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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경자 화백 별세, 미술계 최대 스캔들메이커의 안타까운 죽음
작성 : 2015년 10월 22일(목) 08:57

천경자 화백 별세 / 사진=MBC 천경자 화백 별세 보도영상 캡처

천경자 화백 별세 / 사진=MBC 천경자 화백 별세 보도영상 캡처

[스포츠투데이 김은애 기자] 천경자(90) 화백이 별세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과거 그가 한국에서 절필을 선언하게 한 '미인도' 위작 사건이 재조명받았다.

'미인도' 위작 논란은 1991년 4월 국립현대미술관이 소장한 천경자의 작품에 대해 작가가 직접 위작 의혹을 제기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천경자 화백은 '미인도'를 아트상품으로 판매하는 과정에서 "작품이 이상하다"라는 말을 지인으로부터 들었다.

이에 바로 작품을 검토한 천경자 화백은 머리를 검게 개칠(改漆)하지 않으며 머리에 흰 꽃을 그린 적이 없으며 어깨위의 나비도 그린 적이 없고 작품년도 숫자도 아라비아 숫자가 아닌 한자로 표기하고 결정적으로 자기그림에 느껴지는 혼이 담겨있지 않다는 사유로 국립현대박물관이 소장한 '미인도'가 위작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국립현대미술관 측이 "진짜 천경자 화백의 작품이 맞다"고 주장하며 미술 전문가들과 온갖 과학적인 방법을 동원해 '미인도'가 천경자 화백의 작품이 맞다고 판정했다. 이 과정에서 국립현대미술관 측은 천경자 화백에게 고령의 나이로 자신의 작품마저 헷갈려한다는 모욕적인 언사를 내뱉은 것으로 알려졌다.

분노한 천경자 화백은 "내가 낳지도 않은 자식을 남들이 맞다고 하면 어떡하냐"며 "붓 들기가 두렵다"며 절필을 선언하고 그해 4월 미국으로 건너갔다.

미인도 위작논란은 1999년 고서화 위조혐의로 구속된 권춘식 씨가 "친구 요청에 따라 미인도를 위조했다"고 진술함으로써 다시 불거졌다.

그러나 권 씨의 주장에 대해 국립현대미술관 측은 주장을 굽히지 않으며 "위조범과 국립현대미술관 중 어느 쪽을 믿느냐"며 "틀림없는 진품"이라고 주장했고 경찰은 "이미 공소시효가 만료된 상태라 수사가 어렵다"는 입장을 표명해 현재도 미인도 위작논란 사건은 미제로 남아있는 중이다.

한편 천경자 화백은 1991년 4월 미국으로 건너간 뒤 미국 뉴욕 맨해튼에 있는 큰딸 이씨 집에 머물러왔다. 2003년 뇌출혈로 쓰러진 후 거동을 하지 못하다가 지난 8월6일 타계했다.


김은애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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