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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 용병, 결국 언더사이즈 빅맨이 대세?
작성 : 2015년 10월 22일(목) 09:16

웬덴 맥키네스 / 사진=스포츠투데이 DB

[스포츠투데이 김도곤 기자] 결국 언더사이즈 빅맨이어야 할까? 프로농구 2라운드가 반환점을 돈 지금, 언더사이즈 빅맨 대세론이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원주 동부가 외국인 선수 라샤드 제임스를 퇴출하고 웬델 맥키네스를 영입했다. 라샤드 제임스는 183cm, 맥키네스는 192cm에 체중은 103kg, 전형적인 언더사이즈 빅맨이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프로농구연맹(KBL)은 화려한 공격 농구 부활을 선언하며 외국인선수 2인 동시 출전 규정을 확정했다. 단 외국인선수 1명은 신장 193cm가 넘지 않아야 한다는 규정을 만들었다.

외국인선수 드래프트를 앞두고 10개 구단 모두 이를 우려했다. KBL은 단신선수의 화려한 테크닉을 생각했겠지만 전문가들은 과거 조니 맥도웰 같은 언더사이즈 빅맨을 뽑아 골밑을 강화하는 팀이 많을 것이라 예측했다.

10개 구단 역시 언더사이즈 빅맨 선발을 우선적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언더사이즈 빅맨의 희소가치는 높았고 KBL의 바람대로 단신 테크니션이 대거 선발됐다.

실로 오랜만에 보는 단신 테크니션에 모든 농구팬들의 눈이 쏠렸고 시선을 사로잡는데 성공했다. 고양 오리온의 조 잭슨(180cm), 전주 KCC 안드레 에밋(191cm), 서울 삼성 론 하워드(188cm), 인천 전자랜드 알파 뱅그라(191cm) 등 개인기가 뛰어난 테크니션들이 큰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2라운드를 앞두고 갑작스레 룰이 변경됐다. KBL은 2라운드부터 3쿼터에 한해 외국인선수 2인 출전으로 규칙을 변경했다.

정작 2라운드가 시작되자 판도가 180도 바뀌었다. 언더사이즈 빅맨을 뽑은 팀이 득을 보기 시작했다. 부산 KT의 마커스 블레이클리(192cm), 울산 모비스 커스버트 빅터(192cm) 같은 작지만 포스트 플레이가 가능한 선수들을 선별한 팀이 좋은 경기력을 보였다. 반면 단신 테크니션을 선발한 팀은 3쿼터 동시출전 때 다소 겉도는 모습을 보였다. 외국인선수 교체를 선언한 동부 역시 제임스가 뛰는 3쿼터 팀 공격이 극도로 뻑뻑해졌다. 김영만 감독 역시 2라운드 첫 경기인 삼성과 경기가 끝난 후 "3쿼터 제임스 투입 후 국내 선수 3인의 움직임이 눈에 띄게 줄었고 공격도 안됐다"고 밝혔다.

단신 테크니션을 뽑은 팀이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을 때 언더사이즈 빅맨을 뽑은 팀은 힘을 냈다. 특히 이들은 공격과 수비에서 골밑 플레이가 어느 정도 가능하다는 측면에서 활용도가 높았다. 빅터는 리오 라이온스의 대체 선수로 아이라 클라크가 투입되기 전까지 모비스 골밑을 지켰다. 클라크가 합류한 후에도 그가 부진해 경기에 빠져있어도 골밑을 지키는 것이 가능했다. KT 블레이클리 역시 마찬가지였다. 일정시간 상대 외국인 장신 선수를 수비하는 것이 가능했다. KGC 마리오 리틀은 공격에서는 테크니션의 면모를 보이지만 언더사이즈 빅맨으로 봐도 무방할 정도로 탄탄한 신체조건을 자랑한다. 마리오는 불같은 성격으로 자주 파울 트러블에 걸리는 찰스 로드를 대신해 나서야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때 수비시 상대 외국인 장신 선수에 맞서 충분히 경쟁력 있는 모습을 보여줬다. 상대 입장에서는 신장의 우위를 점할 수 있는 결정적 기회를 상대편 언더사이즈 빅맨의 존재로 가져가지 못했다.

삼성 이상민 감독은 지난 15일 전자랜드와 경기를 앞두고 이런 말을 했다. "과거 맥도웰과 뛸 때 10~15점 정도 뒤져도 지고 있다는 생각을 못했다. 충분히 따라잡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골밑이 강했기 때문이다. 골밑이 강하면 쉽게 지지 않는다"

한국 농구에서 언더사이즈 빅맨 외국인선수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준 말이었다. KBL은 단신 테크니션으로 화려한 볼거리를 추구했겠지만 실속과 성적을 따져야하는 구단 입장에서는 다시 언더사이즈 빅맨 카드를 꺼내들어야 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에 빠져있다.



김도곤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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