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선=스포츠투데이 이영훈 기자] 겨울산 등산가들에게 등산화와 아이젠의 필요성은 두말하면 잔소리일 것이다.
그러나 체온을 보호하고 빙판의 산길에서 미끄러지지 않게 해주는 등산화와 아이젠을 갖추지 않은 채 맨발로 산행에 오르는 한 남자가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의류 브랜드 에스제이트랜드 조승환 전무가 14일 오후 강원도 정선군 사북읍에서 태백산을 맨발로 등산했다.
그는 엄지 발가락에 미끄럼을 방지할 수 있는 테이핑을 감을 한 채 태백산을 올랐다.
맨발로 눈밭을 밟으며 추위에 정신이 혼미해질 수 있는 상황에서도 조승환 전무는 아무리 낮은 산일지라도 절대 우습게 봐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사업가로 남 부러울 것 없었던 조씨가 주식과 2006년 '리번 사태'의 후폭풍으로 수십억 원의 빚을 떠안고 빈털터리 상황에서 폐기흉 진단을 받으면서 알게 된 깨달음이었다.
재산과 건강을 잃은 조씨가 시작한 것은 도봉산 등산이었다. 폐기흉으로 완주가 쉽지 않았지만 습관을 하나하나 바꿔 나가면서 지금처럼 맨발로도 등반을 할 수 있게 됐다.
'평화통일'을 기원하기 위해 맨발로 산에 오른다는 조승환 전무는 "맨발 등산 퍼포먼스를 통해 세계에서 유일하게 남아 있는 분단된 나라 대한민국을 만방에 알리고 싶다"며 "남북교류가 왕성해져 우리나라의 젊은이들에게 꿈과 용기 그리고 희망을 주고 싶어서 지난 2009년부터 시작하게 됐다"이고 말했다.
이어 조씨는 "앞으로 4월 한라산 등반에 이어 6월 백두산, 7~8월경 히말라야를 맨발로 등반해 세계인들이 국민들의 염원 평화통일을 알아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영훈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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