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주=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한국 생활이 즐겁다. 팬들의 응원에 많은 힘을 받았다"
태국 선수 최초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대회 정상에 오른 짜라위 분짠(태국)이 한국 생활에 만족을 표했다.
분짠은 24일 경기도 여주의 페럼클럽(파72/예선 6715야드, 본선 6644야드)에서 열린 KLPGA 투어 E1 채리티 오픈(총상금 10억 원, 우승상금 1억8000만 원) 최종 3라운드에서 버디 3개와 보기 1개로 2언더파 70타를 쳤다.
최종합계 10언더파 206타를 기록한 분짠은 2위 이율린(8언더파 208타)을 2타 차로 제치고 우승의 감격을 누렸다. 우승상금 1억8000만 원도 거머쥐었다.
이날 분짠은 2타 차 단독 선두로 최종 라운드를 맞이했지만, 6번 홀까지 보기 1개에 그치며 타수를 잃었다. 그사이 이율린이 8번 홀까지 버디 3개와 보기 하나로 2타를 줄이며 공동 선두로 도약, 분짠을 위협했다.
그러나 분짠은 7번 홀 버디로 단독 선두 자리를 되찾았고, 11번 홀과 12번 홀에서는 연속 버디를 성공시키며 2타 차로 달아났다. 이후 남은 홀에서도 2타 차 리드를 지키며 우승을 확정 지었다.
분짠은 우승 기자회견에서 "스스로가 자랑스럽다. 드라이버샷이 잘 안 맞긴 했지만 아이언샷을 중심으로 경기를 풀어나갔다"면서 "긴장되는 부분도 있었지만, 최대한 긴장하지 않으려고 한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우승 소감을 전했다.
분짠의 우승은 KLPGA 투어에서 태국 선수 최초의 우승이기도 하다. 분짠은 "태국 선수 최초로 우승한 것이 너무 기쁘다. 개인적인 우승의 의미도 있지만, 태국 선수들에게 또 다른 기회가 됐으면 한다"며 "한국 생활이 너무나 즐겁다"고 미소를 지었다.
분짠은 지난 2021년부터 메인후원사 대회인 KLPGA 투어 하나금융그룹 챔피언십에 꾸준히 출전하며 한국 팬들과 만나왔다. 그러다 2024년 KLPGA 인터내셔널 퀄리파잉 토너먼트(IQT)에서 공동 2위를 차지하며 KLPGA에 입회했고, 정규투어 시드순위전 본선에서 16위를 기록하며 2025시즌 정규투어에 데뷔했다.
하지만 KLPGA 투어의 벽은 높았다. 분짠은 지난해 출전한 17개 대회 가운데 9개 대회에서만 컷을 통과했고, 시즌 상금 순위도 92위에 머물렀다. 다행히 분짠은 정규투어 시드순위전 본선에서 15위에 올라 2026시즌에도 정규투어에서 뛸 수 있었다.
와신상담한 분짠은 2026시즌 들어 달라진 모습을 보여줬다. 올해 출전한 모든 대회에서 컷을 통과하더니, 이번 대회에서는 우승 트로피까지 들어 올렸다. 분짠은 "한국 잔디에 적응하는데 있어 힘든 부분이 있었다"면서 "올해 오프시즌 동안 보완점을 찾고 연습한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한국 문화와 생활, 음식 등에 잘 적응한 것도 분짠에게는 큰 힘이 됐다. 분짠은 "한국 음식이 입맛에 잘 맞는다. 대회가 끝나면 한국 음식을 먹곤 한다"고 말했다. 가장 좋아하는 한국 음식으로는 삼겹살을 꼽았다.
이번 우승으로 분짠은 정규투어 2년 시드를 확보, 2028년까지 KLPGA 투어 무대를 누빌 수 있게 됐다. 그는 "한국 생활이 즐겁다. 2028년까지 (KLPGA 투어에서) 뛰지 않을까?"라고 웃은 뒤 "KLPGA 투어는 팬들이 많은 것이 장점인 것 같다. 주중이나 주말이나 많은 팬들이 찾아온다. 응원을 통해 많은 힘을 받았다"고 말했다.
앞으로의 목표도 밝혔다. 분짠은 "첫 승을 했으니 이제 다승을 하고 싶다"면서 "이번 우승이 좋은 모멘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각오를 전했다.
[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sports@sto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