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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kt의 ‘매화샷’은 상도덕 무시 김성근 때문이다 [스포츠투데이]
작성 : 2015년 05월 25일(월) 10:44

프로야구 한화 김성근 감독[사진 제공=한화 이글스]

[스포츠투데이 박철성 칼럼] kt 위즈의 ‘매화(火)샷’이 불을 뿜었다. ‘매화샷’은 매우 화(火)난 샷.

프로야구 막내구단 kt 위즈가 창단 이후 최다득점을 올렸다. 24일 한화를 상대로 13-1, 대승을 거뒀다. kt 위즈가 왜 ‘매화샷’을 뽑았을까? 도대체 무엇 때문에 그토록 화가 났던 걸까?

전날, 한화 벤치 김성근의 주문이 결정적이었다. 9회 5점 차. 이미 승기를 굳힌 한화였다. 그런데 앞선 한화가 9회에 도루를 했다. 물론 벤치의 사인 없이는 불가능한 작전. 그러더니 이번엔 아웃카운트 2개를 남기고 무려 두 명씩이나 투수 교체를 했던 것.

23일 경기도 수원 kt 위즈 파크. 원정팀 한화 이글스와 kt 위즈의 정규시즌 경기였다. 한화가 6-1로 앞선 9회초 1사 후 볼넷을 얻어 출루했다. 한화 강경학은 김경언 타석 때 2루 도루를 단행했다. 이때 kt 내야진은 2루 베이스커버나 송구 등 도루 저지에 필요한 시도를 하지 않았다. 후속타가 터지지 않으면서 한화는 추가 득점 없이 9회 초 공격을 마쳤다.

9회말. 점수는 여전히 6-1, 한화의 리드. kt의 마지막 공격이었다. 이때 한화는 투수를 두 번 바꿨다.

7회 초 등판한 박정진이 선두타자 장성호를 1루수 앞 땅볼 처리, 2⅓이닝 째 투구를 마쳤다. 이때 한화는 박정진을 김민우로 바꿨다. 김민우는 김상현과 상대해 5구만에 헛스윙 삼진을 잡아냈다. 경기 종료까지 아웃카운트 1개만 남겨뒀다.

한화는 다시 김민우를 윤규진으로 교체했다. 윤규진은 대타 문상철에게 좌중간 2루타를 내준 다음 대타 김진곤을 우익수 뜬공으로 잡았다.

이렇게 경기는 끝났다. 한화의 6-1 승리. 경기직후, 양 팀 선수들은 홈플레이트 쪽으로 모여들어 신경전을 벌였다. kt 주장 신명철이 격분한 얼굴로 한화 선수들을 향해 말을 하는 모습도 포착됐다.

잠시 대립하던 두 팀 선수들. 그러나 곧 돌아서 각 팀 응원석 쪽으로 인사를 하고 더그아웃으로 들어가 흩어졌다. 다행히 물리적 충돌은 없었다.

경기 직후 비판여론으로 인터넷이 뜨겁게 달궈졌다. 한화 벤치가 최소한의 ‘상도덕’을 무시했다는 얘기였다.

전장에서 백기든 패장을 죽이는 법은 없다. 승리가 확실시되는 팀이 상대에게 적어도 이렇게 까진 하질 않는다. 죽도록 밉거나 원한(?)에 사무치진 않고 말이다. 이는 야구 판에서 지켜야할 최소한의 상도덕이었다는 것.

KBSN 이용철 해설위원도 방송 도중 거품을 품었다. 한화 벤치를 향해 손가락질 비난을 했다. 이 위원은 "이해할 수 없는 교체"라고 꼬집은 뒤 “오늘 처음 1군에 등록한 김민우와 윤규진을 테스트하려고 하는 모양인데 그래도 이건 아니다.” 혀를 찼다.

또 이 위원은 “이는 상대를 자극하는 행동이고 결코 한화에게도 좋을 것이 없다”면서 “사실상 승부가 결정 난 경기에서 9회 말, 이런 식으로 투수 교체를 하는 건 아니다.”라고 강한 비판을 이어갔다.

경기가 끝난 뒤 kt 주장 신명철이 한화 벤치를 향해 삿대질을 해가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자 이 위원은 “봐라. 결국 이런 상황이 나오지 않느냐”면서 한화 벤치에 대한 힐난을 멈추지 않았다. 통상 오랜만에 등록한 투수를 시험 운행할 경우, 지는 경기에 내보내는 것이 일반적이라는 것.

경기 뒤 이에 대해 김성근 감독은 “투수교체 미스였다”고 짤막하게 말했다.

반면 일각에서는 야신 김성근에게 보내는 박수도 있었다. 끝까지 프로정신을 보였다는 것.

더욱이 최근 ‘타고투저’가 지속되면서 5점의 리드는 한 번의 위기에서 뒤집힐 수 있다.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야구계의 ‘불문율’은 명시적인 것이 아니다. 규정에도 없다. 따라서 어디까지가 정답 범위인지에 대해 논란은 줄곧 있어왔다.

아무튼 이날 팬들은 kt의 가능성을 확인했다. 이래저래 대한민국 프로야구 판에 활력을 불어 넣고 있는 야신 김성근이다.

스포츠투데이 박철성 스포츠칼럼니스트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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