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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숙 "지금 내 기억 믿지 못하겠다"…절필은 거부 [스포츠투데이]
작성 : 2015년 06월 23일(화) 09:07

SBS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에 출연한 작가 신경숙 / 방송 화면 캡쳐

[스포츠투데이 문선호 기자] 신경숙이 표절의혹과 관련해 사실상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해당 작품을 작품집에서 제외하는 한편 문학상 심사위원직을 내려놓고 자숙하겠다고 밝혔다.


신경숙은 지난 22일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2000년에 그런 글(신경숙의 ‘전설’이 미시마 유키오의 ‘우국’을 표절했다는 주장)이 실렸다는 이야기는 들었다. 그러나 읽지는 않았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그때도 내가 읽지도 않은 작품을 갖고 그럴(표절할) 리가 있나 생각했기 때문에 읽지 않았다. 그때 읽었으면 좋았을 텐데 당시는 너무나 여러 가지 것으로 공격을 받고 있던 때라서 정말 어떤 글도 읽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신경숙은 2000년 표절의혹이 제기됐을 당시 처음으로 소설 ‘우국’의 존재를 알았다면서도 “1980년대 말 미시마 유키오의 ‘금각사’는 읽었다. 그런데 ‘우국’은 아무리 기억을 뒤적여봐도 안 읽은 것 같은데 지금은 내 기억을 믿지 못하겠다”고 종전의 입장에서 선회했다.

이에 대해 신경숙은 “저는 어떤 작품을 반쯤 읽다 말고 ‘이건 전에 읽었던 작품이구나’ 하는 식이다. 어떤 영화는 끝까지 다 본 후에야 ‘이거 본 영화구나’ 깨달을 때가 있다”고 해명했다.

신경숙은 “문장을 대조해 보면서 ‘이응준씨가 느닷없이 왜 이랬을까’라는 의문을 안 갖기로 했다. 대조해 보는 순간 나도 그걸 믿을 수가 없었다. ‘전설’을 읽고 또 읽으면서 쇠스랑이 있으면 내 발등을 찍고 싶은 심정이었다”고 심경을 토로했다.

신경숙은 이 사태에 책임을 지고 “출판사와 상의해서 ‘전설’을 작품집에서 빼겠다. 문학상 심사위원을 비롯해 모든 것을 내려놓고 자숙하는 시간을 갖겠다”면서도 “절필은 못할 것 같다. 내 땅이 문학이기 때문에 땅에 넘어지면 땅을 짚고 일어날 수밖에 없다”고 작품활동을 멈추지는 않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소설가 이응준은 지난 16일 신경숙의 소설 ‘전설’이 미시마 유키오의 소설 ‘우국’을 표절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평론가 정문순 역시 2000년 ‘통념의 내면화, 자기 위안의 글쓰기’라는 글에서 ‘전설’이 ‘우국’을 표절했다고 주장했다.


문선호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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