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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내와 신뢰가 만들어낸 IBK기업은행의 우승[스포츠투데이]
작성 : 2015년 03월 31일(화) 13:20

[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IBK기업은행의 우승을 이끈 것은 인내였다.

2013-2014시즌 IBK기업은행은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음에도 불구하고 챔피언결정전에서 베띠를 앞세운 GS칼텍스에 무릎을 꿇었다. 우승에 대한 기대가 컸던 만큼 준우승에 그친 충격도 컸다.

마지막 한 고비를 넘는데 실패했던 이정철 감독은 2014-2015시즌을 앞두고 승부수를 던졌다. 새 외국인선수로 데스티니 후커를 영입한 것이다. 데스티니는 V리그 경험도 갖춘 데다 미국 국가대표로 활약할 정도로 뛰어난 기량을 갖춘 선수. 그러나 부상과 출산 이후 기량이 전성기보다 못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데스티니의 유별난 성격도 걱정을 자아냈다.

그럼에도 이정철 감독이 데스티니를 영입한 것은 당장은 전성기의 기량을 찾기 힘들더라도 한방이 중요한 챔피언결정전에서는 과거의 모습을 재현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시행착오는 있었다. 컨디션을 회복하던 데스티니가 전반기 막판 상대 선수의 발을 밟고 발목을 접질리는 부상을 당했다. IBK기업은행은 졸지에 외국인선수 없이 순위경쟁을 펼쳐야 하는 신세가 됐다. 그럼에도 이정철 감독은 서두르지 않았다. 정규리그보다는 포스트시즌을 겨냥하고 차분하게 팀을 정비했다.

이정철 감독의 인내는 포스트시즌에서 빛을 발했다. 데스티니는 매 경기 뛰어난 활약을 펼치며 팀의 연승 행진을 이끌었다. 폴리(현대건설), 니콜(도로공사) 등 뛰어난 외국인선수들을 상대로 더 나은 활약을 펼치며 IBK기업은행의 우승을 견인했다.

이정철 감독의 기다림은 데스티니 뿐만 아니라 국내 선수들에게도 똑같이 적용됐다.

IBK기업은행은 시즌 전 가장 유력한 우승후보로 꼽혔다. 이유는 박정아, 김희진, 남지연, 김사니 등 국가대표급 선수들이 즐비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상은 그리 밝지 않았다. 김사니는 아제르바이잔 리그에서 V리그로 돌아와 적응 시간이 필요했다.

특히 박정아와 김희진, 남지연은 2014 인천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차출돼 팀과 훈련을 함께 하지 못했다. 소속팀에 복귀했을 때는 이미 체력이 상당히 소진된 데다 팀 동료들과 손발도 맞춰보지 못한 상황이었다. 채 한 달이 지나지 않아 V리그가 개막했고 이들은 실전 경기를 통해 컨디션을 회복하고 동료들과 손발을 맞춰야 했다. 이정철 감독도 좀처럼 회복되지 않는 주축 선수들의 모습에 애를 태웠다.

그러나 무리하지는 않았다. 언젠가 베스트 전력이 완성되면 치고 올라갈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결국 이정철 감독의 믿음대로 이들은 중요한 순간에 제 컨디션을 회복했고 지난해 흘린 눈물을 올해 챔피언결정전을 통해 닦을 수 있었다.

IBK기업은행의 2년 만의 우승은 기다림 속에 유지한 믿음과 신뢰가 이끈 결과물이었다.


이상필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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