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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사슴' 황연주 "런던 아쉬움 리우에서 풀겠다"
작성 : 2015년 08월 27일(목) 16:32

한국 여자배구대표팀 / 사진=대한배구협회 제공

[스포츠투데이 김도곤 기자] '꽃사슴' 황연주(29·현대건설)가 돌아왔다. 2012년 런던올림픽 이후 2년만이다.

황연주는 한국을 대표하는 부동의 라이트 공격수다. 2005년 1라운드 2순위 지명을 받아 V-리그 흥국생명에 입단하며 프로에 첫 발을 내딛었다.


데뷔 첫 해 서브상과 백어택상을 받으며 신인상을 수상했고 2009-2010 시즌이 끝난 후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현대건설의 유니폼을 입었다.

공격수로서는 비교적 작은 신장(177㎝)인 황연주는 높은 점프력을 이용해 공격 뿐만아니라 블로킹에서도 발군의 기량을 뽐내고 있다. 황연주는 이를 토대로 2012 런던올림픽 4강 신화를 이뤄냈다. 하지만 이후 대표팀에서 더 이상 모습을 찾아볼 수 없었다. 고질적인 무릎 부상 때문이었다. 2014인천아시안게임에서 여자배구대표팀이 금메달을 목에 걸었지만 그는 현장에 없었다.

26일 중국전을 마치고 마쓰모토 숙소에서 만난 황연주는 "당시 영광의 순간을 놓친 것은 아쉽지만 동료들이 일궈낸 금메달을 보고 나 역시 뿌듯했다"고 말했다.

2005년 그랑프리 대회에서 첫 태극마크를 단 이후 어느덧 10년이 훌쩍 지났다. 2년 만에 대표팀에 돌아온 황연주는 한 단계 성숙해졌다. 그는 "처음 대표팀에 뽑혔을 때는 나이가 제일 어렸다. 10살 이상 차이 나는 언니들 속에서 의지할 또래가 없다보니 힘든 부분이 있었다"고 회상했다.

시간은 흘러 막내였던 황연주는 어느 덧 맏언니가 됐다. 이정철 감독은 2016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을 대비해 세대교체를 선언했다.

대표팀의 평균 연령이 낮아지자 팀을 하나로 묶을 수 있는 베테랑이 필요했다. 그래서 이 감독은 황연주의 노련함과 경험을 믿고 그를 불러들였다.

황연주는 "대표팀에서 경기를 하고 안하고를 떠나서 맏언니 임무에 대한 부담감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면서 "어린 후배들이 잘 따라와주고 있어서 특별히 힘든 것은 없다"고 웃었다.

그의 룸메이트는 이소영(21·GS칼텍스)이다. 그 자신이 직접 선택했다. 이유에 대해 물었다. 황연주는 "대표팀 생활을 하다보면 여러 선수와 한번쯤은 같이 생활해 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같은 공격수로서 경기 운영 부분에서 대화가 잘 통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소영이가 예뻐서 뽑은 것은 절대로 아니다"고 손사래를 쳤다.

황연주의 한국 나이는 서른이다. 사실 선수로서의 황금기는 지났다. 지난 10여년의 프로 선수 생활을 하면서 많은 것들을 이뤄냈다. 미래에 대한 생각도 하지 않을 수 없다. 그 자신 역시 잘 알고 있다.

황연주는 "은퇴에 대한 생각을 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막연하다"고 말했다. 오로지 배구만 보고 살아왔다. 배구 이외에는 할 줄 아는 것이 없다보니 은퇴 후 새로운 것을 배우는데 두려움이 있다고 했다. 그래서 결혼 생각도 조금씩 하고 있다. 그는 "선수들이 은퇴 후 할 일이 많지 않다. 결혼을 해서 가정을 꾸려야 한다는 생각도 있다. 하지만 아직은 아니다. 해야 할 일이 남았다"고 고개를 저었다.

황연주의 최종 목표는 바로 올림픽 무대를 다시 한 번 밟는 것이다. 황연주는 "남들은 내가 성공했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런던에서의 아쉬움을 풀고 리우에서 메달을 목에 걸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위치를 알고 있다. 대표팀에서 비록 주연은 아니지만 묵묵히 팀에 헌신하는 조연을 자처했다.

황연주는 마지막으로 "리우올림픽에 갈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조금이나마 도움이 된다면 그것으로도 충분하다"고 밝게 웃었다.


김도곤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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