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윤혜영 기자] '피어리스(FEARLESS)'를 외치며 데뷔했던 그룹 르세라핌(LE SSERAFIM)이 역설적으로 '두려움'을 노래한다. 두려움을 외면하는 대신 정면으로 마주하며, 그 감정을 통해 더 단단해졌다는 메시지로 새로운 '피어리스 2.0' 챕터를 열겠다는 각오다.
르세라핌(김채원, 사쿠라, 허윤진, 카즈하, 홍은채)은 약 3년 만에 정규 2집 '퓨어플로우 파트.1 (PUREFLOW pt.1)'을 발매하며 한층 깊어진 음악과 서사를 꺼냈다.
이번 앨범에는 두려움을 깨닫고 받아들이는 과정 속에서 생긴 변화와 성장이 담겼다. 앨범명 'PUREFLOW'는 'POWERFUL'의 철자를 재배열해 만든 단어로, 두려움을 인정하고 앞으로 나아가는 태도를 의미한다. 멤버 전원이 곡 작업에 참여해 진정성을 더했다.
멤버들은 데뷔 초의 두려움과 지금의 두려움은 전혀 다른 감정이라고 입을 모았다. 사쿠라는 "데뷔 때는 아무것도 몰랐기에 오히려 두려움이 없었다"며 "활동하면서 다양한 경험을 하다 보니 두려움이라는 감정이 생겼고, 그럴 때마다 스스로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나한테 무엇이 부족한지 고민하면서 더 성장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홍은채 역시 "예전에는 두려움이라는 단어 자체가 무섭고 회피하고 싶었다. 하지만 활동을 하면서 두려움이라는 게 내가 정말 하고 싶은 것이 있고, 나아가고 싶은 방향이 있기 때문에 생기는 감정이라는 걸 깨달았다. 지금은 훨씬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게 됐다"고 털어놨다.
허윤진은 "예전에는 '우리는 피어리스니까 겁을 인정하면 안 돼' 패기 넘치는 태도였는데 오히려 두려움을 인정하게 되면서 '나에게 두려움은 사랑의 증거'라는 걸 깨닫게 됐다"면서 "누구에게나 쉽지 않은 시간이 오는데, 그럴 때마다 스스로를 더 깊이 들여다보고 성장의 기회로 받아들이는 게 진짜 강한 거더라. 멤버들도 비슷하게 느껴서 더 힘이 됐다"고 말했다.
"모두가 아는 이슈들이 있었지만, 어떤 팀이든 활동을 이어가다 보면 쉽지 않은 순간이 찾아온다고 생각해요. 그때 어떤 태도로 받아들이고 적응하느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저희도 두려움을 마주하면서 새로운 저희를 알게 됐어요. 지나고 보니 그 모든 과정이 지금의 르세라핌을 만들 수 있었던 성장의 시간이었던 것 같아요."(허윤진)
타이틀곡 '붐팔라(BOOMPALA)'는 '두려움은 관점에 따라 허상일 수 있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반야심경' 속 공(空)과 무(無)의 개념에서 영감을 받았다.
허윤진은 "두려움을 받아들이고 마주하는 게 더 강한 태도라는 점이 반야심경의 핵심 명제와 맞닿아 있더라"라며 "종교적인 접근보다는 저희가 표현하고 싶었던 위로와 철학, 그리고 이너 피스에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붐팔라'라는 단어는 상황에 따라 흥을 끌어올리는 구호가 되기도, 마음의 안정을 찾게 하는 주문이 되기도 한다. 라틴 하우스(Latin House) 장르를 기반으로 전 세계적인 인기를 얻었던 '마카레나(Macarena)'를 샘플링해 친숙하면서도 강한 중독성을 더했다.
르세라핌은 이번 앨범을 통해 유쾌함과 멋진 모습을 동시에 보여주겠다고 강조했다. 카즈하는 "데뷔 때는 독기 있는 이미지가 강했는데 '스파게티(SPAGHETTI (feat. j-hope of BTS))' 활동을 하면서 유쾌하고 긍정적인 이미지도 저희랑 잘 어울리는 매력이라고 생각했다. 이번 곡도 긍정적인 에너지가 강한 만큼 '르세라핌 진짜 재밌고 무대 잘한다'는 말을 듣고 싶다"고 했다.
자전적인 이야기로 새로운 챕터를 연 멤버들은 이번 활동을 통해 한 단계 더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는 바람도 전했다.
홍은채는 "'스파게티'로 빌보드 '핫 100' 커리어 하이를 기록했는데 회사에서 너무 축하해 주시면서 파티를 해주셨다. 이번에도 파티를 하고 싶다. '스파게티'를 넘는 히트곡과 대표곡이 됐으면 좋겠다"고 웃었다.
"요즘 현대인들은 대부분 외로움이 많다고 생각하거든요. 손을 내미는 것도, 솔직한 모습을 드러내는 것도 두려울 수 있는데 저희의 음악과 영상이 좋은 영향을 줄 수 있으면 너무 좋을 것 같아요. 이번 앨범이 위로가 됐으면 하고, 또 스스로의 두려움을 마주할 용기를 주는 작품이 됐으면 합니다."(허윤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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