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송오정 기자] 연극 '홍도'가 10년 만에 3인 3색의 색깔을 담아 돌아왔다.
1일 오후 성신여대 운정그린캠퍼스에서 연극 '홍도'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하이라이트 장면 지연 후 이어진 질의응답에 예술감독 고선웅, 국립아시아문화전당재단 사장 김명규, 의상디자이너 차이킴(김영진)을 비롯해 배우 박하선, 예지원, 최하윤, 정보석, 홍의준이 참석했다.
연극 '홍도'는 오빠의 학업을 뒷바라지하기 위해 기생이 된 홍도와 명문가 자제 광호의 비극적인 사랑 그리고 희생이라는 보편적 가치를 재해석한 작품이다. 1930년대 대극 신파극 '사랑에 속고 돈에 울고'를 현대적인 감각과 절제된 미장센으로 재탄생됐다.
작품은 2016년 초연 이후, 극단 마방진의 20주년을 기념 공연으로 10년 만에 돌아왔다. 고선웅 연출은 "대중극이 중요하다란 생각을 많이 했고 쉬운 연극, 재미있는 주제가 연극의 본질에 닿아있다란 생각에 기획한 작품이다"라며 "20주년이 되면서 좀 더 간결하고 선명하게 주제를 표현하고 미장센도 표현할 수 있다면 좋을 거 같아 '홍도'를 선택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이번 시즌은 국립문화아시아문화전당재단과 파트너십을 통해 제작됐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재단 김명규 사장은 이번 파트너십과 관련해 "민간에서 연극을 제작하기가, 수익을 내기 어려운 현실이다. 마방진이 20주년이 됐는데 고선웅 연출께서 실질적으로 앞선 두 작품 모두 개런티를 한푼도 못받는다고 하더라. 안타깝다고 생각했다"라며 연극계의 현실을 꼬집었다.
이러한 상황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다는 김명규 사장은 "관들이 공로 사업으로 지원만 해주고 손을 놓는 구조로 돼 있다. 그런데 저희 재단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유통도 하고 있다. 이전에는 재단에서 만든 작품을 주로 유통했는데 올해부터 민간 단체와 협업해 도움을 줘야한다 생각했다. 그런 사업의 일환으로 이번 '홍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됐다. 다른 기관에서도 민간 순수예술 분야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좋은 본보기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했다.
'홍도'의 이번 시즌에 세계적인 디자이너 차이킴(김영진)의 한복 의상이 작품의 한국적 미장센을 극대화할 전망이다. 차이킴(김영진) 디자이너는 "'홍도'의 홍색을 기본으로, 화류비련극이니 화려하지만 슬픈 메시지를 의상에 담고 싶었다"라고 의상 포인트를 설명했다.
예지원만 아니라 홍의준도 초연에도 함께 했는데, 이번 시즌에 임하면서 "홍도 세 분과 호흡을 맞출 수 있어 즐겁다. 저는 이번에 '홍도의 물같은 존재가 되자'란 마음가짐으로 들어왔다"라며 각오를 다졌다.
광호 아버지 역에 관록의 배우 정보석이 합류했다. 정보석은 10년 전부터 이어진 '홍도'란 작품과 마방진을 향한 애정을 고백하며 "빠른 템포 안에서 많은 이야기를 담아내는데 리드미컬하지만 그 안에 신나게 웃다보면 마지막에 짠한 감동이 밀려온다. 우리가 우울한 시대에 이 작품을 통해 마음을 정화하셨으면 좋겠다"라고 관람 포인트를 전했다.
이번 시즌은 3인 3색의 홍도가 작품에 다양한 재미를 더할 예정이다. 3인의 홍도 중 가장 어리면서 극공작소 마방진 소속 배우 최하윤은 "홍도로서 뭔가를 하기보다는 가족들과 에너지를 맞춰 하나의 칸이 되고자 노력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신생아가 된 것 같다라는 박하선은 마방진과 고선웅 연출만의 독특한 색깔을 체화하는 과정에서 코피가 터지고 입술이 트는 등의 고충도 있었다고 고백했다. 그럼에도 배움의 즐거움과 성장에 대한 기대감으로 설렘을 더 크게 느끼고 있었다고.
그러면서 "제가 올해 39세인데 귀엽다고 해주시더라.(웃음) 그걸 믿고 힘들어도 저만의 홍도를 만들어가보겠다"라고 말했다.
다만 그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다. 박하선은 마방진과 고선웅 연출의 독특한 색깔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성대 염증을 얻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편(류수영)에게 물어봤더니 꼭 하라더라. 주변에서 연극하신 분들도 뭘 망설이냐고 했다. 남편이 '배우 맞냐. 그걸 왜 고민해' 그랬다"라고 전하며 극공작소 마방진과 고선웅 연출에 대한 신뢰를 드러냈다.
이 같은 3인3색의 홍도를 캐스팅하며 고선웅 연출은 "성격도 다르고 목소리도 다른데 신기하게도 모두가 홍도다. 너무 신기한 경험을 하고 있다"면서 "각 캐릭터에 어울리는 동선과 보이스를 정리하면서 좀 더 개성있는 3인 3색을 만들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10년 만에 돌아온 만큼, 작품의 배경과 메시지에 대한 고민도 깊었다. 고선웅 연출은 "재공연 할 때가 더 예민하고 자기검열도 심한 거 같다. 처음엔 초연 때 분위기가 좋겠으니 이번에도 좋겠다라고 막연하게 생각했는데, 좀 더 선명하게 정리해야 할 부분도 많았다. 하면 할수록 연극은 배움이 있는 거 같다. 인물에 대한 것도 단순하고 쉽게 생각했는데 막상 깊이 있게 들어가니 궁리해야 할 게 많았다. 작업이 광산에서 석탄 캐듯, 보석을 캐서 광을 내듯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MZ세대에게 신파극은 다소 낯선 장르지만, '홍도'는 현대적인 감각을 더해 전 세대 관객과 만날 준비 중이다. 예지원은 "'홍도'를 보면 헌신적인데 사실 저희 어머님대, 할머님대, 조상님들 등 윗세대 여성들이 그렇게 사셨다. 그게 다 우리 안에 내려왔다고 본다. 부모님들이 보셔도 너무 좋고 지금 세대는 우리 조상은 저렇게 사셨구나란 간접적인 체험 슬프고 무겁기만 할 거 같지만 그렇지 않다. 담백하고 관객들이 쉽게 소화될 것이다. 웃음 포인트도 많다"라고 귀띔했다.
고선웅 연출도 "정서적으로 주제나 표현에 있어 '기생'이라는 여성성에 대한 모욕, 언어적 폭력에 민감한 시기지 않나. 그런 걸 검토하면서도 과하지 않게, 그 시대가 그런 시대였기에 피해갈 수 없기 때문에 아슬아슬한 선에서 만들려고 한다. 10년 전과 후제가 보는 '홍도' 대사를 잘 정리해서 이해하시기 쉽도록 했다"라며 지금 시대와 어우러지기 위한 고민을 전했다.
한편, 연극 '홍도'는 4월 10일부터 26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22회 차 공연을 마친 후 광주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대구 수성아트피아, 안산문화예술의전당, 포항문화예술회관, 밀양아리랑아트센터, 부산시민회관, 안성맞춤아트홀 등 전국 7개 도시를 순회하며 공연 열기를 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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