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최성근 기자]안 풀리는 경기도 승리해야 진정한 강팀이다. 올 시즌 고양 오리온이 애런 헤인즈와 문태종, 이승현을 앞세워 그런 팀으로 진화하고 있다.
오리온은 22일 경기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2015-2016 KCC 프로농구 창원 LG와의 경기에서 88-75, 13점차 대승을 거뒀다. 이로써 오리온은 연승행진을 7경기로 늘리며 프로농구 사상 첫 시즌 12승 1패를 기록했다. 헤인즈가 34점 6리바운드로 팀의 승리를 끌었고, 이승현이 19점 문태종이 14점으로 힘을 보탰다. 수치로만 보면 완승처럼 보이지만 자세히 뜯어보면 자칫 패배로 이어질 수 있는 경기였다.
경기 초반 오리온은 부정확한 패스로 역습을 허용하며 경기를 어렵게 풀어갔다. 여기에 3점포는 번번히 빗나가며 6분 15초에는 12-5까지 뒤졌다. 자칫 분위기를 완전히 내줄 수 있는 상황. 여기서 헤인즈가 덩크슛과 야투를 연달아 작렬 시키며 15-14까지 추격했고 팽팽한 흐름을 이어갈 수 있었다.
2쿼터에도 오리온의 경기력은 나아지지 않았다. 패스는 여전히 불안했고 손쉽게 상대에게 점수를 내줬다. 이 때 헤인즈의 영리한 플레이가 나왔다. 1분 13초 야투를 성공시킨 뒤 상대 수비의 파울까지 얻어내며 역전의 발판을 마련했다.
추일승 감독은 "헤인즈는 워낙 약아서 파울을 얻어내는게 능하고 팀에 큰 도움이 된다. 3점슛 능력은 조금 뒤떨어지지만 파울을 영리하게 만들어낸다. 득점에 추가자유투까지 만들어내며 상대의 사기를 떨어뜨려 준다. 감독을 편하게 해주는 선수다."고 말했다.
3쿼터엔 문태종의 진가가 발휘됐다. 오리온은 김진 LG감독의 테크니컬 반칙으로 얻어낸 자유투로 역전에 성공했지만 불안한 리드를 이어갔다. 한 점이 아쉬운 이 때 문태종은 3점슛을 연달아 터뜨리며 분위기를 가져왔다. 추 감독은 "문태종은 고비 때 득점을 해준다. 한 방이 있는 선수다."고 평가했다.
이날 헤인즈와 문태종은 어렵게 갈 수 있는 경기의 물꼬를 돌려놓으며 결국 팀에 승리를 안겼다. 두 선수가 마음껏 코트를 휘저을 수 있었던 건 이승현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추일승 감독은 "이승현이 견고하게 있어줘 빅맨이 없는 선수 운용에 큰 도움이 됐다. 이승현이 2라운드에도 없었다면 헤인즈와 문태종의 부담이 더 커졌을 것이다."고 말했다.
헤인즈도 "이승현은 패스웍에 공격까지 겸비하고 있어 내가 경기하기가 편하다."고 '이승현 효과'를 인정했다. 이어 "이승현은 힘이 좋다보니 상대 용병을 상대해주면서 내 수비부담을 덜어준다."며 "그래서 내가 공격을 하는데 더 수월해지고 이승현 본인도 문태종과 같이 영리한 플레이를 하기 때문에 경기가 잘 풀린다"고 말했다.
영리한 헤인즈와 한 방이 있는 문태종. 여기에 둘의 활동을 안정적으로 뒷받침해 주는 이승현까지. 올 시즌 오리온이 흔들리지만 지지 않는 이유다.
고양=최성근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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