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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대군부인’, 때로는 성과가 내실을 증명하진 않는다 [윤지혜의 대중탐구영역]
작성 : 2026년 05월 18일(월) 17:05

MBC 21세기 대군부인 포스터

[스포츠투데이 윤지혜 칼럼] 첫 방송 7.8%(닐슨코리아, 전국 기준)에서 매주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며 최종화 13.8%로, MBC 역대 금토 드라마 3위에 올랐다. 가수이자 배우 아이유와 배우 변우석의 만남으로 시작하기도 전부터 큰 화제성을 몰고 왔던 드라마 ’21세기 대군부인‘이 거둔 성과다.

문제는 이 성과가 내실을 증명해 주지 못하고 있다는 데에 있다. 첫 시작부터 주연 배우들의 때아닌 연기력 논란으로 몸살을 앓더니 어느 순간부터는 역사 고증에 관해, 끄트머리에 이르러서는 왜곡 논란에 휩싸였으니까. 이러한 논란의 흐름은 의미심장하다. 사실상 작품 자체에 심각한 오류가 있었음을 의미하는 까닭이다.

‘21세기 대군부인’, 그러니까 21세기 대한민국에 왕실이 존재한다는, 입헌군주제라는 가상의 세계관을 바탕으로 후계 경쟁에 놓인 대군과 혼외자 출신 재벌가 자녀의 사랑 이야기를 보여주리라 기대했다. 하지만 정작 뚜껑을 열고 보니 기본적인 설정조차 제대로 활용되지 못한, 이제는 식상해진 두 남녀의 계약 결혼 이야기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던 것.

그러니 보는 이들은, 극 속에서 온전히 구현되지 못한 왕실과 정치권 또는 재벌가의 세력 다툼이나, 후계 문제, 해당 세계에서 여전히 존재하는 계급 갈등에 관한 것보다 남녀 주인공이 어떤 빛나는 외모를 가졌고 무엇을 입고 무엇을 먹는지 등에만 시선을 쏟을 수밖에 없고. 몰입의 실패를 경험했다고 하겠다.

아이유 SNS


이쯤에서 맨 먼저 제기되는 문제는, 제일 눈에 띄는 요소인 배우의 연기력이다. 의뭉스럽긴 했다. 작품에 출연하는, 주연급을 포함한 대부분의 배우가 연기력에 있어선 두말할 것 없는 이들로 포진되어 있었으니까. 그러다 사관이 의심될 만큼의 역사 왜곡 논란이 발생하면서 ‘21세기 대군부인’이 가진 문제의 온상이, 비로소 드러난 게다.

이야기가 단단히 놓일 지대인 세계관의 설정부터 온전한 만듦새를 지니지 못하고 있었던 것. 어쩌면 무엇을 보여주고 싶은지 갈피조차 잡지 못한 상태로, 그저 출연진만 호화롭게 꾸려 시작했을 가능성이 높다. 그러니 드라마는 방영 내내 헤맬 수밖에 없지 않았을까. 이는 아무리 뛰어난 연기력을 가진 이라 해도 극복해 내기 쉽지 않았으리라.

결론적으로 ‘21세기 대군부인’을 시청한 사람들에게 불편한 감정을 안긴 건 배우가 아닌 작품 자체의 문제였다. 오히려 작품이 배우들에게 고마워해야 할 지경이다. 증명하지 못한 내실에도 이토록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었던 건 배우들 덕이니까. 그럼에도 오물을 뒤집어쓰고 사죄를 하기에 이른 건 배우이니 아이러니한 상황이 아닐 수 없다.

[스포츠투데이 윤지혜 칼럼니스트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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