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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신’ 김성근, 삼수갑산(三水甲山)식 야구 그 약발(?) 언제까지? [스포츠투데이]
작성 : 2015년 04월 19일(일) 12:11

한화 이글스 김성근 감독 / 사진제공=한화 이글스

[스포츠투데이 박철성 칼럼] ‘야신(야구의 神)’ 김성근의 삼수갑산(三水甲山)식 야구. 그 약발(?)이 언제까지 먹힐까? 한화의 투수 잔혹사(殘酷使)가 우려를 낳고 있다.

한화가 반타작 승률에 복귀했다. 확실히 변했다. 이제 팬들의 열광도 돌아왔다. 지금 한화에는 야신 김성근의 힘이 활화산처럼 타오르고 있다.

‘도랑 치고 가재 잡고’, ‘마당 쓸고 돈 줍고’. 한화의 지난 주말이 그랬다.

18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NC와의 2차전. 한화가 8-6으로 이겼다. 전날 NC를 6-3으로 꺾으며 올 시즌 처음으로 NC전 승리를 챙겼던 한화. 16경기 만에 첫 연승을 일궜다.

이날 한화는 8승 8패를 기록, 반타작 5할 승률에도 복귀했다. 지난 2일 이후 보름여만이다. 더욱이 이날 홈구장 1만3000석은 전부 매진됐다. 올 시즌 처음이었다.

한화는 개막 15경기를 기준으로 2009년 이후 최고의 성적이다. 특히 시즌 초반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는 것. 눈길을 끌고 있다.

한화는 2010년부터 2014년까지 최근 5년 동안 한화는 개막 15경기부터 하위권으로 밀렸다. 다른 팀들의 승수 쌓기 제물이었다.

지긋지긋한 연패가 문제였다. 개막 15경기 내로 2010년 4연패. 2011년 7연패. 2012년 3연패 두 번에, 4연패 한차례. 2013년 개막 13연패. 지난해에도 3연패에 이어 4연패가 있었다. 초반 레이스에서 뒤로 처지며 근성까지 사라졌던 한화였다.

하지만 올해, 한화는 완전히 달라졌다. 3월 14일과 15일, 마산 NC전에서 2연패가 전부였다. 그리고는 연패가 없다. 무엇보다 쉽게 연패를 당하지 않는다는 점.

지금 한화의 마운드 운용은 혹독하다. 선발과 계투의 경계가 없다. 짧은 휴식일과 연투는 이제 일상이다. 에이스 미치 탈보트가 대표적이다. 올 시즌 벌써 세 번이나 4일 휴식 후 선발 등판했다. 한화에서는 선발투수들의 불펜 겸업도 낯설지 않다.

송은범은 전천후. 선발과 중간, 마무리를 가리지 않았다. 야신 김성근의 콜사인이면 바로 출격했다. 좌완 불펜 권혁은 벌써 8경기나 등판했다. 이밖에도 윤규진, 송창식, 안영명, 박정진 등이 많은 이닝과 투구 수를 소화했다.

현재의 상황이 야신 김성근을 그렇게 만들었다. 시즌 초반 접전 상황이 유난히 많았다. 올 시즌 한화가 치른 16경기 중 10경기가 3점차 이내 승부였다. 쉽게 버릴 수 있는 경기가 없었다. 당연히 무리를 해서 승부수를 띄울 수밖에 없었다.

그렇다. 한화가 정상적인 방식으로 해서는 이길 수 없다. 변칙적이라도 초반, 매 경기에 총력전을 걸어야했다. 몇몇 선수들의 피로누적을 인정하면서도 달리 방법은 없다.

현재 한화의 마운드는 김성근 식 변칙운용이다. 그건 듣기 좋은 표현. ‘죽기 살기 식’ 운용이다. 다른 감독 같았으면 벌써 언론의 뭇매감이다.

하지만 여론은 잠잠하다. 이는 야신 김성근에 대한 믿음 때문이다. ‘벌떼 야구’에 능하고 장기적 투수운영이 노련한 만큼 믿고 기다려보자는 반응이 우세하다.

우리끼리 얘기로 그래도 솔직히 이게 정답은 아니다. 하루 이틀에 끝낼 거면 모른다. 이러다 시즌 중반을 가기도 전에 한화 투수력은 고갈될 수밖에 없다.

특히 한화 투수들은 기량의 편차가 크다. 신중한 관리가 필요한 유형의 투수들도 많다. 그런데도 김성근은 접전 상황에서 믿음 가는 선수만 계속 기용하고 있다. 물론 그럴 수밖에 없다. 잘 안다. 하지만 코끼리 김응용 전 감독도 무리수로 끝내 실패하고 야인이 됐다.

실제 한화 마운드에는 적신호도 나타나고 있다. 팀의 주전 마무리였던 윤규진이 어깨 통증을 호소했다. 급기야 지난 11일 2군에 내려갔다. 김성근도 원래 이렇게까지 불펜투수들을 많이 소모할 생각은 없었다.

4월 10일 롯데 전. 잘 던지던 선발 배영수가 5회에 갑자기 무너졌다. 한화 타선이 경기 종반 추격전을 펼쳤다. 마침내 박정진과 안영명 등, 전원 투입됐다. 이들은 한화의 해결사 투수. 그런데 본래 이들은 이날 등판 계획이 없었다.

한화의 마운드는 내일이 없다. 지금, 바로 당장이다. 이게 한화의 현 주소다.

‘야신’ 김성근의 삼수갑산 식 야구. 이기기 위한 야구다. 그래서 재밌다. 그런데 오래 즐기고 싶다.

스포츠투데이 박철성 스포츠칼럼니스트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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