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
스포츠
포토
스투툰
현실보다 더 현실…박해수·이희준 열연 속 유종의 미(허수아비)
작성 : 2026년 05월 27일(수) 11:10

허수아비 / 사진=ENA 캡처

[스포츠투데이 정예원 기자] '허수아비'가 잊힌 사건들과 그 속 인물들의 이야기를 다시 한번 시청자들의 가슴에 새겼다.

ENA 월화드라마 '허수아비'는 지난 26일 방송된 12회를 끝으로 대장정의 막을 내렸다. 극 중 강태주(박해수)는 30년이 지나도록 해결되지 않은 사건들과 남겨진 사람들을 위해 끝까지 싸움을 이어갔다. 허수아비라는 가면 뒤에 숨어 있던 연쇄살인범을 추적하던 이들조차 결국 모두 허수아비 같은 삶을 살아왔다는 사실이 드러난 가운데, 더는 그렇게 살지 않겠다는 강태주의 결심은 지켜내지 못한 소중한 사람들과 누리지 못했던 평범한 삶에 대한 그리움을 담아 깊은 여운을 남겼다. 최종회는 전국 8.1%, 수도권 8.3%(닐슨코리아 유료가구 기준)의 시청률로 자체 최고 기록을 새로 썼다.

이날 임석만(전석찬)의 주장에도 재심 법정에 선 장명도(전재홍), 도형구(김은우), 박대호(박원상)는 강압 수사 의혹을 부인했다. 그러나 강태주는 임석만을 범인으로 몰았던 핵심 증거였던 방사성 동위원소 검사 결과의 오류를 인정했고, 당시 수사 과정에서 가혹 행위를 당한 피해자 이성진(박상훈)을 재정 증인으로 세웠다. 차영범(송건희)은 강태주에게 폭행당한 사람이 더 있는지 캐물었지만, 이성진은 오히려 "그분은 저를 구해준 은인"이라며 뜻밖에도 차시영(이희준)을 언급했다. 당시 담당 검사였던 차시영이 허위 자백을 강요했다는 사실에, 그를 아버지처럼 믿어왔던 차영범은 큰 충격에 빠졌다.

강태주는 강성을 떠난 지 30년 만에 서지원(곽선영)과 다시 마주했다. 윤혜진(이아린) 사건의 진실을 알고도 떠날 수밖에 없었던 강태주의 사정을 알게 된 서지원은 "이제라도 잘못된 일을 바로잡겠다"는 그의 뜻에 힘을 보탰다. 두 사람은 윤혜진 시신 은닉 사건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 이용우(정문성)가 목격한 내용과 강태주가 들은 사실을 합쳐 '연쇄살인범과 프로파일러의 공조'라는 단독 보도를 준비했다. 하지만 강태주는 서지원과 상의 없이 사건 관계자들의 이름을 공개하며 큰 파장을 일으켰다.

차시영이 오랜 세월 끔찍한 진실을 숨긴 채 살아왔다는 사실을 알게 된 차순영(도지원)과 차영범은 그를 더 이상 가족으로 받아들일 수 없었다. 차순영은 아들에게 과거 강성 연쇄살인사건 담당 검사였던 차시영이 친부 이기범(송건희)의 죽음과 연관돼 있었으며, 자신 또한 원래 '강순영'이었다는 비밀을 털어놨다. 그럼에도 차영범은 마지막까지 차시영이 진실을 밝히길 바랐다. 그는 피해자들이 반복해서 생겨난 현실을 비난하며 이제라도 임석만과 윤혜진 유가족에게 진심으로 사과하라고 설득했다. 하지만 차시영은 결국 법정에서 거짓 증언을 선택했다.

결국 강태주의 말처럼 '경찰이 숨긴 진실을 살인범이 드러내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벌어졌다. 임석만 재심 재판에 증인으로 나선 이용우가 7차 사건의 진범이 자신임을 인정한 것이다. 그의 증언 덕분에 임석만은 30년 만에 무죄 판결을 받았고, 누나 임지혜(심소영)와 눈물의 재회를 하며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하지만 강태주는 "아직 끝난 게 아니다"라며 씁쓸한 심정을 감추지 못했다. 윤혜진은 여전히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지 못했고, 사건 관계자들 누구도 제대로 처벌받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공소시효 만료로 법적 처벌을 피한 이용우에게도 그는 "모든 비극의 시작은 너였다"고 일갈하며 마지막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허수아비'는 1986년부터 1991년 사이 국내에서 벌어진 실제 연쇄살인사건을 모티브로 한 작품으로, 34년 만에 진범이 밝혀진 이후 처음 제작된 드라마라는 점에서 큰 주목을 받았다. 잊혀서는 안 될 과거의 비극과 그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현재의 인물들을 조명하며 깊은 울림을 전했다. 박준우 감독과 이지현 작가는 ‘모범택시’ 이후 다시 한번 강렬한 시너지를 보여주며 장르적 재미와 사회적 메시지를 동시에 잡아냈다는 평가를 얻었다.

배우들의 열연도 빛났다. 박해수는 강직하면서도 상처 입은 강태주의 변화를 섬세하게 표현하며 몰입도를 높였고, 이희준은 욕망과 결핍을 숨긴 차시영의 이면을 강렬하게 그려냈다. 곽선영은 인간미와 신념을 지닌 기자 서지원으로 또 하나의 인생 캐릭터를 완성했다. 정문성은 '이기환'과 '이용우'를 오가며 상반된 얼굴을 선보였고, 송건희는 '이기범'과 '차영범' 1인 2역을 자연스럽게 소화했다. 여기에 서지혜, 유승목, 허정도, 백현진, 전재홍, 김은우, 류해준 등 배우들의 탄탄한 연기가 더해져 1988년 강성의 분위기를 현실감 있게 구현했다.

[스포츠투데이 정예원 기자 ent@stoo.com]
스투 주요뉴스
최신 뉴스
포토 뉴스

기사 목록

스포츠투데이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