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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으로 본 모비스 우승의 의미…KBL 최다 우승·최초 Three peat[스포츠투데이]
작성 : 2015년 04월 04일(토) 18:12

울산 모비스 선수단

[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울산 모비스가 통산 6번째 우승을 차지하며 KBL 역대 최다 우승 기록 세우는 동시에 역대 최초로 리그 3연패의 주인공이 됐다.

모비스는 4일 원주종합체육관에서 펼쳐진 2014-2015 KCC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4차전에서 원주 동부에 81-73으로 승리하며 통산 6번째 우승을 기록했다. 이로써 모비스는 우승과 관련된 최다, 최초의 기록을 모두 갈아치우면서 KBL의 역사를 새롭게 썼다.

그 역사적인 기록들을 통해 모비스 우승의 의미를 되짚어봤다.

▲KBL 역대 최초의 Three-peat

Three-peat이란 미국 스포츠 언론에서 리그 3연패를 의미하는 단어로 종종 사용 된다. 숫자 3과 Repeat를 합성한 단어로 LA 레이커스가 결과적으로는 실패했지만 1987년부터 3년 연속 우승에 도전할 당시 시행했던 캠페인에서 기원된 말이다. 농구의 본고장 미국의 NBA에서도 보스톤 셀틱스(8연패), 시카고 불스(3연패, 2회), LA 레이커스(3연패) 세 팀만이 그 기록을 가지고 있고, 그 중 시카고 불스만 두 차례 기록했을 만큼 진귀한 기록이다.

리그 평준화를 지향하는 KBL에서는 더욱 나오기 힘든 기록이다. 샐러리 캡, 드래프트 제도 등으로 인해 우승팀은 상대적으로 전력을 보강할 수 있는 기회가 적다고 볼 수 있다. KBL 출범과 함께 최고의 선수들로 왕조를 구축했던 현대(현 KCC)도 1997-1998 시즌 3번째 우승 문턱에서 고배를 마신 바 있었다. 모비스가 그 불가능에 가까운 기록을 이뤄낸 것이다. 앞으로도 KBL에서는 나오기 힘든 기록이 될 것이다.

울산 모비스 유재학 감독


▲KBL 역대 최다 우승 V6

모비스는 KBL 출범 이래 19번의 시즌을 치러오면서 6번의 우승을 차지해 종전 타이기록을 이루고 있던 전주 KCC를 따돌리고 KBL 역대 최다우승의 기록을 세웠다.

68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NBA에서도 6회 이상 우승을 기록한 팀은 단 세 팀에 불과하다. 보스톤 셀틱스(17회), LA 레이커스(16회), 시카고 불스(6회) 뿐이다. 이제 19시즌을 마친 KBL에서 여섯 번의 우승을 차지했다는 것이 얼마나 대단한 기록인가를 대변해주는 부분이다.

▲네 번의 통합우승

통합우승이라는 단어는 KBL이 공식적으로 사용하는 단어는 아니다. 하지만 정규리그 우승의 가치와 챔피언결정전 우승의 가치를 동시에 이룬 기록이기에 통념적으로 많이 사용된다. 이런 통합우승을 모비스는 네 번이나 달성했다. 54경기의 장기 레이스를 1위로 달리기 위한 전략과 단기전에서의 승부를 위한 전략은 다소 차이가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이 두 마리 토끼를 다 잡는다는 것은 생각보다 쉬운 일이 아니다.

간혹 플레이오프에서의 승부를 위해서 정규리그 마지막을 느슨하게 마치는 경우도 있었고, 정규리그에 전력을 쏟느라 플레이오프에서 제 기량을 다 펼치지 못했던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모비스는 정규리그에서 승패를 떠나 마지막 경기까지 최상의 전력으로 최선을 다해왔고 그 과정에서 플레이오프를 대비한 준비도 효율적으로 해왔다. 그런 의미에서 네 번의 통합우승의 가치를 찾아볼 수 있다.

울산 모비스의 리카르도 라틀리프(가운데)


▲최다우승 감독 유재학

모비스의 우승을 견인한 유재학 감독은 역대 최다 우승기록의 기록도 다시 썼다. 기존 자신이 가지고 있던 4회 기록을 경신하면서 통산 다섯 번째 우승을 기록한 최고의 명장으로 우뚝 섰다. 구단을 옮기지 않고 모비스 한 구단에서만 이룬 기록이라는 면에서 그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다.

유 감독은 항상 장기적 안목에서 팀을 꾸려 왔고 외부 FA 영입 보다는 신인 선수들의 성장을 통해서 팀을 발전시켰다. 원칙을 중요시하고 노력하는 선수들에게 그 만큼의 기회가 주어지는 문화가 자리잡았고 선수들은 자발적으로 노력하고 팀으로 뭉쳐왔다.

이렇게 강해진 모비스는 주축 선수들의 부상공백, 로드 벤슨의 퇴출 등 시즌 전 악재 속에서도 쉽게 흐트러지지 않는 강한 팀이 되었다. 그 중심에는 바로 유재학 감독과 그의 시스템이 있었다.

▲역대 최다 플레이오프 MVP 양동근

양동근이 세 번째 플레이오프 MVP에 선정되면서 이 부분 최다 기록의 주인공이 됐다.

기존 동부의 김주성과 각각 2회 MVP에 선정되면서 동률을 이뤄왔으나 이제 그 균형이 깨졌다.

언론에서는 하나같이 양동근의 체력을 걱정했다. 34살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올 시즌 정규 시즌 54경기에 모두 출장하면서 최장 시간 출장 부분에서도 1위 (평균 34분 56초)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려는 기우에 불과했다. 플레이오프 4강과 챔피언결정전에서는 오히려 더 많은 출장시간을 기록하면서도 상대를 압도하는 경기력을 보여주면서 팀을 이끌어 왔다. 뛰어난 재능을 가진 선수임에도 불구하고 항상 성실하고 겸손한 자세로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고 동료선수들을 배려하는 모습은 그가 팀의 진정한 리더, 최고의 선수임을 보여준다.

울산 모비스의 문태영과 양동근


▲모비스에서의 3년 그리고 세 번의 우승

국내선수들과는 다르게 모비스에서는 3시즌 밖에 뛸 수 없는 선수가 있다. 바로 모비스의 외국인선수 리카르도 라틀리프. 그 제한된 3년 동안 외국인선수로서 모두 우승을 경험한 경우도 KBL 역대 최초다. 외국인선수 중 가장 많은 3개의 우승 반지를 가지게 되는 선수도 물론 라틀리프가 유일하다.

대학을 졸업한 후 첫 해외무대를 모비스에서 시작한 라틀리프는 그저 빨리 달리는 힘 좋은 선수였다. 그런 그가 해를 거듭하면서 코칭스텝의 지도에 따라 성장하기 시작했고 이제는 어느덧 공수를 겸비한 리그 최고의 외국인선수로 평가 받고 있다. 모비스의 유니폼을 입은 라틀리프의 모습을 다시 보기는 어렵겠지만 지난 3년간의 그가 보여준 열정과 투혼은 팬들로 하여금 그를 영원한 모비스맨으로 기억하게 할 것이다.

▲12개의 트로피를 가진 모비스

울산 동천체육관에는 역대 우승 트로피를 전시해놓은 역사관이 눈을 끈다. KBL최고의 명문구단을 상징하는 모비스만의 역사관이다. 그 역사관을 채울 트로피가 올 시즌 2개나 늘어 12개가 된다. 그 트로피 하나 하나 마다 선수들의 땀이 담겨 일궈낸 성과일 것이다.

하지만 선수들이 최고의 경기력을 펼칠 수 있었던 데에는 구단의 전폭적인 지원이 큰 역할을 했다. 구단주 정명철 사장과 단장인 정호인 전무는 유재학 감독에게 선수단 운영에 대한 전권을 일임했고, 전폭적인 지원과 격려를 통해 농구단에 힘을 실어줬다.


이상필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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