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평=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박민지가 짜릿한 역전극을 연출하며 통산 20승 고지에 올랐다.
박민지는 31일 경기도 양평의 더스타휴 골프&리조트(파72/예선 6583야드, 본선 6744야드)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Sh수협은행·MBN 여자오픈(총상금 10억 원, 우승상금 1억8000만 원) 최종 3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8개를 낚으며 8언더파 64타를 쳤다.
이날 박민지가 기록한 8언더파 64타는 지난 2014년 MBN 여자오픈 3라운드에서 배희경이 작성한 코스레코드와 타이 기록이다.
최종합계 10언더파 206타를 기록한 박민지는 2위 김지윤2(9언더파 207타)을 1타 차로 제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 2024년 6월 셀트리온 퀸즈 마스터즈 우승 이후 약 2년 만에 승전고를 울린 박민지는 시즌 첫 승, 통산 20승을 달성했다.
이전까지 KLPGA 투어에서 통산 20승을 달성한 선수는 고(故) 구옥희와 신지애 뿐이었다. 박민지는 대선배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KLPGA 투어 통산 최다승 공동 1위에 올랐다. 또한 우승상금 1억8000만 원을 보태며 통산 상금 68억378만5000원을 기록, 이 부문 1위를 달렸다.
지난 2017년 KLPGA 투어에 데뷔한 박민지는 시즌 두 번째 대회인 4월 삼천리 투게더 오픈에서 생애 첫 승을 수확했다. 이후 2020년까지 매년 1승씩을 기록했다.
KLPGA 투어의 강자로 자리매김한 박민지는 2021년과 2022년 각각 6승씩을 거두며 전성기를 구가했다. 2021년에는 KLPGA 대상과 상금왕, 다승왕을 거머쥐었고, 2022년에는 2년 연속 상금왕과 다승왕을 차지했다. 이어 2023년 2승, 2024년 1승을 보탰다.
그러나 박민지는 2025년 데뷔 후 처음으로 무승에 그치며 8년 연속 우승 행진이 중단됐다. 올해 들어서도 좀처럼 우승 경쟁에 들지 못했다. 하지만 박민지는 이번 대회 우승으로 지난 2년 간의 아쉬움을 깨끗이 씻었다.
MBN 대회와의 좋은 인연도 이어갔다. 박민지는 지난 2019년과 2020년 이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특히 2019년 우승 코스는 올해 대회와 같은 더스타휴였다. 박민지는 이 대회에서만 세 번째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으며, 7년 만에 같은 대회, 같은 코스에서 우승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날 박민지는 선두에 5타 뒤진 공동 10위로 최종 라운드를 출발했다. 하지만 박민지는 1번 홀부터 버디를 성공시키며 기세를 올렸고, 이어 3번 홀과 5번 홀에서도 버디를 추가하며 징검다리 버디 행진을 이어갔다.
여전히 선두권과는 거리가 있는 상황. 하지만 박민지는 후반 들어 다시 버디 사냥을 개시했다. 10번 홀과 11번 홀에서 연속 버디를 성공시키더닌, 13번 홀에서는 절묘한 서드샷 이후 버디를 추가하며 공동 2위로 뛰어 올랐다.
상승세를 탄 박민지는 16번 홀에서 버디를 보태며 김지윤2과 공동 서두가 됐다. 마지막 18번 홀에서는 약 4.7m 거리의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며 단독 선두로 올라선 채 경기를 마쳤다.
선두권 경쟁자들이 아직 3-4개 홀을 남겨둔 상황. 박민지는 만약을 대비해 연장전을 준비했다. 그러나 김지윤2, 유현조 등이 더 이상 타수를 줄이지 못하면서, 박민지는 연장전 없이 우승을 확정 지었다.
박민지는 "평소 우승권에 있으면, (우승 세리머니를 할 수도 있으니) 갈아 입을 옷을 챙긴다. 그런데 오늘은 옷을 챙기긴 했지만, 챔피언조와 차이가 커서 남는 시간에 씻으려고 한 것이었다"면서 "그 정도로 우승에 대해 신경 쓰지 않고 플레이 했어서 20승을 했다는 것이 실감나지 않는다. 너무 행복하다"고 우승 소감을 전했다.
박민지는 또 "우승은 늘 전환점이 된다. 너무 행복하고 감사하다"면서 "챔피언조가 아니라서 마음 편하게 플레이 할 수 있었기에 우승을 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앞으로의 목표도 밝혔다. 박민지는 "20승을 하면 내 골프의 챕터가 끝날 줄 알았다. 그런데 빠르게 20승을 이루게 돼서 새로운 목표를 만들어야 할 것 같다"면서 "이제는 다른 후배 선수들이 본받을 수 있어야 하는 선수가 돼야겠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박민지는 "(다음주) 셀트리온 대회도 MBN 여자오픈 만큼이나 인연이 깊은 대회다. 이 감을 이어 가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생애 첫 승을 노리던 김지윤2은 최종 라운드 한때 2타 차 선두를 달렸지만, 후반 들어 타수를 줄이지 못하며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노승희와 이지현3은 8언더파 208타로 공동 3위, 유혀조와 김수지, 장은수, 이승연은 7언더파 209타로 공동 5위에 이름을 올렸다.
박현경은 3언더파 213타로 공동 23위, 지난해 우승자 정윤지는 이븐파 216타로 공동 41위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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