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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처럼 지속가능한 수익 구조 필요" 모스트콘텐츠 유진오 대표가 말한 드라마 산업의 과제 [인터뷰]
작성 : 2026년 05월 29일(금) 14:40

모스트콘텐츠 유진오 대표 / 사진=DB

[스포츠투데이 윤혜영 기자] "음악 산업은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구축하며 성장해왔지만, 드라마 산업은 여전히 제작 이후의 유통·배급 구조가 취약해요. 영상 산업 역시 음악 시장의 사례를 벤치마킹해 변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모스트콘텐츠 유진오 대표가 음악 산업과 드라마 산업의 구조적 차이를 짚으며, 현재 양 업계가 마주한 과제와 한계점이 무엇인지 지적하고 앞으로의 발전 방향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모스트콘텐츠는 OST 제작·유통을 비롯해 드라마 제작, 매니지먼트, OST 콘서트, 아카데미 사업 등 음악과 영상 콘텐츠를 기반으로 다양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특히 국내 최대 규모의 OST 제작사 중 하나로 꼽히며, '태양의 후예' '구르미 그린 달빛' '동백꽃 필 무렵' '그 해 우리는' '사이코지만 괜찮아' 등 다수의 인기 드라마 OST를 제작했다. 현재 보유 중인 음원은 약 7000~8000곡에 달한다.

유 대표는 국내 디지털 음악 시장의 초창기를 이끌며 업계의 패러다임을 바꾼 인물로 잘 알려져 있다. 지니뮤직의 전신인 kt뮤직 설립에 공동 창업자로 참여했으며, 도레미미디어 대표를 역임했다. 특히 싸이월드와 함께 세계 최초의 유료 BGM(배경음악) 서비스를 기획하며 디지털 음악 시장의 전환점을 만들었다.

그는 "2000년대 초반 음악 산업이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넘어가며 큰 위기가 찾아왔다. 음반 판매량이 급감했고, 돌파구로 유료 BGM 서비스를 기획하게 됐다"며 "당시 불법 다운로드가 익숙했지만, 소비자들이 기꺼이 비용을 내고 BGM을 구매하면서 초기에는 매출이 미미했지만 6개월 만에 월 수십억 원 규모로 성장했다"고 회상했다.

모스트콘텐츠 유진오 대표 / 사진=DB


이 같은 경험을 바탕으로 음악업계에 새로운 산업 구조가 만들어지게 됐다. 음원 사이트에 일정 금액을 내고 음악을 듣는 '구독제'란 개념이 생긴 것이다. 유 대표는 "불법 유통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선 월 정액 기반의 구독 모델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며 "당시에는 파격적인 시도였지만, 지금은 전 세계 음악 시장이 같은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지 않나. 그 시초가 한국이었다"고 설명했다.

초기에는 음반 유통사들의 반발도 적지 않았다. CD 한 장 가격 수준으로 모든 음악을 무제한 감상할 수 있는 구조에 대한 우려였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소비자들의 이용 패턴과 맞아떨어지며 구독제는 시장에 빠르게 안착했다.

유 대표는 "음악은 특이한 점이 있는데 반복해서 들을수록 가치가 커지는 콘텐츠"라며 "월 정액 서비스가 자리 잡으면서 저작권, 저작인접권 수익도 함께 성장했다. 초기에는 IT 기업과 음악 업계 간 충돌도 있었지만, 지금은 건강한 산업 구조로 발전했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이어 그는 현재 음악 산업의 가장 큰 강점으로 '안정성'을 꼽았다. 특정 플랫폼에만 독점으로 공개되는 방식이 사라지고, 대부분의 음원이 여러 플랫폼에서 동시에 서비스되면서 산업 전반의 균형이 맞춰졌다는 설명이다.

유 대표는 "과거에는 특정 아티스트 독점 서비스 경쟁이 과열되기도 했지만, '제 살 깎아먹기' 경쟁이 심해지며 결국 없어졌다"며 "지금은 플랫폼이 콘텐츠 독점보다 서비스 품질과 마케팅 경쟁에 집중하고 있다. 방탄소년단이나 테일러 스위프트의 신곡이 나오면 어디에서든 독점 없이 들을 수 있지 않나. 슈퍼 킬러 콘텐츠가 나와도 모두 똑같이 공개되는 시장이니까"라고 말했다.

덕분에 음악 시장은 IP만 보유하고 있으면 계속해서 수익이 나는 구조가 마련됐다. 유 대표는 "음악 산업은 콘텐츠를 단순 판매하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유통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수익을 배분받는 구조다. 어떤 곡이 어디서 얼마나 재생됐는지까지 투명하게 확인할 수 있다"며 "국내 음악 시장의 정산 투명성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AI 음악에 대한 우려도 내비쳤다. 그는 "극단적으로는 작곡 경험이 없는 사람도 AI를 활용해 음원을 만들고 수익을 얻을 수 있지 않나. 기술 발전 속도가 워낙 빠른 만큼 산업 전체가 기준과 중심을 다시 세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모스트콘텐츠 유진오 대표 / 사진=DB


반면 드라마 산업에 대해서는 보다 근본적인 구조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유 대표는 "현재 드라마 산업은 제작 후 일정 금액에 판매하면 끝나는 구조다. 작품 하나가 성공해도 이후 지속적으로 수익을 창출하는 시스템이 부족하다. 결국 제작사는 다음 작품을 끊임없이 만들어야 생존할 수 있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특히 특정 플랫폼 독점 공개 방식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음악은 영세한 제작자라도 음악을 만들기만 하면 플랫폼에 음원을 출시하는 데에는 어려움이 없지만, 드라마는 편성이 되지 않으면 시청자에게 공개될 기회조차 없다"고 꼬집었다.

제작비와 소비 비용 간의 괴리도 언급했다. 유 대표는 "예를 들어 웹툰은 전편을 보려면 만 원 이상이 소비되지만, 수백억 원이 투입된 드라마는 몇 천 원 수준의 구독료만 내면 다 볼 수 있다"며 "시청자 입장에서는 편리하지만 제작자 입장에서는 엄청난 부담"이라고 토로했다.

모스트콘텐츠 유진오 대표 / 사진=DB


그는 대안으로 '한시적 유료 구매 모델'을 제안했다. 킬러 콘텐츠에 한해 일정 기간 동안 개별 구매 방식으로 먼저 공개한 뒤, 이후 구독 서비스로 전환하는 형태다.

유 대표는 "웹툰 시장이 '기다리면 무료' 방식을 했던 것처럼, 드라마도 초기에는 개별 결제를 적용하고 일정 시간이 지난 뒤 구독형으로 전환하는 방식이 나올 수도 있다"면서 "이런 구조가 마련되면 외부 투자 유치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드라마가 끝난 이후의 부가 사업 역시 중요하다고 전했다. 그는 OST 콘서트와 필름 콘서트를 대표적인 사례로 들며 "드라마가 끝난 뒤에도 공연과 투어 형태로 콘텐츠의 생명력을 이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해외에서는 드라마 OST 콘서트에 대한 반응이 상당히 뜨겁다. K팝 공연을 보기 위해 한국을 찾은 자녀와 함께 부모 세대는 익숙한 드라마 OST 콘서트를 관람하는 식의 수요도 생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그는 "드라마 콘텐츠 산업도 단순 제작과 판매를 넘어, IP를 기반으로 장기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구조를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모스트콘텐츠 유진오 대표 / 사진=DB


[스포츠투데이 윤혜영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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