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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그런거였어?]참을 수 없는 '룩덕'의 즐거움 (1) '마비노기'
작성 : 2014년 03월 24일(월) 08:56

'마비노기'/넥슨 제공

[스포츠투데이 장용준 기자]사람은 항상 새로운 자극을 원한다. 한 가지 게임을 오래 즐기는 행위는 유저들을 타성에 젖게 만들고, 그런 사람들은 곧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된다. 게임을 그만두는 것이다. 이를 방지하려면 계속 새로운 콘텐츠가 필요한데, 공급이 항상 수요자의 눈높이를 만족시킬 수는 없다.

그래서 근본적인 게임의 재미 외적으로 부가적인 요소들이 필요하다. 게임 내 다양한 의상 공급도 그 수단 중 하나다. 플레이어들은 자신의 분신과도 같은 캐릭터를 취향에 맞게 꾸밈으로써 신선함을 느끼게 된다. 물론 가끔은 본말이 전도되는 경우도 있다.

일부 수요층은 주요 콘텐츠보다 의상에 더 집착을 보인다. 그런 사람들을 우스갯소리로 '룩덕'(Look+오타쿠)이라 부르고, 이들이 탄생할 수 있는 환경을 충분히 조성한 게임을 '룩덕 게임'이라 한다. 하지만 편협한 시선은 금물이다. 이 단어는 남을 지칭하기보다는 게이머 당사자의 자조적인 표현 수단으로 주로 쓰이기 때문이다.

▲'마비노기', 10년차 게임의 위엄 '다양하다 못해 입 벌어지는 의상들'

MMORPG '마비노기'는 서비스 10년째를 맞이했다. 오랜 시간만큼 다양한 게임 내 의상들을 유저들에게 공급해왔기에 수집에 최적의 조건을 갖췄다. 게이머들은 캐시 아이템 구입과 이벤트를 통해 수백 가지 옷들 중 자신에게 걸맞은 상품을 고르게 된다. 처음 접한 사람들은 그 방대함에 한 번쯤 놀라게 된다.

'마비노기' 승무원과 파일럿 의상(위), 방과 후 교복(아래)/넥슨 제공


승무원과 파일럿 제복은 '공항패션 시리즈'로 기획됐다. 이 의상들은 직업의 분위기를 잘 살려내고 있다. 교복도 마찬가지다. '방과 후'라는 콘셉트는 반쯤 풀린 넥타이와 삐져나온 셔츠자락에서 드러난다. 웃음을 머금게 만드는 디자이너의 위트가 돋보인다. 모든 옷의 컬러는 게임 내 염색도구를 이용해 변경 가능하다.


'마비노기' 스케이팅(위)과 피겨(아래) 의상/넥슨 제공


이 복장들은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을 겨냥해 제작됐다. '마비노기'를 10년차 게임으로 만든 재빠르면서도 시의성 있는 업데이트가 돋보이는 부분이다. 특히 스피드 스케이팅과 피겨는 많은 스타 선수들을 배출해낸 올림픽 종목. 게임 캐릭터들은 그 특유의 모션까지 재현해내 높은 호응을 이끌어냈다.


'마비노기' 스노보드(좌)와 수영복(우)/넥슨 제공


이번에는 계절감을 뚜렷하게 느낄 수 있는 의상들이다. 유저들은 스노보드의 호쾌한 모션을 통해 시린 겨울을 만끽할 수 있다. 또 시원시원한 수영복 디자인은 무더운 여름날 해변에서의 물놀이를 연상하게 만든다. 그래서 그런지 스노보드와 수영복은 특히 많은 인기를 끌고 있는 아이템 중 하나다.


'마비노기' 남사당패(좌)와 귀령강시(우) 의상/넥슨 제공


조금은 독특하다고 말할 수 있는 의상들이 등장했다. 남사당패와 귀령강시 옷이 바로 그것이다. 남사당패의 경우 지난 설날 쯤 공개된 작품으로 '전통의상 시리즈'에 속해있다. 귀령강시 코스튬은 지난해 핼러윈데이를 기념해 출시됐다. 두 가지 모두 동서양의 독특한 문화를 담고 있는 일종의 명절 의상이다.


'마비노기' 의사(좌)와 간호사(우) 복장/넥슨 제공


마지막으로 소개할 것은 보는 시각에 따라 약간은 특별할 수도 있는 코스튬이다. 바로 병원 의사와 간호사 복장. 의사의 경우 수술 모자와 마스크까지 액세서리로 추가했다. 섬세한 디테일이 돋보이는 부분이다. 간호사의 경우 기존의 레이스 원피스가 활용돼 만들어졌다.

▲ '마비노기'에서 옷이란? 그런거였다!

게임 캐릭터에게 옷은 단순한 방어구다. '마비노기'에서 캐릭터가 옷을 장착하면 방어력이 소폭 상승한다. 각각 의상들마다 디자인은 다르지만 그 수치 차이는 크지 않다. 이 말의 의미는 단순하다. 옷을 바꿔 입는 행동이 전투력의 격차를 크게 벌리진 않는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건 캐릭터의 입장이다. 그 작은 차이가 게이머들에게는 즐거움이다. 수수한 차림새를 좋아하는 사람에서부터 화려함을 쫓는 이까지 모든 대중들의 취향이 코스튬에 반영된다. 이용자는 '마비노기'라는 울타리 속에서 콘텐츠만 허락된다면 누구로든 변신할 수 있다.

그 과정에서 현실과의 갭이 조금 생겨나면 어떤가. 물론 과한 허세는 곤란하다. 현실로부터의 무조건적인 도피도 안 된다. 결국 상처받는 건 자기 자신이기 때문이다. 다만 게이머가 적절히 정도를 조절만 할 수 있다면 이보다 환상적인 도락이 어디에 있겠는가. 면밀히 살피고 충분히 즐김이 마땅하다.


장용준 기자 zelra@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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