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임시령 기자] '브리저튼4' 하예린이 작품 흥행 소감과 함께 포부를 전했다.
4일 서울 중구 모처에서 넷플릭스 시리즈 '브리저튼' 시즌4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자리에는 주연 하예린이 참석해 이야기를 나눴다.
'브리저튼' 시즌4는 결혼에 무심한 자유로운 영혼 베네딕트 브리저튼(루크 톰프슨)이 가면무도회에서 만난 은빛 드레스의 여인과 현실의 하녀 소피 백(하예린) 사이에서 사랑과 정체성, 계급의 경계를 넘나드는 로맨스 시리즈다. 19세기 영국 상류사회를 뒤흔든 스캔들과 로맨스로 뜨거운 관심을 모았던 '브리저튼'의 네 번째 이야기다.
작품은 지난 1월 파트1(1∼4화)을 공개해 2주 연속 넷플릭스 영어 쇼 부문 글로벌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지난달 26일 선보인 파트2(5∼8화) 역시 또다시 1위에 오르며 흥행 중이다.
이날 하예린은 작품 흥행에 대해 "너무 놀라고 감사한 마음이 크다"며 "사실 실감이 안 난다. 손에 닿지 않는 듯 체감이 되지 않았다"고 소감을 전했다.
하예린은 넷플릭스 시리즈 '서바이버스', 드라마 '헤일로'에서 활약하며 주목받은 한국계 배우다. 그는 이번 작품에서 은빛 드레스의 여인과 현실의 하녀 소피 백 역을 맡았다. 그는 소피 백에 대해 "위트감도 많고, 지능도 뛰어난 하녀다. 겉모습은 강한데 속은 연약한 매력이 있어 연기하기 재밌었다"고 말했다.
그는 소피와의 공통점을 찾아내려고 했다며 "저도 재치가 있고, 내면의 도덕적인 기준이 높다고 생각한다. 동시에 저도 자신감이 떨어지는 면이 있다. 누군가에게 충분히 매력적인 존재인가에 대한 고민을 해봤다. 어린시절 트라우마, 아픔이 성인이 됐을 때까지 영향을 미치는데, 저 역시도 공감됐다"고 설명했다.
합류 배경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하예린은 "외국에선 셀프 테이프를 많이 보낸다. 엄마 집이 태안인데, 같이 롯데마트에서 장을 보고 있었는데 에이전시에서 ''브리저튼' 아냐. 오디션이 있는데, 24시간 안에 두 장면을 찍어보내달라'더라. 하루만에 외우고 찍고 보냈다. 당연히 답이 안 올 줄 알고 보냈는데 며칠 후에 줌 미팅을 하고, 밤 11시에 오디션을 봤다"고 말했다.
하예린은 "이후 강남 근처에서 엄마랑 밥을 먹다가 여주인공 역으로 합격했다는 연락을 받았다. 엄마가 너무 좋아하시면서 우셨다"고 전했다. 합격을 기대하지 않았다는 그는 "저보다 훨씬 더 예쁘고 재능도 실력도 좋은 배우가 있지 않을까란 생각을 했었다. 최선을 다하면서 해야지라는 생각만 했을 뿐인데, 루크 말로는 소피 백으로 보였다고 하더라"고 밝혔다.
루크 톰프슨과의 케미스트리에 대해서도 "억지로 뭘 하지 않아도 됐다. 서로 사랑하면서 알아가는 이야기이기도 하니까, 함꼐 알아가면서 하는 것이라 좋았다. 3회 장면을 일찍 찍었는데, 그 장면을 촬영면서 서로 알아갈 수 있었다"고 뿌듯함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이번 기자간담회) 같이 왔으면 좋겠는데, 루크는 뉴욕에서 다른 홍보를 하고 있다. 이번에 한국에서 홍보를 할 수 있어서 행복하고 의미가 남다른 것 같다"고 말했다. 하예린은 루크와의 현실 연애를 바라는 시청자들의 바람을 알고 있다며 "정말 루크를 친구로서 고마운 마음도 있다. 그게 잘 보이지 않나라는 마음이 있다.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해주신다면 성공이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브리저튼4'는 사랑과 정체성, 계급의 경계를 넘나드는 로맨스 이야기다. 하예린은 "19세기 설정이 있지만, 중심은 사랑 이야기다. 소피가 19세기에 어떻게 속하냐는 것보다 인간의 진실과 감정을 어떻게 표현하는 것에 집중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이어 "시대적인 배경을 두고 있지만, 오늘날의 모습을 그대로 반영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자기가 상상하는 사랑 이야기, 자신이 가지고 있는 환상을 투영해 볼 수 있다. 그래서 관객들의 마음에 닿는 이야기, 다양한 인종, 성적 취향 등 모든 것을 담을 수 있는 작품으로 다다가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작품에는 수위 높은 노출 장면도 등장한다. 부담감은 없었냐는 질문에 "부담이 있었다. 한국에선 서구 세계 대비 미의 기준이 엄격하지 않나. 제가 한국에서 보냈던 시간들을 통해서 내 자신, 몸을 바라보는 것이 특정 방향으로 흘러갔던 것 같다"며 "'브리저튼4' 인티머시 코디네이터가 수위가 높은 장면을 마치 안무처럼 짜주셨고, 모든 배우들이 그런 장면을 촬영할 때 안전하게 찍을 수 있게 조성해주셨다.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헤일로' 인터뷰 당시 "동양을 대표하는 글로벌 배우가 되고 싶다"고 말했던 하예린이다. 그는 현재 위치를 묻자 "아직 시작점에 있는 것 같다. 이 자리에 올 수 있었던 건 순전히 운 때문이라고 생각한다"고 솔직히 말했다.
이어 "굉장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오늘날 할리우드 업계에서 동양인을 대변하는 일에 있어서 아직 갈길이 먼 것 같다. 변화를 선도하고 책임을 맡을 수 있다는 사실을 기쁘게 생각한다"며 "이번 작업을 통해 리더십을 배웠다. 또 불편함을 기꺼이 겪어내는 것에 대한 의미가 있다. 수위 높은 장면을 두려워하지 않고 도전해냈을 때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의연하게 답했다.
하예린은 "유색 인종을 어떻게 대하고 이야기하는 태도의 변화가 있다. 이전보다 공평해진 것 같다. 오디션을 조금 더 많이 볼 수 있게 된 것이 그 시작"이라고 전했다. 또한 그는 "이번 작품은 7년 배우 생활에서 가장 평등함과 다양성을 존중받은 현장이었다. 이번 촬영했던 기간도 제일 행복했다"고 덧붙였다.
손숙의 외손녀 하예린이 아닌, 배우 하예린으로 글로벌 입지를 다지고 있는 그다. 다음 스탭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그는 "'브리저튼4' 이후 추가적으로 증명해내야 한다는 부담보다 스스로에게 증명해야 한다는 부담이 있다. 한국에서 활동할 기회가 있다면 당연히 하고 싶다"고 밝혔다.
끝으로 '브리저튼4'에 대해 "신데렐라 이야기가 아니다. 금지된 사랑임에도 신데렐라는 왕자의 손을 주저없이 잡지 않나. 하지만 '브리저튼4'는 구원의 손을 즉각 잡지 않는다. 상대방이 과연 진실로 누구인지를 알아가는 이야기다. 계층과 사회적 지위를 넘어 있는 그대로를 바라보고 사랑을 쟁취하려는 것이다. 가로막는 것이 있더라도 그것을 갖기 위해 싸울 수 있는가에 대한 이야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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