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크로드 경주 2015 공연관광축제 개막식 갈라쇼 / 사진=2015 공연관광축제 제공
[스포츠투데이 박보라 기자] 화려한 몸짓과 리듬으로 공감을 이끌어내는 공연이 있다. 바로 언어의 장벽을 뛰어넘은 퍼포먼스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넌버별 장르다. 카리스마 넘치는 넌버별 장르는 '2015 공연관광축제'에서 세계에 몸짓 한류로 엄지 손가락을 치켜들게 만들었다.
지난 9월11일 경주세계문화엑스포공원과 서울 곳곳에 막을 연 '2015 공연관광축제'는 오는 11일까지 두 도시를 넘나들며 뜨거운 몸짓을 드러낸다. 특히 '2015 경주 실크로드'와 업무협약을 통해 경주에서 두 가지 행사를 동시에 즐길 수 있어 외국인들에게도 흥미가 높다.
지난 2006년 넌버별퍼포먼스 페스티벌로 첫 발을 내딛은 축제는 올해로 10회를 맞이했다. '2015 공연관광축제'의 선봉장 최광일 협회장이 전하는 몸짓 한류에 대한 애정을 살펴본 시간은 아름다운 한 마리의 나비 같았다.

실크로드 경주 2015 공연관광축제 최광일 협회장 / 사진=2015 공연관광축제 제공
실크로드 경주 2015 공연관광축제 최광일 협회장 / 사진=2015 공연관광축제 제공
- '2015공연관광축제'가 서울과 경주 두 곳에서 개최된다. 특별히 경주를 개최지로 삼은 이유가 있는가?
▲ 공연관광축제가 공연과 관광의 만남을 추구하는 만큼 장소 선정에 있어서도 이 부분을 중점적으로 고려했다. 경주는 매력적인 도시다. 세계에서 몇 안 되는 천년고도에다가 ‘지붕없는 박물관’으로 불릴 만큼 찬란한 역사유적을 갖고 있다. 게다가 서울 외 지역에서는 거의 유일하게 관광객을 위한 상설공연을 운영하는 곳이 바로 경주다. 공연과 관광을 접목하고자 하는 지자체의 의욕이 상당하다는 의미다. 이 때문에 공연관광축제 개최지로서는 최적의 장소라는 판단이 들었다.
- 공연, 특히 넌버벌 퍼포먼스를 내세운 이유는 무엇인가.
▲ 공연관광축제는 국내 다른 공연축제와는 달리 주요 관객층이 외국인 관광객이다. 넌버벌 퍼포먼스는 대사가 없이 몸짓과 리듬, 비트만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외국인들이 이해하기 쉽다는 장점이 있다. 언어의 장벽이 없는 거다.
게다가 한국은 전세계적으로 보기 드문 넌버벌 퍼포먼스 생산기지다. 관광의 관점에서 공연을 바라보면 우수한 넌버벌 공연들이 군집해 있다는 사실이 외국인 관광객들에게는 타 국가와는 다른 한국 공연계만의 특별한 정체성으로 인식될 수 있다. 이것이 지난 10년 간 공연관광축제가 변함없이 넌버벌 퍼포먼스에 주력하는 이유다.
- 경주에서 열리는 창작 넌버벌 공연 10개팀의 갈라쇼가 별도 제작돼 '실크로드경주2015' 기간 동안 공연한다고 알려졌다. 10개팀의 갈라쇼 선정기준은 무엇인가.
▲ 우선은 넌버벌 상설공연 여부가 주요한 선정기준이었다. 상설공연은 1년 365일을 같은 공연으로 관객을 만난다는 건데, 이게 가능하려면 콘텐츠가 우수해야 한다. 콘텐츠가 좋지 않으면 관객들이 지속적으로 극장을 찾지 않는다. 상설공연 여부가 콘텐츠의 질을 담보하는 주요 척도가 되는 거다.
다음으로는 다른 공연과의 콜라보레이션 작업을 할 의지가 있는가, 그리고 야외 공연을 위한 레퍼토리가 있는가가 주요한 선정 기준으로 작용했다. 국내에 14개의 넌버벌 상설공연이 있는데 그 중 10개팀이 이번 축제에 참가하니 거의 대부분이 참여했다고 보면 된다.
- 넌버벌 퍼포먼스의 강점은 배우와 관객들의 호응도에 있다고 생각한다. '2015공연관광축제'는 이런 무대 위와 아래의 소통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구현하는가?
▲ 이 부분은 공연마다 각기 다른데, 축제에 참가한 넌버벌 퍼포먼스 대부분이 공연 자체에 관객과 직접적으로 소통하는 장면이 들어가 있다고 보면 된다. ‘비밥’처럼 관객을 무대 위로 올라오게 해 하나의 장면을 함께 연출하는 공연이 있는가 하면 ‘빵쇼’와 ‘점프’처럼 배우들이 객석으로 내려가 관객에게 직접 스킨십을 하는 팀도 있다.
실크로드 경주 2015 공연관광축제 야외공연 드럼캣 / 사진=2015 공연관광축제 제공
실크로드 경주 2015 공연관광축제 야외공연 페인터즈히어로 / 사진=2015 공연관광축제 제공
- 넌버벌 퍼포먼스 중 '난타'와 '점프'는 대중들에게 많이 알려져 있다. '2015공연관광축제'에서 공연되는 다른 퍼포먼스를 짤막하게 소개해달라.
▲ 이번 축제 공식참가작이 총 10편인데 각기 색깔이 매우 다르다. ‘드럼캣’은 제목처럼 드럼 비트만으로, ‘사춤’은 춤으로만 이루어진 역동적인 공연이다. ‘빵쇼’와 ‘비밥’은 둘 다 음식과 요리를 소재로 한 공연인데도 불구하고 ‘빵쇼’는 마술과 슬랩스틱 코미디를, ‘비밥’은 비트박스와 아카펠라를 중심으로 하고 있어 관객들에게 전혀 다른 무대를 선사한다. 국악을 중심으로 한 ‘판타스틱’과 비보잉만으로 이루어진 ‘쿵 페스티벌’, 라이브드로잉을 선보이는 ‘페인터즈히어로’, ‘드로잉쇼’ 등이 ‘2015공연관광축제’의 주요 공연들이다.
- 남녀노소 즐길 수 있다는 것이 '2015공연관광축제'의 강점이 될 것 같다. 직접 관객들이 참여할 수 있는 무대나 행사는 무엇인가.
▲ 우선은 경주 갈라쇼를 추천하고 싶다. 갈라쇼가 펼쳐지는 백결공연장이 반 야외무대 형태라 일반 공연장에서는 느낄 수 없는 자유로움이 있다. 어제는 갈라쇼를 관람하던 유치원생들이 흥에 겨워 폴짝폴짝 뛰며 박수를 치니까 그 모습을 본 어르신들이 까르르 웃으시더라. 공연을 통해서 관객들이 하나 되는, 일반 공연장에서는 볼 수 없는 이런 광경들이 야외 공연의 묘미가 아닌가 싶다.
경주에 못 오시는 분들을 위해서는 서울 쇼케이스를 열고 있다. 지금까지 신촌, 서울시청광장, 두타 야외무대에서 쇼케이스를 진행했고 코엑스 쇼케이스가 남아있는 상태다. 쇼케이스를 진행하다 보면 공연을 본 후 관객들의 표정이 확연히 밝아져있는 걸 느낄 수 있다. 길을 가다 우연히 멈춰 서서 공연을 보다보니 재미있고 신나서 박수치고 웃게 되고, 그러다 보니 저절로 즐거워지는 거다. 이런 게 넌버벌 야외공연의 장점이 아닌가 싶다.
- '실크로드 경주'와 '2015공연관광축제'와의 만남으로 관객들이 접할 수 있는 다양성이 높아졌다. 두 축제가 만나 어떤 시너지 효과가 발생했는가.
▲ 먼저 서울로만 모이던 외국인 관광객들을 공연을 매개로 경주까지 오게 한 점이 가장 큰 시너지 효과가 아니었나 생각한다. 경주는 스코틀랜드의 수도였던 에든버러에 못지않게 도처에 관광자원이 펼쳐져있는 곳이다. 그런데도 콘텐츠가 부족해 외국인 관광객 유인력이 떨어지는 거다. 이번에 춤과 비트, 타악과 마샬아츠 등 역동으로 무장한 넌버벌 콘텐츠가 경주에서 축제의 장을 펼치면서 훌륭한 관광자원을 가지고 있어도 콘텐츠의 부족으로 유인력이 떨어지는 지역관광 활성화에 하나의 전형을 만들었다고 자부한다. 공연을 매개로 현재의 수도 서울과 천년 고도 경주를 잇는 새로운 관광루트가 개발됐다.
또 다른 효과는 세월호와 메르스의 잇따른 충격으로 위기에 봉착했던 공연관광업이 공연장 운영에 의존하는 타성에서 벗어나 세계 관광산업의 핵심중의 하나인 축제에 주목하는 계기가 됐다는 점이라 할 수 있다. 상설공연장 운영에 심한 압박을 받고 있는 공연관광업계가 축제 및 지역 연계를 통한 미래가치 창출 가능성을 실험해 본 계기가 아니었다 싶다.
실크로드 경주 2015 공연관광축제 야외공연 페인터즈히어로 / 사진=2015 공연관광축제 제공
실크로드 경주 2015 공연관광축제 야외공연 드럼캣 / 사진=2015 공연관광축제 제공
- '2015공연관광축제'는 벌써 10회차를 맞았다. 그동안 어떤 성장을 이뤘다고 볼 수 있는가.
▲ ‘공연관광축제’는 2006년에 시작해 지금까지 이어져오면서 ‘Korea In Motion'의 줄임말인 ’KOINMO'로 해외에 많이 알려졌고 참가작도 꾸준히 늘었다. 말 그대로 양적 성장을 한 건데 9회까지는 상설공연 티켓 프로모션 행사에 머무는 한계가 있었다.
올해 축제가 10회를 맞이하면서 처음으로 민간인 한국공연관광협회가 주관을 하게 됐다. 우리 협회는 축제의 양적 성장과 질적 변화를 함께 이루어내자는 의미에서 ‘All New KOINMO'를 모든 기획과 연출의 기조로 삼았다. 그렇게 해서 나온 프로그램이 경주 갈라쇼와 서울 쇼케이스 등 관객에게 보다 가까이 다가가는 공연들이다. 지난주에 중간 집계를 해보니 작년과 비교해 공연 횟수와 관람객 숫자에서 월등히 높은 수치를 보였다. 풍성한 공연으로 관객에게 가까이 다가가는 데는 일단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이제 변화의 첫 발을 내딛었으니 내년부터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넌버벌 상설 공연을 생산하는 저력을 바탕삼아 세계적인 동시에 한국적인 공연관광축제의 새로운 모델을 만들어나가는 일만 남았다.
박보라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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