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정예원 기자] 살다 보면 스스로 무엇도 바꿀 수 없다는 무력감에 휩싸일 때가 있다. 세상을 뒤집는 힘은 소수의 특권층에게만 주어지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그렇다면 반대로, 어딘가 어긋난 '평균 이하'들이 사람들을 구하는 상상 정돈 가능하지 않을까.
15일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원더풀스'(극본 허다중·연출 유인식)는 1999년 세기말, 우연히 초능력을 가지게 된 동네 모지리들이 평화를 위협하는 빌런에 맞서 세상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초능력 코믹 어드벤처다.
극 중 어디로 튈지 모르는 해성시 공식 '개차반' 은채니(박은빈)는 시한부 판정을 받은 뒤 생의 마지막 여행을 꿈꾼다. 하지만 손경훈(최대훈), 강로빈(임성재)이 돈 때문에 벌인 어설픈 납치극의 인질이 되면서 모든 계획이 틀어진다.
이때 은채니는 심장이 돌연 멈춰 허무하게 목숨을 잃는다. 당황한 손경훈과 강로빈은 사체 유기를 시도했으나, 낙하산 공무원 이운정(차은우)에게 현장을 들키고 만다. 곧이어 믿기 힘든 일이 벌어진다. 은채니의 시신이 눈앞에서 흔적도 없이 사라진 후, 죽었던 그가 멀쩡한 모습으로 다시 나타난 것.
한 차례 황천길을 다녀온 은채니는 오히려 전보다 건강해진 상태였다. 본인조차 의문을 품은 순간, 이운정은 '동족'임을 직감하고 그를 시험하려 든다. 이 과정에서 예상을 빗나간 은채니의 '진짜 능력'이 드러나며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전개된다.
유사한 결의 작품들이 떠오른다. 디즈니+ '무빙', 영화 '하이파이브' 등이 대표적이다. '원더풀스'는 판타지 위에 사회 문제와 시대의 상처를 덧입혀 비교적 선명한 서사를 만든다. 맹목적 믿음과 성찰 없는 태도를 꼬집는 문제의식도 눈길을 끈다.
초능력 내용인 만큼 배우들의 연기는 극의 설득력을 좌우하게 된다. 박은빈은 '청춘시대' 송지원을 떠오르게 하는 엉뚱함과 능청스러움으로 은채니를 그려낸다. 다만 기시감의 문제에선 자유로울 수 없을 듯하다.
차은우는 앞선 작품들에서 부족한 연기력으로 비판을 받아온 배우다. 그러나 '원더풀스'에서는 비교적 안정적으로 인물에 녹아든다. 최대훈, 임성재, 배나라 등도 자신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며 극의 균형을 잡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콘텐츠 자체의 경쟁력엔 물음표가 남는다. '무빙' 등 초능력 판타지 성공 사례와 비교했을 때, '원더풀스'의 강점을 물으면 명확한 답을 내놓기 어렵다. 정형화된 캐릭터와 예측 가능한 스토리가 아쉬움을 남기고, A급도 B급도 아닌 그 어딘가에서 헤매는 듯한 느낌을 준다.
결국 흡인력과 오락성 면에서 다소 뒤처지는 결과를 낳는다. 코믹한 포스터와 달리 어둡고 무거운 분위기도 마이너스로 작용할 수 있어 보인다.
작품은 '결코 아무것도 아닌 사람은 없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세상을 바꾸는 힘이 대단한 자들에게만 있는 게 아니라는 믿음, 보잘것없는 존재도 누군가에겐 구원이 될 수 있다는 시선을 남기는 점에서 의의가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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