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임시령 기자] 고(故) 김창민 감독을 폭행해 사망케한 혐의를 받고 있는 피의자가 유튜브에 출연했다. 얼굴을 드러내고 "고인과 유가족에게 너무나 죄송하다"고 사과했으나, 오히려 진정성을 의심받으며 역풍이 불고 있다.
지난 9일 유튜브 채널 카라큘라 탐정사무소에는 '저는 김창민 감독 살해범입니다'라는 제목의 영상이 공개됐다.
약 3분 짜리 영상 속에는 얼굴이 약하게 블러처리된 피의자 A 씨가 고인과 유족에게 사죄를 전하는 모습이 담겼다. 의자에 앉아 카메라를 응시한 A 씨는 "일단 고인이 되신 김창민 감독님 너무 죄송하다. 제가 너무 죄송하다. 죄송하다는 말밖에 진짜 정말 생각이 들지 않고, 정말 죄송하다"고 밝혔다. 이어 "유가족 분들에게도 아들을 잃으신 그 슬픔을 저도 정말 알고 있고, 죄송하다"고 연신 고개를 숙였다.
이후 A 씨가 할말이 다 끝난 듯 "여기까지"라고 말하며 카메라를 올려보자 화면은 전환됐다. A 씨는 폭행 사건 관련자로 보이는 B, C과 함께 앉아 힙합곡 발매, 조직폭력배 연루설에 대해서 해명하기 시작했다.
A 씨는 "사건 발생 전인 작년부터 준비했던 곡이다. 첫사랑 이야기를 힙합 스타일로 한 거였다" "활동명 '범인'도 내가 호랑이띠랑 잘 맞는다고 해서 한 거다. 실제로 등에 호랑이 문신을 했다" 등의 주장을 이어갔다. 조직폭력배 활동은 사건 현장 동석자였던 B 씨가 했었다고.
해당 영상이 공개되자 댓글창에는 비난이 쏟아졌다. A 씨의 진정성 문제였다. 그간 유가족은 가해자들로부터 직접 제대로 된 사과를 받지 못했다며 엄벌 촉구와 억울함을 호소해왔다. 사건 이후 전화 한 통 받은 적 없다고 밝혔지만, A 씨는 지난 8일 매체 뉴시스, 9일에는 유튜브 채널을 통해 사과 인터뷰를 진행한 것.
이를 접한 김 감독의 아버지는 JTBC를 통해 "뜬금없는 소리로 피해자를 더 상처 주고 자극을 주느냐"며 "허탈함을 느낀다"고 토로했다.
카라큘라 채널의 과거 행적도 맞물렸다. 카라큘라는 앞서 먹방 유튜버 쯔양에 대한 공갈 등 혐의로 기소된 뒤 징역 1년에 집행유예 3년 및 사회봉사 240시간을 선고받은 바 있다. 이로인해 채널은 수익창출이 정지되고, 카라큘라는 자숙하고 지난해 복귀했다.
비난 여론이 커지자 카라큘라는 A 씨가 직접 자신을 찾아왔다며 "가해자들이 언론이 아닌 나를 찾은 데에는 자신들만의 이루고자 한 어떤 특수한 목적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나는 그들의 바람대로 그 어떤 조력도, 도움도 보태줄 마음이 눈곱만큼도 없다. 곧 업로드될 후속 영상에는 그들이 나를 찾은 진짜 숨겨진 이유와 카메라가 꺼진 줄 알고 무심코 내뱉은 가해자들의 추악한 민낯들이 담길 것"이라고 단언했다.
김창민 감독은 지난해 10월 20일 오전 1시10분께 구리시 수택동의 한 식당에서 아들과 식사를 하던 도중 술을 마시던 일행과 시비가 붙었다. 이 과정에서 김 감독은 집단폭행을 당해 뇌출혈로 쓰러졌다.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던 김 감독은 지난해 11월 7일 뇌사 판정을 받은 뒤 장기기증을 통해 4명에게 새 생명을 주고 세상을 떠났다.
경찰은 초기 1명만 특정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반려됐고, 이후 또다른 피의자 1명이 추가됐으나 이에 대한 영장도 기각돼 가해자들은 불구속 상태다. 유가족은 솜방망이 처벌과 가해자들의 죄의식 없는 태도에 분노하며 엄벌을 촉구했다.
현재 검찰은 2일 구리경찰서로부터 사건을 송치받은 뒤 신속히 전담팀을 구성해 보완수사에 착수했다. 법무부는 피해자와 유가족의 억울함이 없도록 사건의 진상을 철저히 규명하겠다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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