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김태형 기자] 타이밍이 절묘하다. MBC 금토극 '21세기 대군부인'이 역사 왜곡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SBS 금토극 '멋진 신세계'의 주인공 신서리가 극 중 역사 고증을 지적하는 장면이 눈길을 끌었다.
지난 22일 방송된 SBS 금토드라마 '멋진 신세계' 5회에는 신서리(임지연)가 배우로서 사극 촬영에 임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김상궁 역으로 캐스팅된 신서리는 촬영장에서 역사 고증 오류를 발견하고 스태프에게 이를 지적했다.
해당 장면에서 신서리는 중전으로 캐스팅된 윤지효(이세희)와 그 옆에 후궁으로 보이는 배우들을 가리키며 "중전 머리는 어찌 저렇고 졸개들은 어찌 가체를 쓰고 있냐"며 자신이 살던 안종 시대에는 '가체 금지령'이 내려져 내명부 후궁들의 머리 모양은 저렇지 않았다고 항의했다.
스태프는 신서리의 교체 요구에 "그쪽이 뭔데 교체를 하라 마라냐. 헛소리다"라고 외면했다. 이에 신서리는 "역사 고증은 확실히 해야 할 것 아니냐"며 크게 호통쳤다. 하지만 윤지효로부터 '낙하산' 오명을 듣는 등 철저히 무시당했다.
이 장면은 지난주 종영한 '21세기 대군부인'이 역사 왜곡 및 고증 논란으로 도마 위에 오른 상황과 맞물리며 더욱 주목받고 있다. '21세기 대군부인' 11회에서 이안대군은 즉위식에서 제후국의 격식에 해당하는 '구류면류관'을 착용하고, 신하들은 '만세'가 아닌 '천세'를 외치는 장면이 문제가 되면서 역사 왜곡 논란으로 번졌다.
결국 감독, 작가, 배우들까지 사과했으며, MBC 측은 11회 엔딩인 즉위식 장면을 삭제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현재까지도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서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으며, 심지어 지난 22일 국회 국민동의청원 게시판에 '21세기 대군부인 폐기'를 요구하는 청원까지 올라온 상황이다.
공교롭게도 '멋진 신세계' 속 신서리가 "역사 고증은 확실히 해야 할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이는 장면이 방송되면서,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하필 타이밍이 '대군부인' 끝난 직후냐" "뜻밖의 저격이다" "현실 상황을 겨냥한 듯한 대사 같다" 등의 반응이 나왔다. '멋진 신세계'는 지난해 10월 촬영을 시작해 올해 4월 마친 사전제작 드라마란 점에서 더욱 놀랍다는 반응도 나왔다.
앞서 SBS 역시 '조선구마사' 사태를 겪은 바 있다. '조선구마사'는 2021년 방송 당시 중국풍 소품과 음식, 역사 인물 설정 왜곡 논란 등에 휩싸이며 거센 비판을 받았다. 결국 광고와 협찬이 잇따라 철회됐고, 방송 2회 만에 종영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맞았다. 당시 논란은 단순한 고증 오류를 넘어 역사 인식 문제로까지 번지며 사회적 파장을 낳았다. 이후 방송가 전반에서는 사극 제작 과정에서 역사 고증에 대한 경각심이 한층 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 안팎에서는 창작의 자유와 별개로 역사 고증은 현실 시청자 반응과 몰입도를 고려해 꼭 필요하다는 의견이 꾸준히 제기된다. 이런 가운데 극 중 신서리의 일침이 현실 속 사극 논쟁과 절묘하게 맞아떨어지며 또 하나의 화제를 낳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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