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택시 드리벌'의 배우 남보라 / 사진=스포츠투데이 DB
[스포츠투데이 박보라 기자] 배우 남보라에게 쏟아진 가장 큰 스포트라이트는 '13남매의 맏딸' 아닐까. 매번 쏟아져 나오는 가족 이야기에도 난처할 법 하지만 남보라는 되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막내 동생 자랑을 늘어놓는다. 데뷔 10년이 가까워진 남보라는 이런 사소한 부분에서도 여배우로서 여유로움을 가득 채웠다.
그동안 영화와 드라마에서만 볼 수 있었던 남보라는 무대에 '도전'했다. 첫 무대로 김수로 사단의 연극 '택시 드리벌'을 선택하며 "안 해봤기 때문에 경험해 보고 싶어서"라는 도전의 답을 내놓은 남보라는 무대 위와 아래의 발걸음을 나란히 맞추며 긍정의 기운을 내뿜었다.
"'11년 전에 공연됐던 '택시 드리벌'은 지금과 달라요. 그 때는 무거웠다면 지금은 조금 더 유쾌하고 가볍게 풀어냈죠. '택시 드리벌'이 가지고 있는 본질적인 이야기는 지켰지만 주변의 세세한 것들이 바뀌었어요. '강산도 변한다'는 10년이 지난 후인걸요. 뭐가 더 재미있는 것 같냐고요? 음, 2015년 판 '택시 드리벌'이요(웃음)"
"소시민들의 삶이 있잖아요.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소시민은 소시민일 뿐, 작은 택시 안에서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덕배는 택시기사일 뿐이니까요. 나아지는 것이 없는 삶이지만 덕배는 로망을 꿈꿔요. 우리들 삶을 나타내는 것이죠. 그래도 항상 이상을 꿈꾸고 있으니, 언젠가는 이뤄지지 않을까요?(웃음)"
연극 '택시 드리벌'의 배우 남보라 / 사진=아시아브릿지컨텐츠 제공
연극 '택시 드리벌'의 배우 남보라 / 사진=아시아브릿지컨텐츠 제공
남보라가 열연하는 화이는 '택시 드리벌'에서 유일하게 어두운 면을 가지고 있는 인물이다. 사랑하는 남자의 아이를 가지고도 말 한 마디 꺼내지 않은 화이는 주인공 덕배가 고향을 떠나자 결국 저수지에 몸을 던졌다. 택시 운전사로 도시에서 퍽퍽한 삶을 이어나가는 덕배 앞에서 화이는 환영 속으로 존재한다. 덕분에 화이가 무대로 걸어 나올 때면 웃음이 만연한 객석에 찬물을 끼얹으며 적막을 펼쳐진다.
"관객들에게 조금 죄송한 마음도 들어요. 한창 재미있게 웃고 계실 때 제가 갑자기 나오거든요. 사실 무대 뒤에 있을 때 객석을 바라보면 부담감이 생기기도 해요. '아, 저 웃음을 깨고 내가 들어가야 하는 타이밍인데' 라면서(웃음)"
연극 '택시 드리벌'의 배우 남보라 / 사진=스포츠투데이 DB
연극 '택시 드리벌'의 배우 남보라 / 사진=아시아브릿지컨텐츠 제공
'택시 드리벌' 속 화이의 사연은 거칠다. 덕배와 화이의 이야기는 아주 간결하게 드러날 뿐이다. 화이는 덕배를 향해 그저 온화한 미소로 "괜찮아, 나 정말 괜찮아"를 연발하는 덕분에 남보라가 풀어내야 하는 숙제는 한층 더 깊어졌다. 남보라는 "그런 빈 공간이 아쉽긴 했다. 화이와 덕배 관계에 설명이 더 자세했더라면 덕배의 슬픔이 부각되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더라"고 아쉬움을 드러내면서도 결국 온전히 화이의 편에 섰다.
남보라는 "미련이 없었을 거다. 화이라는 인물을 연구할 때 제일 이해가 안됐던 점이 '왜 죽었지? 아기까지 있는데 왜 말을 안했을까'였다. 하지만 화이 자체를 '세상을 떠난 여자'라고 생각했더니 덕배에게 했던 '괜찮아. 잘 되어야 해. 날 잊어버려도 괜찮아'라는 말과 마음이 다 받아들일 수 있었다"라면서 담담하게 화이의 목소리를 내뱉었다.
연극 '택시 드리벌'의 배우 남보라 / 사진=아시아브릿지컨텐츠 제공
연극 '택시 드리벌'의 배우 남보라 / 사진=스포츠투데이 DB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생각은 없었어요. 연극이라는 것이 너무 하고 싶었을 뿐이죠. 저는 그런 것 같아요. 제게 주어진 것이 많으면 '어떻게 하지?'라고 오히려 더 걱정하는(웃음) 화이는 무대에 서는 시간이 많지 않아도 기억에서 잊혀지는 인물이 아니잖아요. 지금이 딱 맞는 것 같아요"
박보라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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