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스포츠투데이 신서영 기자] 손아섭이 트레이드 후 첫 경기부터 특급 활약을 펼치며 두산 베어스의 완승을 이끌었다.
두산은 14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리그 SSG와 원정 경기에서 11-3 완승을 거뒀다.
이로써 2연패를 탈출한 두산은 5승 1무 8패를 기록했다.
이날 두산은 박찬호(유격수)-손아섭(지명타자)-박준순(2루수)-양의지(포수)-카메론(우익수)-안재석(3루수)-양석환(1루수)-김민석(좌익수)-정수빈(중견수)이 출격했다.
선발 라인업에서 가장 눈에 띄는 이름은 단연 손아섭이었다. 두산은 14일 오전 "한화 이글스에 투수 이교훈과 현금 1억5000만 원을 내주고, 외야수 손아섭을 받는 트레이드를 단행했다"고 발표했다.
손아섭은 트레이드 직후 한화 퓨처스팀(2군)이 위치한 서산에서 곧바로 경기가 열리는 인천으로 이동해 두산 선수단과 상견례를 가졌다. 이후 선발 라인업에도 이름을 올리며 새로운 출발을 알렸다.
트레이드 소식을 접한 뒤 '어떻게 하면 두산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다는 걸 보여줄 수 있을까' 고민했다는 손아섭은 이적 후 첫 경기부터 결과로 답했다.
이날 손아섭은 3타수 1안타(1홈런) 2타점 2득점 2볼넷 1삼진으로 승리의 주역이 됐다. 1회와 3회 볼넷으로 출루하며 선구안을 보여준 그는 4회초 1사 2루에서 박시후의 초구 131km 슬라이더를 받아쳐 우중간 담장을 넘기는 비거리 125m의 투런포를 터뜨렸다.
경기 후 손아섭은 "오늘 인터뷰 10번 하는 것 아니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팀이 이기는데 도움이 된 날 인터뷰를 하면 잠을 안 자고도 할 수 있다"며 웃어 보였다.
첫 두 타석에서 침착하게 볼넷을 골랐던 그는 "감독님이 저를 2번 타자로 기용한 건 그만한 이유가 있다고 생각했다. 팀의 중심 타선이 좋기 때문에 제가 해결사 역할을 하기보다는 앞에서 찬스를 많이 만드는 역할을 해야 된다고 생각했다"며 "그래서 존을 좁혀서 보고 공략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손아섭은 팀이 2-2로 맞선 3회초 볼넷으로 출루한 뒤 상대 폭투로 2루까지 진루했다. 이어 박준순의 중전 적시타 때 전력 질주해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으로 홈까지 파고들며 몸을 아끼지 않는 베이스 러닝을 보여줬다.
'이를 악물고 뛴 것 같다'는 말에 그는 "야구를 원래 그렇게 배워왔고 그 부분은 제가 컨트롤 할 수 있는 부분이라 생각한다"며 "홈런은 제가 치고 싶다고 해서 칠 수 없지만 베이스 러닝은 열심히 뛰겠다고 하면 뛸 수 있는 거다. 슬라이딩도 해야겠다 생각하면 할 수 있는 부분이기 때문에 제가 유니폼을 벗는 날까지 그런 야구관에 대한 생각은 변함이 없을 것 같다"고 답했다.
홈런 상황에 대해서는 "흐름이 저희 쪽으로 넘어온 상황이었다. 타석에 들어가기 전에 2루 주자를 홈으로 불러들이면 경기를 쉽게 갈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초구에 좀 더 공격적으로 나갔는데 실투가 오면서 제가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좋은 결과가 나왔다. 안타를 치고 싶었는데 더할 나위 없이 홈런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넘어가는 걸 보니 속이 후련했다. 정말 야구가 하고 싶었다. 1군이라는 무대에서 너무 뛰고 싶었다. 그런 감정들이 짧은 시간에 올라왔다"며 "그래서 속이 시원했다. 기분이 너무 좋았다"고 덧붙였다.
새로운 팀 동료들도 손아섭의 첫 홈런에 함께 기뻐했다. 그는 "반겨줘서 고마웠다. 오늘 첫날임에도 후배들이 많은 질문을 해줬다. 이런 부분에서 어떻게든 도움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배우려는 모습을 보면서 감동을 받았다"며 "김민석, 안재석, 양석환 등 선수들이 많은 질문을 해줘서 저도 공부를 해서 후배들에게 1%라도 도움이 돼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날 두산 팬들은 손아섭이 타석에 들어설 때마다 큰 함성으로 그의 이름을 연호하며 이적을 환영했다. 이에 손아섭은 "함성 소리가 정말 크더라. 앞에 글자만 바뀌었지만 전 소속팀 못지않게 컸다"며 "함성을 들으면 더 집중이 잘 되는 것 같다. 타석에서 결과를 내야겠다는 집중력이 올라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잠실 야구장에서 홈 팬들과 만날 순간도 기대했다. 그는 "잠실 야구장은 익숙하고 개인적으로도 좋아하는 야구장이다. 빨리 홈 경기도 해보고 싶고, 잠실의 함성이 기대가 된다"고 했다.
손아섭은 자신의 두산 데뷔전에 대해 '99점'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팀이 이긴 게 가장 크다. 출루를 목표로 했는데 볼넷도 2개가 있었다"면서도 "4, 5번째 타석에서 안타를 한 번 정도는 더 쳐야 됐는데 그 부분이 아쉽다. 그래서 99점을 주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한편 손아섭은 한화 팬들에게도 작별 인사를 전했다. 그는 "팬들께는 너무 감사하다. 시즌 막바지에 갔는데도 트레이드 돼서 온 선수라는 느낌이 전혀 없었다"며 "타석에 나오면 노래도 크게 불러주셨고 함성 소리도 프랜차이즈 스타인 노시환한테 절대 뒤지지 않았다. 정말 감사했다. 제 야구 인생에서 잊지 못할 추억"이라 감사함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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