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박수교 칼럼] 프로농구 원년에 ‘사랑의 3점 슈터’가 있었다. 지금은 여자농구팀 신한은행을 이끌고 있는 정인교 감독의 이야기이다. 당시에 정인교 선수는 3점 슛을 성공시킬 때마다 기부를 하면서 실력과 팬서비스에서 절정의 모습을 보여준 대표적인 슈터였었다.
‘서셀럽’이라고 불러야 하나? 이제는 방송인으로 맹활약 중인 현역시절 서장훈 선수는 많은 선행을 베풀면서 후배들의 본보기가 되었고 특히 현역 마지막에는 연봉 전액을 장학금으로 기부하는 훈훈한 모습을 보여줬다. 그런 그의 따뜻한 사람됨이 대중들에게 전달되어서 은퇴 후에도 또 다른 분야인 방송가에서 많은 인기를 받는다고 생각한다.
요즘 농구계에서는 많은 구단이 여러 이벤트를 펼치고 있다. 하지만 원년의 사랑의 3점 슈터처럼 팬들과 가깝게 소통하고 따뜻했던 이벤트는 별로 생각나지 않는다. 프로스포츠에서 팬과의 교감은 매우 큰 부분인데, 이 부분에 대해서 노력도 성찰도 하지 않은 것이 아닐까 염려스럽다.
올 시즌은 프로-아마최강전을 시작으로 사실상 대단원의 막을 올렸다. 팬들의 마음이 아직도 차갑게 느껴지지만, 우려되었던 외국인제도 변경도 어느 정도 팬의 관심을 받고 있고, 절치부심 노력하는 선수들의 모습도 보여 다행스러운 마음이 든다.
원년의 나래블루버드는 개막전에 약체로 분류되었던 예상을 사랑의 삼점슛으로 날려버렸다. 그 기세로 좋은 경기력과 팬과의 따뜻한 교감으로 원주 농구팬들을 열광시키면서 전통의 농구도시 원주를 만드는데 성공했었다. 우리 프로농구의 갈 방향으로 이처럼 명확한 것이 있을까 싶다.
팬들에게 사랑을 베풀지 않고서는 한국농구의 희망은 희미해진다. 그동안의 악재들을 일소에 정리할 수는 없겠지만, 팬들에게 좋은 경기와 따뜻한 팬서비스로 한걸음씩 다가간다면 팬들은 닫힌 마음을 조금씩이라도 열어 주리라 믿는다.
프로스포츠는 취미삼아, 운동삼아 진행되는 동호회 경기가 아니다. 프로농구에서 팬은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팬들을 위한 여러 요소가 잘 버무려져야 한다. 팬의 관심과 사랑을 이끌어 오기 위한 모든 노력이 경주되어야 한다. 단순히 경기력을 끌어올리는 것이 모든 해결책이 될 수는 없다.
2015~16 시즌에는 좋은 경기력뿐만 아니라, 정인교 서장훈이 보여주었던 따뜻한 이벤트도 많이 시행되는 그런 시즌이 되길 기대한다. 그런 노력만이 팬의 차가운 시선을 조금이라도 누그러뜨릴 것 같다.
스포츠투데이 박수교 스포츠해설가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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