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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퍼즐] 여자대학농구의 경쟁력, 어떻게 해야 높아질까?
작성 : 2015년 09월 30일(수) 14:52

여자농구대표팀 / 사진=WKBL

[스포츠투데이 하숙례 칼럼] ‘맹모삼천지교’(孟母三遷之敎), 요즘 많은 부모님들이 자녀를 좋은 학교에 보내기 위해 이사를 서슴지 않는다. 소위 말하는 엘리트 코스를 밟기 위함이다.

운동선수라면 어떤가? 운동선수들의 최고 엘리트 코스는 국가대표선수이다. 즉 국가대표라는 목표와 꿈을 위해 많은 선수들이 피땀 흘리며 도전하고 또 도전한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여자대학농구선수들의 꿈은 무엇일까? 국가대표선수? 아니면 프로선수나 실업선수? 현실은 그렇지 않다. 대부분의 선수들은 농구라는 경쟁에서 벗어나 일반 학생들과 함께 취직을 위한 새로운 경쟁을 시작한다. 무엇이 그들의 농구에 대한 꿈을 포기하게 만들었을까?

WKBL(한국여자프로농구연맹)의 신인 선수 드래프트 결과를 보면 답을 알 수 있다. 대부분의 프로팀들은 고등학교 졸업 후 드래프트에 바로 신청하는 선수들을 선호한다.

/사진=아시아경제 DB


2~3년 전부터 대학생이 드래프트에 신청을 하게 되었고, 지난해부터 약 30-40%정도 대학선수가 선발되고 있지만 여전히 프로 입성의 벽은 높다.

하지만 KBL(한국남자프로농구연맹)의 경우는 다르다. 대학을 졸업한 선수들이 고등학교만을 졸업한 선수보다 능력이 월등히 뛰어나기 때문에 대학에서 실력과 능력을 겸비한 후에 자연스럽게 프로입문이 이루어지고 있다.

고려대 농구팀 문성곤이 이종현과 선수교체를 하고 있다. / 사진=스포츠투데이DB


농구의 본고장인 미국의 여자농구는 어떨까? 한국남자농구와 같은 시스템이다. 미국 내의 고교선수들은 대학선수들의 수준에 못 미치기 때문에 WNBA(미국여자프로연맹)에서는 대학을 졸업한 선수들만 선발한다.

장기적으로 볼 때 한국여자농구도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을 졸업한 후에 프로로 전향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길이라고 말하는 전문가들이 많아졌다.

그렇다면 여자프로 팀들이 고교선수들을 선발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대학선수보다 고교선수들의 기량이 더 앞선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고등학교를 졸업 후에 곧바로 프로에 입문한 선수들 중에는 프로에 적응을 하지 못하거나 기량부족으로 1-2년 만에 은퇴를 하는 선수들이 발생하고 있다.

이런 선수들은 새로운 도전을 위해 대학의 문을 두드리게 된다. 실업선수도 마찬가지이다. 집안형편이 어려워서 또는 개인적인 사정으로 실업에서 1~2년간 생활을 하다가 대학에 진학하는 선수들도 있다.

그러나 최근 이런 선수들에게 문제가 생겼다. 여자대학농구가 리그제로 변하면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곧바로 대학에 입학한 선수들에게만 대학농구리그에 출전할 자격을 주고 있는 것이다. 즉, 고등학교 졸업 후 프로선수나 실업선수로 뛴 경험이 있는 선수들은 리그에 출전할 수 없는 것이다. 이러한 규정을 만든 이유는 프로, 실업, 대학의 질서를 유지하기 위함이다.

여자프로농구 KB스타즈 변연하 선수가 경기에 임하고 있다. / 사진=스포츠투데이DB


여자농구의 저변확대를 위한 구조적 개선방향에서 어긋날 수도 있으나 현재 여자농구의 현실을 본다면 다시 한 번 생각해봐야 할 규정이라고 생각한다.

현재 대부분의 여자고등학교 농구부 인원은 5~8명 정도이다. 심지어는 인원이 부족하여 경기 중에 5:4경기를 하기도 한다. 여자대학의 농구부도 마찬가지다. 10명이상 선수를 보유하고 있는 팀도 있다. 하지만 선수가 부족하여 리그에 참가 못한 팀도 있고, 리그참가 중에도 출전선수의 제한에 따른 선수부재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선수 한 명이 자라는 데 걸리는 시간과 노력은 대단히 길고 힘들다. 프로에 갔다 왔다는 것만으로 어린선수들에게 출전의 기회를 제공하지 않는 이유가 너무나 미흡하다. 고작 18~19세의 미성년자였을 때 진로 결정을 한 결과로 보면 실수라고 할 수 있다.

30세가 넘도록 프로나 실업생활을 하고 이후에 대학에 진학해서 다시 장학금을 받으면서 운동을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바람직한 인재양성배출이라는 대학의 교육목적에 맞지 않을 뿐만 아니라 세대교체나 후배양성에 도움이 되지 않고, 농구계 질서를 무너뜨리는 일이 될 것이다.

그렇다면 유니버시아드 대회의 연령기준이 28살이니 4학년이었을 때를 맞추어 23세 이전의 선수들에게는 출전기회를 단 한 쿼터나 1인만이 코트에 뛸 수 있는 규정을 두어 팀 연습에서도 목적의식을 가지고 훈련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해 주어 기존 선수들과 함께 더 성장하게 하는 것이 여자대학농구를 활성화시키는 방법의 하나이다.

올해 3월에 열린 'KB 국민은행 2014-2015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시상식'에서 'MVP' 박혜진(왼쪽), '신인상' 신지현(오른쪽) 선수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스포츠투데이DB


물론, 대학졸업 후에는 진학전의 당시 은퇴를 했던 프로팀이나 실업팀으로만 갈 수 있는 제도를 가지면 대학이 2군 역할도 하고 대학리그 활성화와 우수선수양성에 힘을 실어줄 것이라고 생각한다.

앞서 말했듯이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선수들은 신중히 프로, 실업, 대학 진학을 검토하고 결정되어야 한다. 그러나 어린 나이에 꿈에 도전하고 싶은 욕망은 누구에게나 있고, 그 꿈이 실현될 것이라고 믿고 프로로 진로를 결정하는 선수에게 무어라 말할 수 있는가?

각 여자대학팀의 지도자들은 공부와 운동,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는 학생선수로서의 인재양성에 온 힘을 기울이며 학생선수 지도에 힘쓰고 있고, 학생선수들 또한 미래의 프로선수와 대표선수의 꿈을 가지고 최선을 다해 공부와 운동에 전념하면서 여자대학농구는 날로 발전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KB국민은행 2014-15 여자프로농구' 우승을 확정 지은 우리은행 위성우 감독을 비롯해 코치 및 선수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스포츠투데이DB


여자농구의 선수부재로 심각성이 나타나고 있는 현시점에 남자프로농구나 미국여자프로농구처럼 대학을 위주로 드래프트를 하는 제도가 마련될 때까지 여자대학은 어린 나이에 한 실수라고 넓은 아량을 베풀어 현재 대학에 소속되어 있는 모든 선수들에게 대학의 교육목표인 인재양성의 측면에서 길을 열어주어야 된다고 생각한다.

물론, 프로나 실업에서 대학으로 가도 좋다는 동의를 받은 선수와 4년 대학생을 벗어나지 않는 연령(20세~23세)의 어린선수들에 한해서 단 한명이라도 낙오되는 선수들이 없기를 바라고 여자대학농구가 더 큰 경쟁력을 가지고 발전되기를 기대해 본다.


스포츠투데이 하숙례 한세대교수(체육학박사)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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