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김태형 기자] 방송인 겸 필라테스 강사 양정원의 '필라테스 학원 가맹 사기' 사건을 둘러싼 수사 무마 의혹이 구체적으로 드러난 가운데, 서울 강남경찰서가 최근 수사·형사 책임자에 이어 지구대·파출소 책임자까지 교체하는 등 대대적인 인사 조치에 나섰다.
5일 동아일보가 보도한 양정원 남편 A씨의 뇌물공여 혐의 공소장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2월 20일과 7월 2일 서울 강남구의 한 유흥주점에서 당시 강남경찰서 수사팀장이던 B씨에게 총 106만 원 상당의 향응을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한 같은해 7월 22일에는 명품 스카프 등 총 100만 원어치의 선물을 건넨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2월 양정원은 필라테스 학원 프랜차이즈 가맹점주들로부터 사기 등 혐의로 고소돼 경찰 수사를 받고 있었다. 공소장에는 B씨가 접대 이틀 뒤인 지난해 2월 22일 A씨에게 전화해 '양정원 담당 수사관을 불러 신속히 무혐의 종결하라고 얘기했다'고 말한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추가 접대와 선물을 받은 뒤에는 '결과로 말해주겠다', '자네 부인은 잘 끝날 것'이라는 취지의 발언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B씨는 올해 4월 뇌물수수 등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됐으나, 법원은 대가성 여부 등에 다툼의 여지가 있다며 영장을 기각했다. 양정원 남편 A씨는 뇌물공여 혐의와 함께 코스닥 상장사 주가조작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며, 사건에 연루된 경찰관들은 직위해제 조치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양정원 관련 수사를 무마했다는 의혹이 불거지자 서울경찰청은 인적 쇄신을 강조했다. 강남경찰서는 대대적인 인사 조치를 진행, 지난달 12일 상반기 경정급 정기 인사를 통해 수사·형사과장 5명을 전원 교체했다. 이어 같은달 27일 관내 지구대장과 파출소장, 순찰팀장 등 6명을 새로 발령했다.
강남경찰서는 2019년 버닝썬 사태 이후 '특별 인사관리구역'으로 지정돼 엄격한 인사 검증을 적용받고 있다. 당시 버닝썬 사태로 유착 비리 의혹이 불거지면서 조직 쇄신 필요성이 제기된 바 있다. 경찰은 지난 2024년 강남경찰서 특별 인사관리구역 기간을 3년 연장하기로 해, 강남경찰서에 대한 특별 인사관리는 오는 2027년 하반기까지 계속된다.
뉴시스 등에 따르면 경찰 관계자는 이번 인사에 대해 "인적 쇄신 차원이라기보다 정기 인사의 연장선상"이라며 "경정급 정기인사 이후 공석인 지역관서장 자리에 경감급 인력을 배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양정원 사건 무마 의혹과 경찰 비위 논란이 잇따라 제기된 상황에서 강남경찰서가 이번 인사를 계기로 조직 쇄신과 신뢰 회복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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