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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을 일으키자' OK저축은행, 슬로건이 현실로[스포츠투데이]
작성 : 2015년 04월 01일(수) 14:19

[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기적이 일어났다. OK저축은행과 안산이 함께 만든 기적이다.

안산 OK저축은행 러시앤캐시가 창단 2년 만에 V리그 왕좌에 올랐다. '기적을 일으키자'라는 슬로건으로 경기에 나선 OK저축은행은 진짜 기적을 빚어내며 안산에 우승컵을 선물했다. 창단 2년의 막내구단이 쟁쟁한 명문구단을 꺾고 이뤄낸 기적이었고, 슬픔에 잠긴 연고지 안산을 위로하는 기적이었다.

2013-2014시즌 팀을 창단하고 V리그에 뛰어든 OK저축은행은 한국전력을 제치고 6위에 오르며 성공적인 첫 시즌을 보냈다. 발전 가능성이 큰 신인 선수들로 구성된 팀인 만큼 새 시즌에 대한 기대도 커졌다. 연고지 안산에 정착하기 위한 노력에도 힘을 기울였다.

그러나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가 터지면서 안산에서 배구는 더 이상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전 국민이 슬픔이 빠진 상황에서 배구가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그러나 가만히 있을 수는 없었다. 조금의 아픔이라도 함께하기 위해 OK저축은행 선수들은 배구공을 들었다.

OK저축은행 선수들의 유니폼에는 'We Ansan'이라는 문구가 새겨졌다. '우리는 안산이다'라는 뜻과 더불어 안산 시민들의 상처 입은 가슴에 위안을 전하겠다는 마음을 담았다. '기적을 일으키자'라는 구호도 마찬가지였다. 그 어느 곳보다 기적이 필요한 장소인 안산에서 작은 기적을 통해 희망을 전하겠다는 각오를 표현했다.

OK저축은행 선수들의 각오는 경기력에서 드러났다. 시즌 초반부터 상위권을 유지하며 기적을 향한 꿈을 키워나가기 시작했다.

기적을 향한 첫 계단은 특급 외국인선수 시몬의 영입이었다. 시몬은 쿠바 대표팀 주장임과 동시에 무셜스키(러시아)와 함께 세계 2대 센터로 꼽히는 스타플레이어. 그만큼 몸값도 비싼 선수였지만 OK저축은행은 과감한 투자를 단행했다.

OK저축은행의 투자는 잭팟으로 돌아왔다. 시몬은 뛰어난 경기력은 물론, 빠르게 팀에 녹아드는 친화력과 어린 선수들을 이끄는 리더십을 보여주며 OK저축은행의 고공비행을 이끌었다. 챔피언결정전에서는 무릎부상을 이겨내며 꾸준한 활약으로 우승을 견인했다.

그러나 OK저축은행의 기적이 시몬의 혼자 힘으로 이뤄진 것은 아니다. 이민규, 송희채, 송명근, 김규민 등 국내 선수들은 시즌을 치를수록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OK저축은행의 막판 상승세를 견인했다. 시몬 없이는 흔들렸던 선수들이 시즌 막판에는 시몬 없이도 강한 선수들로 탈바꿈해 있었다.

OK저축은행 선수들이 배구만 잘한 것은 아니었다. 홈경기 승리 직후 댄스 세리머니를 비롯한 팬스킨십 활동을 통해 안산 지역팬들과의 거리를 줄여 나갔다. 어느 순간 안산 상록수체육관은 경기장을 찾은 팬들로 발 디딜 곳 없는 핫플레이스가 됐다.

김세진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의 역할도 무시할 수 없다. 작은 변수에도 흔들리던 선수들이 시즌 내내 균형을 유지한 채 우승에 도전한 것은 김세진 감독의 리더십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선수들은 스승이지만 때로는 형 같고, 때로는 친구 같은 코칭스태프에게 의지하며 기적을 향한 발걸음을 이어갔다.

이 모든 것이 가능하게 한 것은 OK저축은행 구단과 안산시의 의지와 열정이었다. OK저축은행은 선수들을 위한 투자와 헌신을 통해 선수들이 온전히 경기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 최윤 구단주는 안산 상록수체육관에 자주 모습을 드러내며 선수들에게 응원을 보냈다. 안산시 역시 OK저축은행의 노력에 화답했다. 제종길 안산시장도 시즌이 진행될수록 자주 경기장을 찾으며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OK저축은행의 2014-2015 V리그 우승은 작은 기적이 모여서 만든 거대한 기적이었다.


이상필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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