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2015-2016 V리그 여자부의 트렌드는 '풀세트'다.
흥국생명은 5일 오후 5시 수원실내체육관에서열린 NH농협 2015-2016 V리그 여자부 현대건설과의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2(26-24 19-25 25-22 14-25 15-8)로 승리했다. 1라운드에서도 풀세트 경기를 치렀던 두 팀은 두 번째 맞대결에서도 5세트까지 가는 접전을 펼치며 질긴 인연을 이어갔다.
이번 시즌 V리그 여자부의 트렌드는 '풀세트'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5일까지 17번의 여자부 경기가 펼쳐진 가운데 무려 7번의 풀세트 경기가 펼쳐졌다. 무려 40%가 넘는 확률이다. 그 가운데 현대건설과 흥국생명은 각각 네 번의 5세트 경기를 치르며 '풀세트 단골팀'에 등극했다. 그나마 각각 4승2패(승점 12)와 5승1패(승점 11)로 리그 1,2위를 달리고 있는 것이 위안거리다.
갑작스러운 풀세트 접전 증가의 원인으로는 여자부 외국인선수 선발제도의 변화가 꼽힌다. KOVO는 올 시즌부터 여자부 외국인선수 선발제도를 기존의 자유계약에서 트라이아웃으로 변경했다. 이로 인해 데스티니, 니콜, 폴리 등 국제무대에서도 이름을 날렸던 선수들 대신 비교적 경험이 적고 어린 선수들이 한국 무대를 밟게 됐다.
그동안 V리그에서는 남자부와 여자부 모두 외국인선수에게 공격의 대부분을 의존했다. 풀세트 경기가 펼쳐지면 외국인선수의 득점이 50점을 넘는 경우가 비일비재 했다. 그만큼 외국인선수의 공격력이 뛰어났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하지만 올해는 다르다. 물론 뛰어난 신체조건과 가능성을 지녔지만 젊다보니 아직 기술적인 부분이나 경험에서 미숙한 선수들이 대부분이다. 5일 흥국생명과 현대건설의 경기에서도 양 팀의 외국인선수인 테일러와 에밀리는 각각 27점, 26점에 그쳤다. 팀내 최고 득점이기는 하지만 예전 외국인선수들에 비하면 훨씬 줄어들었다.
현대건설 양철호 감독은 "우리는 수비형 레프트를 선발했고, 다른 팀들도 공격적인 선수를 뽑았지만 예전보다 공격력이 떨어진다"며 "결정력이 없다보니 (흐름이) 왔다 갔다 하는 게 많다. 또 배구는 흐름의 경기인데 흐름을 잘 못타는 상황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흥국생명 박미희 감독 역시 "한 방에서 여러 방으로 나눠지다 보니 그렇다"며 "예전에는 해결사에게 맡기면 됐는데 지금은 3-4명의 컨디션이 좋아야 한다"고 비슷한 의견을 전했다. 결국 이번 시즌 내내 지금처럼 풀세트 경기가 많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기다.
풀세트 접전의 증가는 시즌 전체 판도에도 큰 영향을 줄 전망이다. 지금 당장은 시즌 초반이라 풀세트를 소화한 팀들이 체력적인 문제를 드러내지 않고 있지만, 체력이 떨어지는 4라운드부터는 풀세트 한 경기의 타격이 엄청나다. 장기 레이스를 버티기 위해서는 이길 때 확실히 이기는 법이 무엇보다 중요해졌다.
마지막까지 승자를 예측할 수 없는 명승부가 계속되고 있는 V리그 여자부에서 '풀세트'라는 변수가 어떻게 작용할지 주목된다.
이상필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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