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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리그 4연패' 삼성화재, 우승 원동력은 '노력과 진화'
작성 : 2015년 03월 03일(화) 16:11

[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삼성화재의 V리그 정규시즌 4연패의 원동력은 '노력과 진화'였다.

삼성화재는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운 환경에서 2014-2015시즌을 맞이했다. V리그 7연패라는 위업을 달성한 삼성화재지만, 화려한 성과 속에는 어두운 그림자도 감춰져 있었다. 7연패를 하는 동안 늘 늦은 순번에서 신인드래프트 지명권을 행사하며, 유망주들을 모으지 못했고, 이는 팀의 노쇠화와 얇은 선수층 문제로 이어졌다.

지난 두 시즌 동안 V리그를 평정했던 외국인선수 레오가 있었지만, 다른 구단들 역시 시몬(OK저축은행), 산체스(대한항공), 쥬리치(한국전력) 등 뛰어난 기량을 갖춘 외국인선수와 계약을 맺었다. 이들은 레오 못지않은 높이와 파워를 자랑하며 '레오 천하'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불안한 부분은 또 있었다. 팀의 유일한 국가대표 박철우가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 획득에 실패하며 시즌 중 입대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레오와 함께 팀의 공격을 책임지는 박철우의 부재는 삼성화재에게는 뼈아픈 손실이었다. 박철우의 공백을 메울 만한 토종 공격수가 팀 내에 없다는 것도 신치용 감독의 머리를 아프게 했다.

위기 상황에서 팀의 전력을 보강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외부영입이다. 그러나 삼성화재는 외부영입에서도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한국전력에서 곽동혁을 영입한 것이 유일한 보강이었다. 언제나 V리그를 지배해왔던 삼성화재지만, '이번 시즌만큼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시선이 쏟아졌다.

누구보다 어려움을 절실하게 느낀 것은 신치용 감독과 삼성화재 선수들이었다. 챔프전 7연패의 화려한 영광은 새 시즌을 앞두고 기쁨보다는 부담으로 다가왔다. 늘 우승만 했던 삼성화재였기에 우승을 해도 '본전'이었고, 2위는 곧 실패나 다름없었다.


신치용 감독과 삼성화재 선수들은 해결책을 내부에서 찾았다. 외부에서 전력을 강화할 수 없다면, 기존 선수들의 실력을 키우자는 것이다. 이미 신체 능력이 정점에서 내려오는 상황에서 실력을 향상시키는 위해서는 그야말로 뼈를 깎는 노력이 필요하다. 하지만 삼성화재 선수단은 '진화'를 위해 묵묵히 훈련에 임하며 2014-2015시즌을 준비했다.

피땀 어린 노력은 결실을 맺었다. 미완의 유망주들이 잠재능력을 터트렸고, 전성기가 지난 베테랑들은 예전 기량을 회복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김명진이다. 아직 유망주에 불과하던 김명진은 박철우의 공백을 틈타 라이트를 꿰차며 당당한 주전으로 성장했다. 허리디스크와 혹독한 훈련, 박철우의 공백을 메워야 한다는 부담감에 어려움을 겪었던 김명진이지만, 모두 극복해내며 그 보답을 받았다.

황동일도 마찬가지였다. 한때 촉망받는 세터였던 황동일은 잠재능력을 발휘하는데 실패하며 여러 팀을 전전했다. 삼성화재에 정착했지만, 유광우의 벽을 넘어서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군 입대까지 1년 밖에 남지 않은 상황이라 초조함은 더욱 컸을 터. 그러자 황동일은 고교 무대 이후 처음으로 라이트로 변신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세터와 라이트를 넘나든 황동일의 활약은 삼성화재의 선수단 운용에 큰 도움이 됐다.

이미 '정상'의 위치에 있던 레오도 끊임없는 노력을 통해 진화한 모습으로 거듭났다. 최고의 자리를 차지한 선수는 변화보다는 안정을 택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레오는 꾸준한 훈련을 통해 평소 약점으로 지적되던 블로킹과 수비에 땀을 쏟았다. 그 성과는 이번 시즌 고스란히 드러났다. 지난 두 시즌 동안 단 한 번도 트리플크라운을 기록하지 못했던 레오는 2014-2015시즌에만 5번의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하며 진화에 성공했다. 세 선수들 외의 이선규, 유광우, 지태환 등도 팀 '삼성화재'의 완성에 일조했다.

삼성화재의 우승에는 신치용 감독의 지도력 역시 빼놓을 수 없다. 적재적소에 알맞은 선수들을 기용하며 팀의 순항을 이끌었고, 위기에 처했을 때는 선수들을 다독이며 안심시켰다. 박철우가 빠졌을 때는 "삼성화재가 선수 한 명 빠진다고 흔들리는 팀이 아니다"라며 남은 선수들을 안심시켰고, 아쉽게 패했을 때는 "지금까지 기대이상으로 잘해왔다"며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그러나 선수들이 안이하거나 약한 모습을 보이면 "투사 정신이 부족하다"며 경기에 최선을 다할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신치용 감독의 지휘가 없었다면 삼성화재의 정규리그 4연패는 불가능했을 것이다.

이제 삼성화재에게 남은 미션은 챔프전 8연패다. 라이벌 현대캐피탈이나 대한항공 같은 전통의 강자들은 포스트시즌에서 멀어졌지만, 신흥 강호로 떠오른 OK저축은행과 한국전력이 삼성화재 저지에 도전하고 있다.

새로운 도전자를 맞이한 삼성화재가 이들을 넘어서고 다시 한 번 '명가'의 위엄을 보여줄 수 있을지, 삼성화재의 시선은 이제 챔피언결정전을 향하고 있다.


이상필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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