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박수교 칼럼] 방열 대한농구협회장은 현역 지도자 시절 신생팀 기아를 이끌면서 상대 주포들을 수비하기 위해 트라이앵글(Triangle) 투라는 수비를 들고 나왔다. 당시 기존의 강팀 현대의 걸출한 외곽 슈터를 봉쇄하기 위한 맞춤 수비로, 효율적인 수비시스템을 만들어냄으로써 단숨에 강팀의 반열에 올랐었다.
하지만 팬들은 간과하고 있다. 상대의 주포들을 막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 이 수비의 강점은 골밑 강화와 병행해서 슈터들의 슛을 봉쇄한다는 데 있다. 골밑의 트라이앵글이 유기적으로 움직이며 상대 공격의 맥을 끊어버리는 것이다. 골밑은 절대 놓치면 안 된다는 사실은 농구를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이면 누구나 이해 할 수 있다. 빛나진 않더라도 그들이 팀을 이끄는 중심축인 셈이다.
대한농구협회, KBL, WKBL(한국여자농구연맹)은 한국농구를 이끄는 세 축이다. 얼마 전 신선우 총재가 취임하면서 경기인 출신들로 협회의 수장들이 모두 채워졌다. 세 분 모두 농구의 전문가들이며 현장을 잘 알고 있어 분석 능력 또한 뛰어나다.
그러나 농구에서 골밑의 유기적 움직임이 좋은 결과를 낸다는 사실을 잘 아는 분들임에도 불구하고, 협회의 움직임에서는 낙제점이고 서로 사인도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많다.
좀 더 솔직히 말하자면, 같은 팀이라는 사실조차 잊은 듯하다. 그들은 우리 농구계 골밑을 지키며 어려운 일을 해내야 하는 골밑의 블루워커들인데 말이다.
‘3개월 단기 알바, 재능기부’ - 언론이 대표팀 지도자 공고에 대한 비판 섞인 기사들이다. (다행히 김동광 감독이 대표팀을 맡음으로써 논란은 수면 아래로 내려갔지만)
스포츠토토의 수익금 배분문제로 KBL과 농구협회의 예산에 문제가 생긴 듯하다. 그로 인해 여러 문제가 파생되고 있다는 소식도 들린다. 그런데도 텅 빈 골밑을 지키는 수비수가 하나도 보이지 않는다. 세 개의 협회가 견고한 트라이앵글을 만들어서 누가 되었든 톱(Top)에서, 사이드에서 치고 들어오는 공격을 막아내야 하는데도 말이다.
협업된 유기적 움직임은 없고 따로 노는 이기적인 멤버 구성이 되어 버린 모양새다. 누구나 생각하듯이 이런 팀이 이길 수 있는 방법은 없다.
누가 트라이앵글의 톱에 서야 하는가? 역할이 나눠져야 하며 역할은 상황에 맞춰, 사인에 따라 유기적으로 가장 강한 포메이션으로 만들어져야 한다. 그러나 농구협회와 KBL은 또 WKBL은 포메이션 자체를 무시하고 있다.
대표팀 지도자 발탁 문제이든, 외국인 선수 출전 확대에 따른 농구유망주들의 동기부여 결여 문제이든, 농구협회와 KBL의 체계화의 문제이든, 모두가 그렇다.
팬들은 세 개의 축이 강력한 협업으로 세련되게 문제들을 해결해 나가는 모습을 기대하고 있다. 기대를 저버리지 말길 바란다.
스포츠투데이 박수교 스포츠해설가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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