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신서영 기자] 축구 국가대표 출신 해설위원 박주호가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을 앞둔 홍명보호를 진단했다.
박주호는 9일 분데스리가가 국내 매체를 대상으로 진행한 온라인 미디어 라운드테이블에 참석했다. 이날 '도르트문트 아카데미 코리아' 대표 자격으로 나선 박주호는 약 40분 동안 취재진과 만나 다양한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다.
먼저 박주호는 도르트문트 아카테미 코리아와 최근 분데스리가가 한국 U-16 대표팀을 대상으로 실시한 '분데스리가 드림 프로젝트 2.0'에 대해 소개했다. 또한 국내 유소년 축구 육성 시스템에 대한 질의응답을 가졌다.
이어진 추가 질문 시간에는 2026 북중미 월드컵을 앞둔 한국 대표팀에 대한 견해도 전했다.
박주호는 현역 시절 A매치 40경기(1골)를 소화했고, 두 차례(2014 브라질·2018 러시아) 월드컵 무대를 경험했다. 다만 월드컵에서는 아쉬움도 남아 있다. 2014년 브라질 대회 때는 출전 기회를 얻지 못했고, 2018년 러시아 대회에서는 스웨덴과 조별리그 1차전에 선발 출전했지만 전반 26분 햄스트링 부상을 당해 그대로 남은 경기에 결장했다.
그는 대표팀 생활로 얻은 교훈을 바탕으로 후배들에게 조언을 건넸다.
박주호는 "사실 어렸을 때는 경쟁자보다 더 많은 기회를 받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다른 선수가 못해서, 또는 선배가 은퇴해서 기회가 생기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던 시기가 있었다"며 "하지만 대표팀에서 생활을 해보니 한 10-15경기쯤 뛰었을 때부터 팀의 일원으로서, 대한민국의 국민으로서 뭔가를 느끼게 되는 시기가 왔다. 이후 선수들과 경쟁자들에게도 도움을 주려고 노력했다. 그래야 제가 조금이라도 더 뛰고 힘든 상황이 왔을 때, 제가 선발로 나갈 때도 그 선수들이 저를 응원해 주는 걸 느꼈다"고 말했다.
이어 "'나만 잘하면 돼. 나만 주목받으면 돼'라는 생각보다는 경기를 못 뛰더라도 다른 선수를 빛나게 하면서 서포트하는 게 중요하다. 경기장 안에서는 선배가 없다고 생각한다. 저도 물이 필요하면 물 갖다주고 수건이 필요하면 수건 갖다주고 했다"며 "내가 뛸 수 있는 상황은 감독과 환경이 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 안에서 할 수 있는 걸 준비하다 보면 분명히 좋은 시간이 올 것"이라 강조했다.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홍명보 감독의 지도를 받았던 그는 이번에는 JTBC 해설위원으로서 홍명보호의 도전을 지켜본다.
박주호는 현역 시절과 비교해 현재 대표팀의 준비 환경은 훨씬 나아졌다고 평가했다. 그는 "그 당시 저는 실제로 뛰던 선수다 보니 사실 말 못할 것들도 많았다. 준비가 많이 부족했고, 머무는 공간이 굉장히 열악했다. 저도 첫 월드컵이다 보니 그때는 다 그런 줄 알았다. 지나고 나서 보니 우리는 굉장히 힘든 상황에서 훈련했고 준비도 많이 덜 됐더라"라고 돌아봤다.
반면 "이번 월드컵의 경우 운 좋게 거의 멕시코 안에서만 경기를 치른다. 고지대 문제가 있기는 하지만 다른 팀들에 비하면 굉장히 준비가 잘 돼 있다. 이동 문제도 적다고 생각한다. 그런 부분을 다 잘 준비하고 있다고 느끼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우려도 있었다. 박주호는 현재 대표팀의 가장 큰 과제로 '베스트 11의 조직력'을 꼽았다.
그는 "다른 팀들의 경우 베스트로 뛰겠다 싶은 7, 8명의 선수가 정해져 있고, 조직화도 어느 정도 되어 있다. 하지만 우리 대표팀은 훈련 기간이 짧다. 그래서 홍명보 감독도 준비 과정이 어렵다고 이야기한 적이 있다. 선수들이 발을 맞출 수 있는 시간이 많아야 되는데 그렇지 않다 보니까 다른 팀들과 그 부분에서 다르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선수 개인의 능력치가 모자른 건 아니기 때문에 충분히 가능성 있다. 또 그 안에서 선수들이 어떤 방향성으로 준비해야 되는지 알고 있고 잘 하고 있을 거라 생각한다"고 짚었다.
이어 "만약 베스트11이 어느 정도 정해졌을 때 분위기를 타기 시작하면 그 흐름을 계속 이어갈 수 있다. 그러나 계속 (베스트11을) 바꾸면서 경기를 했는데 첫 경기가 잘 안 풀린다면 또 멤버가 바뀔 텐데, 다시 정비하기 쉽지 않을 거다. 그래서 그런 부분이 걱정되지만 반대로 상대 팀들은 우리 팀에서 누가 나온다는 확실한 정보가 없기 때문에 준비하는 데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북중미 월드컵 A조에 편성된 한국은 한국시각으로 6월 12일 오전 11시 체코, 19일 오전 10시 멕시코, 25일 오전 10시 남아프리카공화국과 조별리그를 치른다.
박주호는 특히 첫 경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초반 기세 싸움이 가장 중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첫 경기가 가장 중요하다. 첫 경기, 초반 10분에 어떻게 경기를 하느냐에 따라서 분위기가 완전히 바뀔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며 "최근 해설을 준비하면서 보니 상대 팀들이 초반에 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잘한다는 뜻이 아니라 굉장히 위협적으로 들어온다는 거다. 그런 부분을 역으로 잘 이용해서 상대가 준비한 걸 효과적으로 차단한다면 분위기를 가져올 거라고 생각한다. 첫 경기만 잘 넘기면 계속해서 좋은 분위기로 이어질 것"이라 목소리를 높였다.
홍명보호의 월드컵 전 최종 모의고사에 대해서도 생각을 밝혔다. 한국 대표팀은 사전 캠프 중 두 차례 최종 평가전을 치렀다. 트리니다드토바고에는 5-0, 엘살바도르에는 1-0으로 승리를 거뒀다.
박주호는 "월드컵을 준비하면서 자신감을 올릴 수 있는 상대였는지 보면 공격수들의 컨디션은 올릴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첫 경기 같은 경우는 공격수들이 골맛을 봤다. 하지만 조유민, 배준호가 부상으로 빠지면서 선수들이 두 번째 경기에서는 조심스럽게 한다고 느꼈다. 그러다 보니 팀적인 컨디션을 올리는 경기를 했는지 생각했을 땐 불안감이 많아지는 경기였다"고 평가했다.
또 "우리에게 경쟁력은 있다. 많은 정보를 노출하지 않고 첫 경기에 나선다면 상대를 놀라게 할 수도 있다. 반대로 한국에 스피드와 기술이 좋은 선수가 많기 때문에 어느 정도 보여줬을 때 상대가 움츠리고 경기하게 할 수도 있었다. 그런데 해외 언론의 분위기를 보면 '한국은 할 만하다. 아직 정비가 안 됐다'라고 평가한다. 이런 뉴스가 나온다는 건 두 경기에 대한 평가일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끝으로 박주호는 "월드컵 분위기를 올리기 위해서는 마지막 경기가 굉장히 중요했다. 흥이 올라와야 월드컵 분위기를 만들 수 있다. 아직까지는 비판과 비난만 있다. 그 안에서도 관심을 받는 분위기여야 하는데 무관심으로 계속 돌아서 있다. 축구인으로서 아쉽다"고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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