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현대건설의 상승세에는 이유가 있었다.
현대건설은 11일 오후 4시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5-2016 V리그 여자부 인삼공사와의 경기에서 선수들의 고른 활약에 힘입어 세트스코어 3-0(25-19 25-19 25-20)으로 승리했다. 2연승을 달린 현대건설은 6승2패(승점 18)로 선두를 달렸다.
이날도 현대건설은 외국인선수 에밀리보다 양효진과 황연주를 적극 활용하며 경기를 풀어나갔다. 정미선과 한유미도 한몫 거들었다. 현대건설은 1세트 공격성공률이 38.89%에 그쳤지만 다양한 공격루트를 활용해 45.71%의 공격성공률을 기록한 KGC를 25-19로 따돌렸다.
이어진 2세트 초반에는 아예 에밀리를 빼고 한유미를 투입하며 국내 선수들만으로 경기를 풀어나갔다. 에밀리가 있을 때 3-4로 끌려가던 현대건설은 순식간에 역전에 성공하며 13-5까지 도망갔다. 한유미와 김세영, 황연주, 양효진이 번갈아 가며 점수를 쌓았다. 다변화된 현대건설의 공격에 KGC의 블로킹진도 갈피를 잡지 못했다.
3세트에서도 양효진과 김세영의 속공으로 분위기를 제압한 현대건설은 세트스코어 3-0으로 쉽게 경기를 마무리 지었다. 이날 현대건설의 최다득점자는 18점을 기록한 양효진이었다. 그 뒤를 10점의 황연주가 이었고, 에밀리의 득점은 9점에 불과했다.
올해의 현대건설은 지난 시즌과는 180도 다른 모습이다. 지난 시즌의 현대건설은 폴리라는 특급 외국인선수를 중심으로 경기를 풀어나갔다. 폴리가 팀 공격의 대부분을 책임졌고, 폴리의 컨디션에 따라 승패가 결정됐다.
하지만 올 시즌 외국인선수 트라이아웃 제도가 시행되면서 양철호 감독은 변화를 꾀했다. 수비형 레프트 에밀리를 선발한 것이다. 양철호 감독은 "에밀리가 폴리가 해준 득점을 혼자서 다 책임져 줄 수 없다"며 "국내 선수들이 2-3점씩을 더 해주고, 에밀리는 수비에서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지금까지는 양철호 감독의 구상이 들어맞는 것으로 보인다. 공격형 외국인선수를 선택한 다른 팀들은 새 외국인선수의 기량이 지난해 외국인선수의 기량에 못 미치는 탓에 다운그레이드가 된 모습이다. 하지만 현대건설은 다르다. 에밀리의 합류로 수비 조직력이 좋아졌고, 국내 선수들의 공격력이 빛을 발하면서 오히려 지난 시즌보다 업그레이드가 됐다. 현대건설만의 '토털배구'가 점차 모양새를 갖추고 있다.
'토털배구‘를 장착하고 고공비행을 하고 있는 현대건설이 앞으로 이어질 경기에서도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상필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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