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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라이아웃 제도 도입…V리그 여자부, 달라진 점은?
작성 : 2015년 10월 11일(일) 19:56

[인천=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트라이아웃 제도의 영향이 첫 경기서부터 확연히 드러났다.

11일 오후 인천 계양체육관에서는 흥국생명과 현대건설의 NH농협 2015-2016 V리그 여자부 첫 경기가 펼쳐졌다. 올 시즌 다크호스로 지목되고 있는 두 팀의 대결에서는 흥국생명이 세트스코어 3-2(25-19 20-25 16-25 25-21 15-12)로 승리했다.


경기 결과보다 흥미로운 것은 경기 양상이었다. KOVO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V리그 여자부 외국인선수 선발 방식을 기존의 자유계약에서 트라이아웃으로 변경했다. 외국인선수의 몸값이 지나치게 높아진 것도 이유였지만 국내 선수들이 활약할 수 있는 무대를 만들어야한다는 점 역시 고려됐다.

그동안 V리그의 주역은 외국인선수들이었다. 얼마나 뛰어난 외국인선수를 선발하느냐가 한 해 성적을 좌우했다. 자연스럽게 국내 선수들이 설 무대는 좁아질 수밖에 없다. 공격은 외국인선수에게 '몰빵'하고 국내 선수들은 수비적인 역할을 하는 모습이 자연스러워졌다. 트라이아웃 제도는 국내 선수들과 외국인선수의 공존을 위한 시도였다.

흥국생명과 현대건설의 시즌 첫 경기부터 지난 시즌과는 다른 양상의 경기가 펼쳐졌다. 양 팀의 최다 득점자는 이재영(32점)과 양효진(26점)이었다. 외국인선수들이 늘 팀 내 최다 득점을 기록했던 작년과는 다른 모습이었다.

양 팀의 외국인선수인 테일러와 에밀리는 각각 27점과 24점을 기록했지만 공격성공률은 모두 30%대 초반에 머물렀다. 테일러가 33.33%로 그나마 조금 높았고, 에밀리는 30.99%에 그쳤다. 지난해 루크와 폴리와는 확연히 비교가 되는 모습이다.

테일러와 에밀리의 기량이 유독 떨어지는 것이 아니다. 올 시즌 트라이아웃을 통해 한국 무대를 밟은 외국인선수들은 모두 비슷한 기량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다른 경기들 역시 국내 선수의 활약이 승패를 좌우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더 이상 외국인선수의 '한방'에 의존하는 것이 필승공식이 아니라는 것이 증명됐다.

랠리 역시 길어졌다. 외국인선수의 한방에 의해 점수가 나왔던 지난 시즌과 달리 이번 경기에서는 랠리가 오래 지속되는 모습이 자주 목격됐다. 선수들 역시 한 순간도 방심하지 못하고 경기에 집중했다. 긴 랠리에 다음 서브를 넣은 선수 차례를 착각하는 모습도 목격됐다.

이러한 점은 배구 특유의 박진감을 느끼게 하기 힘들고 경기가 늘어질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하지만 몸을 날리는 디그 등 허슬 플레이를 통해 배구의 또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게 한다는 점에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트라이아웃 제도 도입으로 큰 변화를 맞은 V리그 여자부가 앞으로 어떤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지 주목된다.


이상필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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