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정예원 기자] '이호선 상담소'가 다양한 사연을 소개했다.
26일 방송된 tvN STORY 예능 '이호선 상담소'에는 탈북해 재혼한 부부, 소리와 냄새에 지나치게 예민해 집 밖으로 나가지 않는 2003년생 아들과 어머니가 출연했다.
이호선 상담소 / 사진=tvN STORY 캡처
재혼 가정의 아내는 지나치게 엄격한 남편의 생활 방식 때문에 고민이 깊다고 털어놨다. 남편이 휴지 한 칸도 여러 번 접어 쓰게 할 만큼 절약과 규율을 강조하며, 아이들에게도 강한 통제를 한다는 것. 식당에서는 아이들이 코를 풀면 눈치를 주고, 집 화장실에는 '소변은 앉아서 쏘시오'라는 문구까지 붙여둘 정도였다.
이에 대해 남편은 "처음부터 직접 훈육에 나서진 않았다. 아이들이 적응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아내를 통해 이야기했다"며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아버지 역할을 해야겠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이어 "아무리 많이 배우고 똑똑해도 기본 예의가 없으면 보기 힘들다"며 "'금쪽같은 내 새끼'를 보다가도 화가 나서 꺼버린 적이 있다"고 밝혔다.
또 그는 아이들과의 첫 식사 자리를 떠올리며 "식사 중 방귀를 뀌는 모습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 순간 '엄마 혼자 키워서 그런가'라는 생각도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에서는 아버지 없이 자란 사람을 좋지 않게 보는 문화가 있고, 결혼할 때도 집안을 중요하게 여긴다"며 "그래서 아이들에게 예절을 꼭 가르쳐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남편은 자신의 성장 환경도 언급했다. 그는 "아버지가 굉장히 엄하게 키우셨다. 당시에는 힘들었지만 성인이 된 뒤에는 그 사랑을 이해하게 됐다"며 "그런 교육 방식 덕분에 지금의 내가 올바르게 성장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말로는 안 하고 눈으로 훈육하려 한다. 그런데 제 눈이 아이들에게 상처가 될까 걱정된다"고 밝혔다. 아내는 "저도 아이가 제때 못하는 것이 있으면 때렸다. 그러다 보니 후회가 되더라"라며 "남편은 몸은 이곳에 있지만 정신은 아직도 북한에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호선 교수는 "한 세대의 외상 경험이 다른 세대에게 영향을 미치는 '세대 외상 전이'가 있다. 두 분의 적응과 아이의 적응은 또 다른 문제"라며 "방향성이 틀렸다고 볼 순 없다. 남편은 아이들을 사랑하기 때문에 나 때문에 잘못될까 불안하다. 그래서 더 엄격한 거다"라고 짚었다.
이호선 상담소 / 사진=tvN STORY 캡처
오감이 극도로 예민한 아들을 둔 어머니는 "택배 알바 같은 거라도 해보라고 제안했지만 본인이 싫어하는 것 같다. 얘기해봤자 소용이 없다"고 답답해하며 "어릴 때부터 남자아이들이 밖에서 땀 흘리고 노는 것과 달리 그런 걸 일절 안 했다"고 떠올렸다.
아들은 "김치가 급식에 나왔는데 세제 맛이 났다. 저한텐 났는데 다른 애들은 안 난다고 하더라"라며 "어릴 때부터 가족들과 자면 왼쪽 귀는 베개로 막고 오른쪽 귀는 팔로 막고 잤다"고 오감이 예민한 모습을 보였다.
또한 "성인이 되고 나서도 좋아하는 걸 못 찾았다. 좋아하는 일을 찾고 공부한 뒤 취업하고 싶었다. 국비 지원 학원에서 편집을 배웠는데 취업 연계를 해주진 않아 회사를 스스로 알아보고 지원해야 했다. 몇 군데 넣어봤지만 합격하진 못했다"며 "취업보다 사람이 힘들다. 냄새가 나거나 소리를 지르는 사람이 있다"고 토로했다.
이 교수는 "전 세계 인구의 15~20%는 HSP(고민감도의 사람)다. 아들은 의존도가 굉장히 높은데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느끼는지 잘 모른다. 눈치가 없다"며 "엄마는 아들을 걱정할 뿐 알아채진 못한다. 아들은 엄마를 그만 쳐다봐야 한다. 유치원생 같다"고 지적했다.
이어 "엄마가 살아있을 때 연습시켜야 한다. 독립을 천천히 준비하자. 3~5년 사이에 독립해야 한다"며 "엄마는 아들이 청소한 방을 다시 건들지 말라. 어린아이 취급하면 안 된다. 어른으로 서로 대해야 한다. 냄새와 소리를 수치화해보며 편안한 환경을 찾자"고 조언했다.
[스포츠투데이 정예원 기자 ent@sto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