 건강권 확보 지원'을, 2014년에는 '다문화 가정 어린이 지원 사업'에 수익금 전액을 기부했다.
2015년에도 전통은 이어졌다. 벌써 5번째 시즌을 맞은 올해 '시카고' 핫파티는 세이브더칠드런과 함께 최종 드레스 리허설 관람 티켓과 모자 뜨기 키트로 구성된 패키지를 판매하며 뜨거운 호응을 이끌어냈다.
뮤지컬 '시카고' 최정원(벨마 역, 왼쪽)과 아이비(록시 역) / 사진=신시컴퍼니 제공
'시카고'는 살인, 섹스, 불륜, 범죄 등 다소 자극적인 요소로 고등학생 이상 연령으로 관람을 권장하는 작품. 이런 자선 기부 행사가 작품의 분위기와 상당히 상반된다는 의견에 제작사 신시컴퍼니의 한 관계자는 "'시카고'를 관람하러 온 성숙한 관객들이 작고 어린 친구들을 위해 마음을 모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며 미소를 지었다.
또 "공연장에 전시된 세이브더칠드런의 미니 모자 또한 사실은 '시카고' 핫파티 이후에 철수하려고 했으나 관객들의 반응이 상당히 좋았다. 연말에 만나는 '시카고'가 조금이나마 아이들의 마음에 불을 밝힐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지 않을까"라면서 "관객들이 더 편안하게 자선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바람에서 공연 내내 전시할 예정"이라고 뜻 깊은 의도를 전했다.
한편 '시카고'는 1920년 시카고를 배경으로 자극적인 살인을 저지르고 언론의 관심을 받는 여죄수들이 수감된 쿡카운티의 교도소 내 이야기를 그린다. 최정원, 아이비, 이종혁, 성기윤, 전수경, 김경선 등이 출연한다. 오는 2016년 2월6일까지 신도림 디큐브아트센터에서 공연한다.
박보라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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