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하숙례 칼럼] 지난해, 세월호 사건으로 온 나라가 슬픔에 잠겼다. 올해는 메르스라는 바이러스의 습격으로 온 국민이 공포에 떨어야 했다. 설상가상으로 수십 년 만에 찾아 온 심한 가뭄으로 땅은 물론 국민들의 마음까지 메말랐었다.
‘2015 광주 유니버시아드는 대회’(이하 U대회)는 이런 어려움 속에서 걱정과 근심을 가득안고 시작됐다. 하지만 우리나라 선수들은 최고의 기량과 불굴의 투혼으로 종합 1위의 쾌거를 거두며 우리 국민들의 마음에 한줄기 단비가 되었다. 필자 또한 국민의 한사람, 체육인의 한 사람으로서 무한한 긍지와 자부심을 느꼈다.
필자는 이번 U대회에 농구경기 진행요원으로 참여하며 많은 농구 경기를 관전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특히, 필자의 시선은 여자농구에 더 집중하게 되었는데 여러 나라의 수십 개의 경기를 보면서 우리 여자농구에 절실하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를 느끼는 계기가 되었다.
필자는 이 글을 통해서 독자들과 함께 우리나라 여자농구 발전방향에 대한 고민의 자리를 가져보고자 한다.
여자 농구에는 세계 16개국이 참가했다. 아시아의 참가팀은 한국, 중국, 일본, 대만 4개의 여자대학팀이었다. 4개조로 나뉘어 진행된 조예선 리그에서 일본과 대만은 선전하며 상위그룹(1위~8위)에 포함되었고, 한국과 중국은 하위그룹(9위~16위)에 속하게 되었다. 최종적으로 우승은 미국이 차지했고, 캐나다는 준우승, 러시아가 3위, 일본 4위를 차지했다. 한국은 14위(2승4패)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이번 U대회 여자농구 경기에서 최고의 경기를 꼽으라면 미국과 일본의 준결승 경기를 뽑고 싶다. 교과서 같은 경기였고 한편의 드라마와 같은 명승부였기 때문이다.
경기는 정말 치열했다. 양 팀의 스타일은 전혀 달랐으나 두 팀은 철저한 기본기를 이용해 처음부터 끝까지 자세하나 흐트러지지 않고 진지하고 성실한 플레이를 선보였다.
일본은 신장의 열세와 체력적인 신체의 불리함을 극복하기 위해 철저한 기본기와 스피드로 시종일관 경기에 임했다. 이에 맞서는 미국은 절대 질 수 없는 최강자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수비의 기본자세와 기술을 보여주며 처절한 열정의 플레이를 펼쳤다. 결국 두 번의 연장전을 치룬 끝에 미국의 승리로 마무리 됐다.
경기를 관전하는 48분은 한편의 극적인 드라마를 감상하는 것 같았다. 경기가 끝난 후 체육관을 가득 메운 팬들은 우레와 같은 박수소리와 함성으로 선수들의 플레이에 보답했다.
필자는 12일간의 대회기간 중 일본과 미국 팀의 코치 감독, 그리고 FIBA(국제농구연맹)의 임원들과 세계 농구의 흐름, 그리고 여러 국가의 농구시스템에 대해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되었다.
이들 역시 이번 대회에서 여자농구의 가장 큰 이슈로 일본과 미국의 경기를 꼽는데 인색하지 않았다.
먼저, “일본팀이 어떻게 세계농구와 발을 맞출 수 있었던가”란 대화에서 그들은 “선수체력관리, 기본기 훈련, 그리고 훈련의 양에 있다”라고 입을 모았다.
그들의 설명에 따르면 일본의 여자대학선수들을 2월부터 시작해서 5개월 동안 수업시간에 참여하는 시간을 제외하고, 주말 등을 이용하여 거의 매일 7-8시간 훈련을 하면서 우승을 목표로 준비를 하였다.
일본은 여자대학농구 뿐만 아니라 중·고등학교나 세미프로팀에서도 기본농구자세와 기본기를 갖추는 훈련을 전체 훈련시간의 거의 반 이상을 소비한다. 그리고 과학적이고 체계적으로 접목하기 위해 훈련준비와 훈련시간을 8시간 이상으로 한다.
이것이 바로 오늘의 일본여자농구를 세계 4강으로 발전시킨 원동력이며, 철저한 기본기훈련이 만들어 낸 성장이라고 한다.
* 필자 약력 : 한국 Junior 여자농구 대표선수 / 한국여자농구 대표선수 / 일본 덴소 Iris 여자농구단 (WJBL) 코치 및 감독 / 미국 워싱톤대학교 객원코치 및 미국 WNBA, 시애틀 스톰 코치연수 / 미국 미시간주립대학교, 시애틀대학교, 워싱턴주립대학교 연구학자 겸 코치 / WKBL 농구캠프 Head Coach, 수퍼바이즈 / 용인대학교 여자농구팀 감독 / 한세대학교 국제교류원, 평생교육원 부원장 / (현) 체육학박사 / 한국여가레크리에이션학회 이사, 대한농구협회 이사 / 한세대학교 교수
스포츠투데이 하숙례 한세대교수(체육학박사)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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