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전광인과 서재덕이 나란히 웃었다.
한국전력은 16일 오후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5-2016 V리그 남자부 우리카드와의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1(25-20 21-25 25-17 25-23)로 승리했다. 5승5패(승점 14)를 기록한 한국전력은 4위 삼성화재(승점 15)를 바짝 추격했다.
승리의 일등공신은 전광인이었다. 전광인은 블로킹 5개를 포함해 24점을 기록하며 팀 승리를 견인했다. 3세트부터 교체 투입된 서재덕도 블로킹 3개, 서브에이스 2개를 포함해 8점을 보탰다.
투혼으로 일궈낸 결과이기에 더욱 값진 승리였다. 전광인은 시즌 내내 무릎이 좋지 않은 상황이다. 서재덕도 최근 허리를 다쳤다. 하지만 경기에서는 부상을 잊은 활약으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경기 뒤 서재덕은 "다 좋은데 허리가 안 좋다"며 "감독님이 관리를 해주신다. 치료를 하면서 운동을 하고 있어 괜찮아 질 거라고 생각한다"고 현재 몸상태에 대해 설명했다.
전광인도 "점프할 때나 착지할 때나 통증이 있다"며 "무릎에 충격을 안 주려고 종아리를 쓰다보니 종아리 쪽이 많이 안 좋다"고 말했다.
비록 몸상태는 제 컨디션이 아니었지만 활약은 놀라웠다. 특히 전광인은 경기 내내 나는 듯한 점프력을 보여주며 우리카드를 괴롭혔다. 전광인은 "어제만 해도 안 좋아서 걱정을 하고 훈련을 마쳤는데 오늘은 나도 놀랐다. 점프도 잘되고 스윙도 깔끔했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전광인의 부활에는 신영철 감독과의 티타임도 영향을 미쳤다. 신영철 감독은 최근 전광인, 오재성과 함께 차를 마시며 대화를 나눴다. 짧았지만 마음의 안정을 찾을 수 있는 시간이었다.
전광인은 "요즘 정신적으로 많이 힘들었다.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알고 있는데 그게 안 되고 아프다보니 '쉬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침체돼 있었는데 티타임동안 다독여 주셨다. 이제는 보여드려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티타임의 효과를 인정했다.
전광인은 또 "아프고 힘들다보니 문득문득 '쉬고 싶다'는 생각이 요즘 들었다. 지나가면 별 일 아닐텐데 지금은 조금 힘들다"며 현재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비록 부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었지만 두 선수는 여전히 밝은 모습이었다.
전광인은 서재덕의 파이팅이 팀에 도움이 되느냐는 질문에 "체육관 앞에 휴게실이 있는데, 운동하러 간다고 하고 거기서 잔다. 11시가 취침시간인데 그 때까지 안 들어올 때가 있다"고 폭로했다. 그러자 서재덕은 "내 집 같더라"라고 대답해 웃음을 자아냈다.
"원래 일상생활도 조금 정신없이 산다"고 말한 서재덕은 "코트 위에서는 단점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뛰어다닌다"고 파이팅의 비결을 설명했다. 전광인도 "그렇게 뛰어다니면 힘이 되고 분위기가 달라진다. 워낙 밝은 성격이라 옆 사람까지 밝게 한다"고 인정했다.
그러나 가장이 된 서재덕이 진중해졌느냐는 질문에는 "결혼하면 철이 들고 묵직해지는 모습을 볼 수 있을거라고 생각했는데, (예전보다) 더 하더라, 너무 한결 같아서 문제다"고 디스를 날렸다.
서재덕은 "애도 나아고 돈도 많이 벌어야 한다. 돈을 벌려면 성적이 좋아야 하는데 걱정이다. 열심히 하면 될 것"이라고 웃었다. 이어 전광인에 대해서는 "에이스기 때문에 항상 더 잘해줄 거라 믿는다. 엄청 믿는다"고 신뢰를 드러냈다.
한편 한국전력은 오는 21일 KB손해보험을 상대로 연승에 도전한다.
이상필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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